“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이 모였습니다옹~”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이 모였습니다옹~”
  • 김희수 (admin@the-pr.co.kr)
  • 승인 2013.03.29 10: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양이 소통’으로 시민과 通하는 고양시청 디지털홍보팀

 

고양시의 앞 두 글자를 딴 ‘고양’에서 착안한 고양이 콘셉트가 시(市)의 이미지를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고양시를 고양시라 부르지 못하고, 일산으로만 불렸던 과거의 ‘설움’마저 날려버렸다. 시와 시민간 직접 소통의 첨병이 된 고양시 디지털홍보팀(신형우 팀장, 페북지기 최서영 주무관)을 만났다.

글=홍익대학교 광고홍보학부 김희수 학생

 

 


고양시청에서는 유기 고양이들을 보호하는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자체에서 이런 일을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신형우 팀장(이하 신 팀장) : 사연을 이야기하자면 먼저 고양시에서 고양이 캐릭터를 쓰게 된 배경부터 알려드려야 할 것 같군요.(웃음) 고양시에서는 지난해부터 페이스북을 운영했는데 딱딱하고 단조로운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고양시의 앞 두 글자를 따서 고양이 콘셉트로 운영해 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고양이 그림을 캐릭터로 활용해 페이스북을 운영한 결과 급격하게 팬수가 늘면서 인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고양이 덕분에 시(市)가 인기를 얻게 됐으니 고양이에 관한 좀 더 발전적인 정책을 생각하게 된 것이지요. 다른 시보다 좀 더 앞선 정책을 도모해보자 해서 캣맘협의회와 함께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시작을 했다고 하기보다 기존에 열심히 하는 분들과 함께 힘을 합친 케이스라고 할 수 있죠. 사람들에게 친근하고 귀여운 고양이로 페이스북 콘셉트를 잡아 운영하다 보니 이러한 정책이 나오게 됐습니다.(웃음)

특이하게도 페이스북 고양이 캐릭터 디자인을 팀장님께서 직접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상당한 실력파이신데요, 전공을 살리신건가요?

신 팀장 : 원래 미술공부를 했던 것은 아니고, 고등학생 때까지 미술활동을 꾸준히 했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전산 업무도 하다 보니 컴퓨터 그래픽은 자체적으로 독학했고요.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개인적 관심사가 커서 책도 보고 공부도 하면서 캐릭터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그래도 저는 행정직 공무원입니다.(웃음)

 

 

 

▲ 고양시 디지털홍보팀 최서영 주무관(왼쪽)과 신현우 팀장.

고양시가 고양이를 콘셉트로 시 브랜딩을 하고 있는데, 만약 이를 광고로 제작한다면 어떤 광고를 만들어 보고 싶으신가요?

최서영 주무관(이하 최 주무관)
 : 사람들이 고양시보다 일산으로 더 많이 알고 있는데 지명도 제고를 위한 광고를 만들어보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시장님이 나오시는 영상을 찍은 것이 있는데 그런 영상을 응용해서 고양이 분장도 해보고…. ‘고양시는 일산시가 아닙니다’는 광고를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고양시가 올해 600주년을 맞이했다고 들었습니다. ‘고양 600년’이라는 점은 어떻게 표현할 계획이신가요?

신 팀장 : 현재 고양시의 다양한 축제가 ‘고양시 600년’을 기념하는 콘셉트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꽃 박람회와 같은 기존 행사에 600년이라는 의미를 되짚어보게 하는 식이지요. 다만 어려운 점이 있다면 고양이 캐릭터를 어떻게 접목시켜나가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고양시 600년에 부가적인 캐릭터로 고양이를 등장시키고 있습니다. 보시다시피 홍보물에도 조그맣게 고양이가 들어가 있어요. 고양시의 600년 전통과 역사를 이야기하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특히 고양이는 SNS 채널상에서 친근함과 재미를 더해주는 데에 톡톡히 역할하고 있습니다.

캐릭터 디자인, 앱 기획까지 알아서 ‘척척’

‘집나간 고양이를 잡아라!’는 고양시청의 페이스북 앱이 한동안 인기를 끌었습니다. 한때 국민게임이라 불렸던 ‘애니팡’처럼 묘한 중독성과 재미가 있는 게임이었는데요. 앱 개발도 직접 하신건가요?

신 팀장
: 아닙니다. 전체적인 디자인과 기획은 제가 했지만 제작은 외주업체에게 맡겼습니다. 관심이 있다고 해서 전부 다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더라고요(웃음). 앱을 제작하게 된 것은 고양시청만의 차별화 된 이벤트를 진행해 보고 싶어서였습니다. 이를 위해 정보를 찾다가 문득 ‘고양시청의 콘셉트에 맞춰 고양이 게임을 개발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요. 해외에 실제로 고양이 캐릭터를 사용한 플래시 게임이 있었는데, 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고양시의 다양한 행사와 관련된 정보들을 추가해 홍보효과를 높이고자 했습니다. 

고양시 페이스북을 통해 고양시민들을 포함한 많은 페이스북 팬들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개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참신하고 발전적 의견들은 어떻게 수렴되나요? 실제 프로젝트로 구상되거나 현재 진행중인 것이 있는지요?

신 팀장 : 별도의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SNS의 경우 사용자가 워낙 많다 보니 응원의 글 뿐만 아니라, 민원도 많이 들어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하지만 업무 특성상 모든 민원을 페이스북 담당 팀에서만 해결 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해서 각 부서별 SNS 담당자를 선출해 해당 부서 민원을 보다 원활하고 정확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페이스북을 통해 문의나 민원이 들어오면 디지털 홍보팀에서 1차적으로 해당부서에 연결해 보다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답변을 하고, 2차적으로 관련부서에서 정확한 답변을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 고양시청 페이스북 페이지.


페이스북상에서 가끔 ‘야옹이체’의 글이 올라오던데, 요즘은 이 야옹이체가 안 보이는 것 같습니다.

신 팀장 : 야옹이체를 처음 쓴 것은 페북지기가 ‘뜨거운 불금 되라옹’ 이라고 하면서부터입니다. 하지만 조금 무겁고 정책적인 콘텐츠에 ‘-다옹’하면서 야옹이체를 쓰면 이상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콘텐츠에 따라 작고 가벼운 내용은 야옹이체를 쓰고, 무거운 것은 쓰지 않고 있습니다.

최 주무관 : 처음에는 그냥 야옹야옹 하면서 쓰기 시작했는데 한 팬분께서 고양시니까 고양이투로 하라는 의견을 주셔서 ‘-다옹’ ‘-고양’ 등의 어미로 변형해 쓰고 있습니다. 야옹이체를 쓰다 보니 가끔 일상에서 카톡할 때 저도 모르게 ‘옹~’이 나오려고 합니다.(웃음)

현재 고양시청의 SNS 소통 현황은 어떠한가요? 아울러 앞으로 SNS에서 고양시를 알리기 위한 콘텐츠 방향성도 귀띔해주신다면?

신 팀장 : 소통이라는 것이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어떤 콘텐츠로 운영하는가에 따라 소통의 정도도 달라질 것이고요. 쉬운 얘기로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콘텐츠에 대해선 활발한 소통이 이뤄지는 반면, 관심을 끌지 못하는 콘텐츠는 원활한 소통을 잘 이끌어내지 못합니다. 하지만 고양시청의 페이스북은 다른 지자체보다 어느 정도 소통을 잘 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산술적인 수치를 예로 들면 ‘좋아요’(팬수) 대비 ‘이야기하고 있는 사람들’ 의 비율이 대기업이나 다른 지자체의 페이스북 보다 높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이 지수를 소통의 정도를 평가하는 척도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 앞으로도 SNS에서 고양이 캐릭터로 고양시를 알리는 노력도 지속해나갈 계획입니다. 물론 고양이를 통해 인기를 얻었다고 계속해서 고양이 이야기만 할 것은 아니고, 스토리 중심으로 페이스북 콘텐츠를 운영해 나갈 것입니다. 시에서 신경을 쓰고 있는 복지에 관한 이야기를 함께 접목해 따뜻함을 주는 감동스토리를 제공하는 건 어떨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시가 아닌 시민의 입장에 서야 진정한 소통 이뤄져

인기란 게 커지면 커질수록 부작용(?)이 있습니다. 고양시청 페이스북 역시 많은 팬이 생긴 반면 민원과 부정적인 글도 더욱 많아졌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 과정에서 진정성 있는 소통이 문제를 해결할 열쇠가 될텐데요, 담당자님께서 생각하시는 진정성 있는 소통은 무엇인가요?

신 팀장 : SNS 홍보를 2011년부터 시작했는데요, 하다 보니 그 매력에 빠져 이벤트도 기획하고 좀 더 참신한 아이디어를 생각해 여러 가지를 시도해보고 있습니다. 저희가 생각하는 진정성 있는 소통은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며, 소소하게 다가가는 소통’이라고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의 매체를 통해 진정성 있는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거짓 없고 가감없이, 있는 그대로를 보여줘야 합니다. 친구 관계와 똑같습니다. 진실한 친구와는 더 친하게 되지만 자기를 내세우고 멋만 내는 친구는 알면 알수록 별로구나 라고 느끼듯이 말입니다.

관공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시민에게 진솔하게 다가가려고 하고, 필요한 정보를 계속 알려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시)가 중심이 아니라 정보를 제공 받는 사람(시민)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소통하는 것이 진정성 있는 소통이라고 생각합니다. 개방된 공간에서 확답을 드릴 수 없는 다소 민감한 민원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답변하지 못하지만, 그 외 해결 가능한 민원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답변해드리자는 원칙을 세워놓고 있습니다.

 

 

 

 

▲ 고양이 콘셉트로 시민과 소통하는 고양시청 디지털홍보팀이 학생들과 고양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고은 학생, 신형우 팀장, 최서영 주무관, 김희수 학생.


SNS 소통 철칙…첫째도 콘텐츠, 둘째도 콘텐츠, 셋째도 콘텐츠

해외는 물론 국내 많은 기업이나 관공서도 유튜브를 새로운 채널로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혹시 고양시청도 유튜브 채널을 개설할 계획이 있으신가요?

신 팀장 : 유튜브는 하나의 매체라기보다 보조매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동영상을 유튜브에 먼저 올리고, 다른 매체에서 URL주소를 연결시켜 동영상을 보여주는 쪽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유튜브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보는 영상은 기록이 높은 것들, 재미있고 특이한 영상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시에서 제작하는 동영상은 큰 인기를 끌지는 못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더라도 다른 매체를 통해 공유하는 것이죠. 다양한 채널을 잘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떠한 콘텐츠를 생산해내느냐가 가장 중요합니다. 그래서 SNS 홍보에 있어 첫째도 콘텐츠, 둘째도 콘텐츠, 셋째도 콘텐츠라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앞으로 SNS 홍보 담당자를 더 충원한다면 어떤 사람을 뽑으시겠습니까?

신 팀장 : 일단 SNS에 대한 어느 정도의 지식은 당연히 있어야겠지요. 하지만 가장 큰 요건은 열심히 일에 빠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월급을 받고 일을 하지만 월급만큼의 일이 아니라 100만원을 받아도 1000만원 어치의 일을 할 수 있는, 이 일이 좋아서 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고양시청의 커뮤니케이터로서 향후 계획이나 포부를 말씀해주세요.

신 팀장 : 즐기는데 계획이나 포부가 필요하겠습니까?(웃음) 즐기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이 콘셉트인데, 아까 말씀 드렸듯이 감동스토리를 전달하는 것을 주요 테마로 우리 시청에 관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계획입니다. 앞으로 포부는 ‘좋아요 수 10만명’인데 우리가 노력하면 언젠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숫자에 연연하지 않고 지속적이고 열심히 소통하다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열심히 즐기다 보면 아이디어와 더 좋은 기획이 나올 것이고, 그때 상황에 맞게 팬분들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