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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평화’ 뒤 ‘올림픽’이 안 보인다

[기자토크] 북한에 집중되는 이목, 정치권의 소모적 싸움…두 바퀴 중 하나는 멈춰 있어

기사승인 2018.01.23  10:55:28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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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남북한 단일기와 '평화올림픽'을 촉구하는 손피켓, 방남한 현송월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장이 인사하는 모습, 쇼트트랙 선수들의 연습 장면.

[더피알=강미혜 기자] 평창동계올림픽이 지향하는 평화올림픽이 북한 참가로 현실의 길로 바짝 들어섰다. 북핵 문제가 해빙기를 맞으며 평창올림픽에 대해 미지근했던 세간의 관심도 덩달아 수직상승했다. 그러나 ‘평화’라는 크나큰 수식어가 전면에 부각되면서 ‘올림픽’이라는 목적어가 가려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냉정하게 돌아봤으면 한다.

평창올림픽 관련 최근의 국내 언론보도를 보면 온통 ‘북한’에 쏠려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평창올림픽을 거론한 직후부터 북한의 올림픽 참가 가능성→남북 고위급 회담→남북한 동시입장 여부→남북 단일팀 구성 논의→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확정→한반도기 앞세운 공동입장→북한 사전 점검단 방한→현송월 단장 일행의 행보까지 숨 가쁘게 관련 뉴스를 접하고 있다.

물론 평창올림픽이 남북한 관계 복원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는 점은 대단히 고무적이고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북한 참가’라는 빅이슈에만 집중한 나머지 올림픽 자체에는 포커스가 맞춰지지 않는 현실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이끄는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이 21일 강원도 강릉아트센터에 들어서고 있다. 공동취재단/뉴시스

실제 대회 개막 20일을 채 남겨 놓지 않은 상황임에도 동계올림픽 종목이나 선수들에 얽힌 이야기, 성공적 개최를 위한 홍보 콘텐츠가 도무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경제·환경·평화·문화라는 4대 가치 아래 국가홍보 차원에서 오랫동안 준비해 치르게 된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북한과 평화라는 두 가지 화두 속에 갇혀 있는 느낌이다.

올림픽 성공개최를 위한 최종점검, 막판 담금질에 힘쓰는 선수들 모습, 올림픽 이후를 염두에 둔 건설적 논의 등은 실종됐다. 좀 더 정확히 얘기하면 언론의 관심 밖이다. 미디어에서 주목하지 않으니 우리 국민들에게도 관련 내용이 전달될 리 만무하다.

이에 대해 한 전문가는 “평창올림픽이 성공적인 평화올림픽이 되려면 평화와 올림픽이란 두 바퀴가 함께 굴러가야 하는 것인데, 지금은 한 바퀴는 멈춰 있는 듯하다”고 안타까워했다.

더 큰 문제는 정치권에서 평창올림픽을 ‘정쟁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야권에선 “평창올림픽이 아니라 평양올림픽”이라며 문재인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심지어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및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에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구성 반대 서한을 보내기까지 했다.

남북한이 소통하며 ‘스포츠를 통해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자’는 올림픽 정신을 구현해나가려는 중요한 시점에 정작 한 집안에선 온갖 파열음과 갈등이 불거지는 상황을 맞고 있는 것이다. 내부에서 봐도 한심스럽기 짝이 없는데 IOC나 외신, 해외 선수단과 관광객 등 외부자 시선에서 평가하면 이해하기 힘든 촌극이다.

개최국인 우리가 북한을 놓고 소모적인 싸움을 벌이고 있을 때, 주한미국대사관에선 평창올림픽 및 패럴림픽 G-30일을 기념해 영상 한 편을 공개했다.

부채춤을 추고 해금을 연주하고 하회탈을 쓴 미국대표팀 선수들이 한국말로 인사하는 해당 영상은 시종일관 흥겨운 분위기 속에서 평창올림픽에 참여하는 개개인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영상 후반부에는 “저는 한국에 세 번 방문했어요. 저는 한국을 정말 사랑해요” “제가 좋아하는 건 벼룩시장, 노래방 또는 미국인들이 가라오케라고 부르는 거요” “저는 갈비와 비빔밥을 사랑해요” “갈비 정말 맛있어요” “빨리 한국에 직접 가서 진짜 한국음식을 한국에서 먹고 싶어요” 등 한국에 대한 선수들의 기대와 “제 대회전 타이틀을 방어할 날을 고대하고 있어요” “미국 국가대표 패럴림픽 선수로 평창에서 경기를 하게 되어 정말 신나요”라는 올림픽 참가에 대한 기쁨을 담아냈다.

사람(선수)을 통해 평창과 올림픽, 동계스포츠, 휴먼스토리, 그리고 한국의 문화를 버무려낸 멋진 작품이었다. 개최국인 우리나라에서 선보였으면 하는 생각까지 들게 했다.

IOC의 최종 승인 아래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는 확정됐다. 그리고 현송월이 방남 중 뭘 입고 뭘 먹었는지에 대해서도 넘치게 알았다.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평창올림픽을 위한 이런 식의 다채로운 콘텐츠가 부각되었으면 한다. 2전 3기 끝에 거머쥔 올림픽 개최의 기쁨과 성공 개최를 위해 노력하는 실무진, 4년간 흘린 선수들의 땀방울이 멋진 성과를 맺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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