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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 단 제목이 주는 경악

[제2차 옐로저널리즘 실태보고서②] 헤드라인부터 시작되는 기사낚시, 독자 기만↑

기사승인 2017.12.27  10:20:53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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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 못지않게 심각한 문제가 바로 기존 언론들의 일탈이다. 클릭수를 올리기 위해 ‘나쁜뉴스’를 생산하고 있는 언론의 옐로저널리즘 행태를 분석했다.

제2차 옐로저널리즘 실태보고서 게재 순서
① 언론사별 징계 현황 리스트
② 충격 단 제목이 주는 경악
③ 클릭수에 교양 잃은 언론
④ 나쁜 뉴스는 진화 중

[더피알=박형재 기자] 옐로저널리즘 사례별로 좀 더 자세히 들여다봤다. 가짜뉴스보다 더 심각한 ‘나쁜 언론’의 민낯을 보여주는 자료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우선 ‘기사의 얼굴’이나 다름없는 헤드라인부터 낚시가 시작됐다. 기사 본문과 논조를 압축해 보여주는 본래 목적은 사라지고 거의 모든 언론에서 자극적인 말로 유혹했다.

자극적 헤드라인이 주는 기사의 선전성은 큰 문제로 지적된다.

헤드라인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독자의 성적 호기심을 자극하거나 지나치게 선정적 표현을 앞세운 케이스다.

한경닷컴은 2016년 10월11일 「“젊은 여직원이라서...” 女직장인, 밤마다 은밀히」라는 기사로 신문윤리위 주의 징계를 받았다. 원래 기사 제목은 「[김과장 &이대리]나들이하기 좋은 가을, 회사 워크숍은 ‘고난의 행군’」이었다. 가을을 맞아 직장인들이 사내 행사에 시달린다는 내용이었으나 젊은 여직원, 은밀히 등의 표현으로 엉뚱한 상상력을 불러일으켰다.

서울신문 역시 2016년 6월15일 「여교사 10명 중 7명 “성폭력 경험”」이란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여성 교사 10명 중 7명이 교직 생활 중 성추행이나 성희롱을 당한 경험이 있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네이버 뉴스스탠드에 올라오며 「여교사 10명 중 7명 “학부모가 성폭력”」으로 바뀌었다. 굳이 학부모란 단어를 넣어 관심을 유도했다.

서울신문은 여교사들의 성추행이나 성희롱 경험 실태를 '성폭력'으로 표기한 제목의 기사로 내보냈다. 해당 기사 화면 캡처

저널리즘의 꽃으로 불리는 단독, 속보 역시 언론들의 낚시 도구로 변질됐다. 심지어 기사 제목 앞에 성인용 콘텐츠란 의미의 [19]를 붙여 불필요한 궁금증을 자극하는 매체도 있었다.

아시아경제는 2017년 1월29일 「[속보]투병 중 이건희 1년 만에…‘이럴 수가’」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기사 내용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보유한 주식 가치가 1년 새 5조원 가까이 늘었다는 것이지만, 마치 투병 중인 이 회장 신상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는 듯한 제목을 달았다. 특히 ‘속보’까지 붙여 긴급 뉴스인 것처럼 표현해 독자를 기만했다.

중앙일보는 2017년 1월23일 「[단독] 탄핵 이후 첫 외출한 朴대통령 모습 포착」이란 기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이날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성묘하는 장면을 전하며 단독이라고 표시했다. 그러나 성묘 사진은 청와대가 출입기자단 전체에 제공한 것으로, 단지 전재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중앙일보는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 관련 기사에서 청와대 기자단이 제공한 사진에 [단독] 타이틀을 붙였다가 징계를 받았다.

해외에서 발생한 사건을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것처럼 교묘히 위장하는 것도 자주 쓰는 낚시 수법이었다.

파이낸셜뉴스는 지난 2월10일 「유명 병원서 직원이 흡입관 재사용해 5명 에이즈 감염, 55명은」이란 제목의 기사를 내보내 신문윤리위 ‘경고’ 제재를 받았다.

이 기사는 중국 저장성의 한 병원에서 흡입관을 재사용해 환자 5명이 에이즈에 감염됐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을 따로 표시하지 않아 국내 사건처럼 독자들을 낚았다. 또한 스포츠조선은 「유명 모델, “야구 선수들에 집단 성추행 당했다”...」는 제목의 기사로 호기심을 자극했으나 알고 보니 일본에서 일어난 사건이었다.

이밖에 축구선수 뎀바바의 다리 골절 부상은 「‘다리 두 동강’ 뎀바바, 선수생명 위기」로 과장됐고, 배우 차태현이 TV프로그램에 출연해 과거 공황장애를 앓았다고 언급한 내용은 「‘충격’ 차태현 “오래전부터 공황장애, 갑자기..」로 바뀌었다. 배우 이엘이 누드톤 분장을 하고 코미디프로에 출연했다는 소식은 「이엘, 파격 수위…“올누드로 열연?”」이란 자극적 제목으로 탈바꿈했다.

‘클릭 장사’에 폭력·살인도 흥밋거리

기사를 통해 특정 집단이나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인격권 훼손’이나, 살인·폭력 등 보는 이에게 혐오감을 주는 내용을 보도한 ‘인간성 훼손’, 범죄나 폭력, 자살 등 위험 행위를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근거없는 미신을 조장하는 ‘보편적 가치 훼손’ 사례들도 빈번했다.

우선 명예훼손 사례들이 다수 나타났다. 중앙일보와 코리아헤럴드는 지난 2월 각각 「“최순실 딸 아니야?” 최진실 딸 최준희 계정에 일부 네티즌 악플」, 「“최순실 딸…?” “엄마 안보고 싶어?”」란 제목의 기사를 올려 언론윤리위 주의 조치를 받았다.

코리아헤럴드는 故 최진실의 딸 최준희 양 관련 기사에서 “최순실 딸 아니냐”는 제목을 달아 주의 조치를 받았다. 해당 기사 화면 캡처

기사는 고 최진실의 딸 최준희 양이 익명의 네티즌들로부터 “최순실 딸 아니냐” 등 모욕적인 악플에 시달린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최순실의 딸이 아니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 만한 일인데도 불필요한 내용을 보도한 것이다. 게다가 해당 기사에는 아직 미성년자인 준희 양의 얼굴 사진까지 삽입됐다.

스포츠조선은 지난 6월 「서정희, 이혼 후 첫 예능…“19살 때 서세원에 성폭행 당해”」란 기사로 물의를 빚었다. 개그맨 서세원과 이혼한 서정희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다는 소식을 전하며 느닷없이 한 종편 프로그램에서 패널들이 언급한 카더라식 이야기를 끄집어냈다. ‘서정희가 서세원에게 성폭행에 가까운 일을 당해 결혼했다’는 것. 성폭행 여부도 확실치 않지만, 설령 사실이더라도 35년 전 일을 새삼스럽게 들춰내 개인의 명예를 훼손했다.

TV조선은 지난해 11월 <윤슬기의 시사Q>란 시사대담 프로그램에서 차은택 씨의 특정 신체 부위를 조롱하는 발언을 일삼아 주의 조치를 받았다. 출연 패널들은 차은택을 두고 ‘충격의 민머리’, ‘트랜스포머급 변신’, ‘황태자가 내관으로’, ‘전두환 전 대통령인 줄’, ‘차광택’ 운운하며 비하 발언을 일삼았다.

종편4사는 지난해 ‘강남역 살인사건’을 보도하면서 범죄현장을 지나치게 반복적으로 보여줘 징계를 받았다. 사진은 당시 피해자를 향해 시민들이 전한 추모의 글. 뉴시스

살인이나 폭력 등 위험행위에 대한 묘사도 관심을 끌 수만 있다면 모두 동원됐다. TV조선과 JTBC, 채널A, MBN 등 종편4사는 지난해 6월 ‘강남역 살인사건’을 보도하며 피의자와 피해자, 피해자의 남자친구 등이 촬영된 범죄현장 CCTV를 지나치게 반복적으로 보여줘 방심위 징계를 받았다. 해당 방송에는 피의자가 범행 후 계단을 내려가는 모습, 피해자가 들것에 실려 계단을 내려가는 모습은 물론 사건 현장의 벽의 핏자국 등이 적나라하게 노출됐다.

세계일보는 2016년 5월 「인터넷 보고 1시간이면 폭발물 제조 가능」이란 기사를 통해 이슬람국가(IS)의 연쇄테러 사태와 관련 폭탄물 제조법을 다뤘다. 그런데 폭탄물 제조법부터 원료 구하는 방법, 폭발물의 위력까지 친절하게 알려줘 ‘주의’ 제재를 받았다.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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