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대한항공은 오너가 안티였다

[기자토크] 또다시 불거진 갑질 이슈, 업계 반응은 “홍보팀은 어쩌나”

기사승인 2018.04.13  17:19:51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공유
default_news_ad1

[더피알=강미혜 기자] 광고업계에서 클라이언트(광고제작을 의뢰한 기업)는 예부터 ‘주님’으로 통합니다. 광고주의 줄임말이지만 ‘주(인)님’이라는 중의적 해석이 가능합니다. 갑을로 엮인 광고주-에이전시 간 기울어진 관계를 정리해주는 웃픈 표현인 셈이죠.

광고회사에 대한 갑질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는 그런 주님 중 한 사람입니다. 그것도 대한항공 광고 집행의 전권을 쥐고 있다시피 하는 한진그룹 오너가(家) 신분이니 좀 과하게 표현하면 ‘주님 of 주님’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벼락 갑질' 논란에 휩싸인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뉴시스

몰려드는 언론 취재에 “광고주와의 비즈니스에 대해서 얘기하지 않는 게 광고업계의 불문율이라고 밖에 말씀드릴 수 있는 게 없다”는 광고회사의 일관된 대응 전략이 이해되는 이유입니다. 갑질을 당한 것도 서러운데 자칫 잘못하면 영영 주님과 멀어질 수 있는 상황이니 ‘할말하않’으로 갈음할 수밖에요.

광고회사 못지않게 ‘안위’가 걱정되는 대상은 또 있습니다. 다름 아닌 대한항공 홍보팀입니다. 사실 이 일이 알려진 직후 업계 종사자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나온 반응이 “홍보팀은 어쩌나”일 겁니다.

‘땅콩회항’의 여파가 수년에 걸쳐 좀 잦아드는가 싶었는데 난 데 없이 ‘물벼락’이 터져 나왔으니까요. 기업의 입이 되는 홍보팀은 또다시 쏟아지는 비난의 화살을 ‘방패 없이’ 막아야 하는 참으로 난감한 처지입니다. ▷관련기사: 오너갑질은 매번 홍보팀을 무력화시킨다

조현민 전무의 갑질 폭행과 관련 고발장이 접수되고 있다. 뉴시스

더피알에서 여러 차례 얘기했듯 오너발(發) 이슈는 기업의 일반적 위기와는 본질적으로 성격이 다릅니다. 이슈를 관리해야 할 주체가 도리어 문제를 일으켜 관리의 대상이 되는 것인데, 이런 상황에선 그 어떤 유능한 위기관리팀이 있다 해도 사실상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소나기가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심정으로 들끓는 여론이 잦아들기를 바라는 것 외에는. ▷관련기사: 오너 위기관리, 이렇게만 안 하면 된다

문제는 강풍을 동반한 소나기가 묵은 이슈까지 속속 들춰내 장마전선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 물벼락 사건을 계기로 ‘조현민 갑질 리스트’라는 미확인 스토리가 모바일과 SNS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땅콩회항을 비롯한 대한항공 삼남매의 갑질 역사가 일제히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덕분에 대한항공 기업이미지는 다시 한 번 곤두박질치고 있네요.

지난해 조양호 회장의 자택공사 비리 혐의가 불거졌을 당시 ‘대한항공은 오너가 안티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쓴 적이 있는데요, 이쯤 되니 ‘오너가 안티였다’로 수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기업평판을 쌓아도 모자랄 판에 주기적 비행(非行)으로 날려버리는 대한항공의 오너들에게 필요한 건 ‘분노관리팀’이 아닐까요?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강미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저작권자 © 더피알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default_side_ad2
default_side_ad3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