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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아~!” 외치는 20대들의 속내

젊은층에 부는 가상화폐 열풍, 재미‧일확천금‧재테크 등 이유도 가지각색

기사승인 2018.01.09  17:52:19

이윤주 기자 skyavenue@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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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비교적 주머니가 가벼운 대학생과 사회초년생 등 20대도 예외가 아니다.

“부릉부릉 가즈아아아앙!!” “김프 70% 찍는다” “저점 다지는 중” “4000층 입주민 있나요?” “540층 구조대 언제와?” “운전기사 밥 먹으러 감”...

[더피알=이윤주 기자] 온라인 커뮤니티에 개설된 가상화폐 게시판에 시시각각 올라오는 글들이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이 열풍을 넘어 광풍으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비교적 주머니가 가벼운 대학생과 사회초년생 등 20대도 예외가 아니다. 수십만원 단위의 소액투자부터 몇 년간 모은 적금을 모두 투자했다는 사람까지, 이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지난 6일 방송된 ‘그것이 알고싶다’ 가상화폐 편에서는 수백억의 수익을 올린 제보자들이 나왔다. 그 중에서도 특히 초기 자금 8만원으로 280억원을 번 스물세살 청년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며 그야말로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2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가상화폐에 대한 열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24세 회사원 조OO씨는 가상화폐를 “인생의 쓴맛”이라고 표현했다. 지난 몇 달간 희로애락을 모두 겪어본 탓이다.

조씨는 “작년 4월부터 가상화폐에 관심을 가졌다. 지난 여름 크게 폭락했을 때 가상화폐가 망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견뎌내는 걸 보고 쉽게 망하지 않겠구나 싶어서 시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첫 투자금은 20만원. 돈을 벌 생각보다는 어떻게 판이 돌아가는지 보고 싶었다고 했다. 그리고 그해 12월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모아둔 돈 600만원을 투자, 현재 잔고는 1500만원으로 뛰었다.

조씨는 “솔직히 우리나라가 물질만능주의지 않나. 돈이 권력이요 힘이요 진리다. 그래서 주식이나 땅 투기를 하는데 젊은 우리들은 그런 큰돈이 없다. 그러니 일확천금을 노리고 코인판에 뛰어드는 것”이라며 “만약 큰돈을 벌게 된다고 해도 계속 할 것 같지만 중요한 건 목표액을 정해놓고 도달했을 때 빠지는 것”이라고 했다.

'그것이 알고싶다' 비트코인편. SBS 캡처

29세 회사원 김OO씨는 평소 자주 들렸던 서점에서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에 대해 알게 됐다. 관련 강의와 세미나가 많이 생겨나는 걸 보고 흥미를 가지기 시작했다.

“작년 4~6월까지만 해도 그래프가 거의 일정했다. 그런데 12월에 갑자기 붐업이 되더니 그래프가 상승했다”며 “돈이 움직이는 게 실시간으로 보이니까 재밌다. 새로고침 할 때 마다 숫자가 달라진다”고 전했다.

그렇게 김씨가 지금까지 투자한 금액은 50만 원. 넣다 빼는 단타(단기투자)로 약간의 수익을 유지하는 중이다.

김씨는 “현재 3일째 시체상태”라며 ”시체란 운전수(장을 이끄는 세력)를 따라 오름세 타다가 언제 운전수가 빠진지 모르고 멍 때리다 절벽에서 떨어져서 죽어버린 상태를 이르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요즘엔 가즈아, 운전수, 부릉부릉, 시체 등 배운 용어를 활용하고 있다”면서 “내가 투자한 돈으로 재미있게 놀고있다고도 볼 수 있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다보니 하루에 거래소를 들여다보는 시간도 적지 않다. 마치 게임에 중독됐을 때의 증상과 같다. 김씨는 “휴일엔 5시간 이상, 평일엔 3시간가량 거래소를 보고 있다. 중독이란 걸 깨닫고 다음날에 다 팔았지만, 금세 다시 사게 됐다”며 “오르면 더 넣어야 되나 싶다가도 너무 오르면 빼야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 등 기분이 오락가락한다”고 털어놨다.

젊은 나이에 신체에 문제가 생길 정도다. “눈이 안 좋아지고 폐인이 되고 무기력해지고 일희일비해져서 생활에 지장이 생겼다. 그리고 현실과 가상에 대한 경계가 흐려졌다”고 김씨는 토로했다.

그럼에도 “스스로의 인간성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남이 잘되면 배가 아픈 사람인지 아닌지 그리고 내가 위험을 감수하는 스타일인지 안전을 추구하는 성향인지 등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9일 현재 코인 실시간 시세와 변동률. 빗썸 페이지 캡처

27세 대학원생 윤OO씨는 친언니 때문에 가상화폐에 관심을 갖게 된 케이스로, 재정 상태에 크게 지장 없는 정도만 투자하고 있다.

윤씨는 “위험하기도 하고 자칫 원금까지 까먹을 수도 있다 해서 (날리더라도) 크게 지장받지 않을만한 금액만 넣는다. 10만원을 넘긴 후에는 다 현금화해서 다시 소액으로 시작하는 중”이라며 “중요한 건 더 넣고 싶어도 돈이 없다는 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은행이자가 2%이고, 학자금 대출은 많고, 취업은 안 되는 2030에게 비트코인이 유일한 희망으로 여겨져 열광하는 것 같다”고 현 상황을 바라봤다.

이런 이유로 가상화폐 신규가입이 가능해지는 오는 20일을 손꼽아 기다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정부는 가상화폐 투기 논란을 막고자 지난해 말 가상화폐거래소에 대한 은행의 가상계좌 신규 발급을 중지시킨 바 있다.

조씨는 “지금 주변을 봐도 (거래소) 가입제한이 풀리면 바로 가입하겠다는 친구들이 많다”고 전했다. 김씨의 경우 얼마 전 30만원을 들고 회사 앞으로 찾아온 친구의 돈까지 함께 투자하고 있다. 당장 가입할 수 없으니 김씨 계정에 넣어 돈을 굴려달라는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28세 회사원 이OO씨는 “앞으로 가상화폐의 등장으로 경제관념이 완전히 달라질 것 같다. 아주 적은 돈이라도 투자해보면 좋은 경험이 되지 않을까 싶다”며 “실제로 어디에 투자할까 고민하며 20일을 기다리고 있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디시인사이드 '비트코인' 갤러리에 올라온 게시물들. 디시인사이드 캡처

이윤주 기자 skyavenue@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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