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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맞고 온 기자에게 국내 여론은 왜 돌을 던지는가

[이슈체크] 폭행논란→굴욕외교→‘언론들 vs 文지지자’ 비화 양상…현 시점에서 돌아봐야 할 것은

기사승인 2017.12.18  18:42:43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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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피알=강미혜 기자] 아무리 미운 자식이라도 바깥에서 맞고 들어오면 속이 상하는 법이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오죽했으면 때렸겠느냐’며 오히려 피해자를 힐난하는 목소리가 더 많다.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서 현지 경호원들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한 한국 기자들을 향한 국내 여론이 이렇다.

지난 14일 문재인 대통령 방중 과정에서 한국 기자들이 중국측 경호관계자에게 폭행 당해 쓰러져 있는 모습. 뉴시스/노컷뉴스 제공

전례 없는 사건에 언론들은 일제히 들고 일어났는데, 우리 국민 상당수는 이를 ‘기레기’(기자+쓰레기) 문제로 비틀어 본다.

그리고 논란은 ‘대통령 홀대론’ ‘굴욕외교’ 등으로 튀더니 급기야 ‘언론들 vs 文지지자’ 대결구도로 비화되는 양상이다. 대통령의 방중 성과와 향후 외교 과제를 놓고 심도 있는 논의를 해도 모자랄 판에 본질을 빗겨간 소모적 논쟁이 또다시 불붙고 있다.

중국 경호원측의 한국 기자 폭행 기사 아래로 달린 댓글들. 화면 캡처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우리 사회에 팽배한 언론 불신이 얼마나 심각한지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기레기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2014년에 대두된 신조어다. 언론답지 못한 언론의 허위·왜곡보도 행태에 국민들은 분노했고 그것이 기레기란 단어로 함축돼 터져 나왔었다.

침몰한 세월호는 1073일 만인 2017년 3월 23일 다시 떠올랐고, 1315일째인 11월 20일 미수습자 5명에 대한 장례를 끝으로 희생자 304명에 대한 장례 절차가 모두 마무리됐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기레기 논란은 종지부를 찍지 못하고 있다.

기레기가 일상어처럼 쓰이게 됐고, 이번 방중 기자 폭행 사건에서도 여지없이 거론되고 있다는 점을 봐도 알 수 있다. 세월호 상흔이 제대로 아물지 않은 채 사회 곳곳에서 불신과 갈등, 분열의 골이 돼 사건이 불거질 때마다 다시 깊게 패이는 모양새다.

문제 해결의 열쇠는 결국 최초 문제를 야기한 당사자들에 있을 것이다. 언론의 왜곡보도로 인한 사회적 불신은 언론의 공정보도로 풀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다만 사람 마음을 돌리는 일이기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우리 사회는 주장은 있지만 토론은 없다. 언론이든 개인이든 각자 생각에 따라 해석하고 주장하는 건 표현의 자유다. 다만 동일한 사안에 대해 다른 쪽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비교해서 검토하는 정도의 일관성은 갖고 있어야 하는데, 오로지 자기 기반에서의 주장만 전달하고 스스로 만족하는 수준에 그쳐버리니깐 문제가 생긴다. 서로 다른 의견이나 주장들을 소통할 수 없는 구조, 권력들이 보여주는 그런 정파주의에 언론 자체도 매몰돼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직후 더피알이 가졌던 언론 현주소 진단 좌담에서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는 이렇게 지적했다. 3년 6개월이 지나 2018년을 목전에 둔 지금도 곱씹어볼 말이다.

사회의 공기(公器)로서 언론이 제 모습을 찾기 위해선 소통할 수 있는 구조부터 만드는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 닦아세우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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