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의 운명’이란 제목으로 최근 올라온 영상에는 급박한 분위기 속에서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는 의료진이 등장한다.
의사가 자동심장충격기로 전기 충격을 가해보지만 삐-소리와 함께 모니터는 직선을 나타낸다. 의료진 중 한 명은 “선생님 그만하시죠”라 권하고, 의사는 “이대로 보낼 수 없다”며 절규한다.
반전이 일어나는 건 싸이월드의 상징이던 미니미들이 이를 보고 통곡을 하는 장면부터다. 환자의 얼굴은 어느새 싸이월드 마크로 바뀌어 있고, 어떻게든 살려보려는 의사의 모습과 “여러분의 관심으로 살릴 수 있습니다”란 카피가 마지막을 장식한다.
싸이월드 관계자는 “싸이월드가 지금 서비스되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분들이 많은데, 우리가 여전히 살아있음을 알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페이스북마저 식상해지는 분위기 속에서 예전 싸이월드 이용 경험이 있는 유저들에게 다시 돌아와 주시길 요청하는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래서인지 싸이월드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과거 싸이 시절의 추억을 공유하는 콘텐츠가 다수다.
손발 오그라드는 감성을 자랑하는 ‘싸이월드레전드 작품 해석본’이나 광고·드라마·영화 속 싸이월드, 파도타기에 얽인 일화 등이 유머를 곁들여 전달되고 있다.
다만, 이용자들의 선의나 추억이라는 가치로 어필하는 시도가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광고계 한 관계자는 “일종의 감정 소구 전략인데, 실질적 매리트를 주지 않는다면 소비자들은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며 “팬택의 경우도 아임백(I’m back)으로 과거 향수를 활용한 광고를 선보여 주목받기는 했지만 기대한 만큼의 판매율로 연결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단순히 이용자 선의에 기대거나 추억을 소구하는 것을 넘어 플랫폼에 머무르게 할 체계적 전략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이에 대해 싸이월드 관계자는 “기능 개선에 최대한 집중하고 있다”며 “워낙 방대한 데이터를 갖고 있던 만큼 이를 정리하고 안정화시키는 데만 해도 상당 시간이 걸렸다. 다시 돌아온 이용자들의 패턴 등을 분석해 지금 시점에 맞는 서비스로 개선시켜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싸이월드는 지난 2014년 4월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분사해 종업원지주회사 형태로 운영되다 2016년 말 프리챌을 설립했던 전제완 사장이 인수하면서 다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월방문자수 50~60만명 정도를 기록하고 있으며, 2017년 말 기준 활동유저 수는 900만명 가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