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가 30년간 올림픽 후원하는 이유는…”
“비자가 30년간 올림픽 후원하는 이유는…”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8.02.19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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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이 히버트(Zoe Hibbert) 비자 아태 커뮤니케이션 총괄
조이 히버트(zoe hibbert) 비자 아시아퍼시픽 커뮤니케이션 총괄. 사진: 서영길 기자

[더피알=안선혜 기자] “올림픽은 한정된 공간에서 각 브랜드가 커뮤니케이션 각축전을 벌입니다. 이 경쟁을 뚫고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현명한 전략이 필요하죠.”

2018 평창동계올림픽 공식 파트너로 나선 비자(Visa)의 아태지역 커뮤니케이션을 총괄하는 조이 히버트(Zoe Hibbert) 씨는 강릉 현지에서 기자를 만나 “이번 평창올림픽이 비자에게는 88서울올림픽을 후원한 이래 30년만의 특별한 기회”라고 말하며 이 같이 밝혔다.

히버트 총괄은 글로벌 기업 및 에이전시, 학교 현장을 두루 섭렵한 20년 이상 경력의 PR 전문가다. 평창 개회식을 하루 앞둔 지난 8일 국내에 들어왔다. 현재는 평창올림픽의 원활한 지원을 위해 각국 비자 직원들과 함께 강릉에 머물고 있다.

이번 평창올림픽은 한국에서 30년만에 다시 맞는 올림픽이고, 비자 입장에서는 자사 올림픽 후원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는 의미가 있다. 지난 1986년 결제 부문 공식 스폰서로 올림픽 파트너 프로그램에 가입해 비자가 첫 후원한 대회가 바로 88서울올림픽이었기 때문이다.

평창올림픽에서 비자가 주력하는 건 배지, 스티커, 장갑 형태로 나온 비접촉식 웨어러블 결제 서비스다. NFC 태그 방식으로 빠르고 편리한 결제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강릉 올림픽파크 슈퍼스토어 입구에 붙어 있는 안내문. 사진: 서영길 기자

“올림픽 슈퍼스토어에 가면 ‘We accept only visa(비자카드만 받습니다)’라는 팻말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어셉트(accept·받아들이다)가 어쩌다보니 배척하는 의미처럼 쓰이고 있지만, 수용(acceptance)이야 말로 비자가 추구하는 중요한 가치입니다.”

비자가 올림픽을 후원하게 된 것도 그들이 추구하는 수용, 신뢰와 같은 가치가 올림픽의 평화, 페어플레이 정신과 잘 부합하기에 시작하게 됐다고 히버트 총괄은 전했다.

그는 인터뷰 도중 유독 원칙(principle)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했다.

“어떤 기업이든 이슈를 겪고, 자사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원칙에 따라 항상 옳은 결정을 내리고, 지속적인 메시지로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비자의 아태 커뮤니케이션을 지휘하며 각 나라의 특수성을 존중하고 수용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히버트 총괄은 “아태지역은 지리적으로 서로 인접해 있더라도 모든 나라가 다 다른 특성을 지닌다”며 “기업들이 흔히 실수하는 게 국가별 미묘하게 다른 점을 보지 한다는 점이다. 동일한 문화권이라 착각하곤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평창올림픽 개막식을 중개하던 미국 NBC 해설자가 일본의 식민 지배가 한국의 발전을 가져왔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킨 것도 이런 실수로 볼 수 있다.

히버트 총괄은 “미국인 관점에선 별 문제되지 않으나, 한국인들에게는 굉장한 분노를 일으키는 위험한 말”이라며 “많은 다국적기업들이 굉장히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올림픽 후원, 임플로이 브랜딩에도 효과적”

조이 히버트 총괄. 사진: 서영길 기자

비용이 많이 드는 스포츠마케팅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기도 하지만, 히버트 총괄은 메가스포츠 이벤트가 여전히 국경을 넘어 자사 가치를 전달하기에 유용한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과거에 비해 떨어지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여전히 열정적인 관객들이 있고, IOC(국제올림픽위원회)도 올림픽의 포지셔닝을 계속 변화시키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평화, 화합, 공정한 경쟁이란 올림픽이 가진 브랜드는 계속 강하게 지속될 것이고, 우리의 가치를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좋은 플랫폼이라 생각합니다.”

비자가 올림픽 후원을 지속하는 또 한 가지 이유로는 ‘임플로이 브랜딩(employee branding)’ 차원의 접근이 존재한다.

그는 “고객사와 일할 때도 비자가 올림픽을 후원한다는 사실이 중요하게 받아들여지지만, 직원들에게도 굉장히 뿌듯하게 다가간다. 직원의 사기를 진작하는 임플로이 브랜딩은 무시할 수 없는 효과”라고 설명했다.

비자는 올릭픽 공식 후원 외에도 팀비자(Team Visa)를 꾸려 올림픽 출전 선수들을 후원하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는 전세계 55명 선수단이 꾸려진 가운데, 국내에서는 이상화(스피드스케이팅), 임효준(쇼트트랙), 이상호(스노보드), 정승환(장애인 아이스하키) 등 6명의 선수가 포함됐다.

이중 임효준 선수는 대한민국에 첫 금메달을 선사했으며, 빙속여제 이상화는 네 번째 올림픽 무대를 은메달로 마무리하며 많은 국민들에 감동을 안겼다.

팀비자에 속한 스피드스케이팅 이상화 선수(왼쪽)와 쇼트트랙 임효준 선수.

히버트 총괄은 “비자의 가치를 잘 보여줄 수 있는 선수들을 선정하고 이들의 인간적 스토리를 부각시켜 각국 소비자들과 좀 더 친밀하게 연결될 수 있도록 한다”고 팀비자 선정의 의미를 전했다.

“커뮤니케이션 파트, CEO 직보라인으로 변동”

히버트 총괄은 최근 커뮤니케이션 환경이 IMC(통합마케팅커뮤니케이션) 차원으로 접근하면서 마케팅, 브랜드, PR이 한팀으로 엮여 굉장히 복잡하고 경쟁이 심한 환경이 됐지만, 기업 내 커뮤니케이션 부문의 위상은 높아지고 있다고 봤다.

“글로벌 브랜드의 경우 팀소속과 별개로 커뮤니케이션 파트는 CEO에게 직보(直報)하는 라인으로 변동되는 경향성이 있습니다. 우리만의 전략과 기획 등이 다른 팀과 차별성을 갖는 환경으로 변화되고 있습니다.”

각 소셜미디어 채널이 마케팅의 영역인지 PR의 영역인지 불분명해지다보니 한팀으로 엮이는 경향도 있다. 그 속에서 어떤 채널에서든 일관적으로 메시지를 내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또 마케팅과 기업 커뮤니케이션이 갖는 역할이 분명 다르다는 점 또한 인정받고 있다고 히버트 총괄은 강조했다.

“PR업에 종사하는 이들이 스스로의 중요성을 낮게 생각하는 경향이 많은데, 우리가 하는 일이 얼마나 훌륭하고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일인지 인지해야 합니다. 기업의 전략을 담당하고 있는데, 그 역할을 의심하는 사람들은 사실 조직 내에서 PR을 하는 사람들뿐입니다. 스스로 확신을 가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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