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램덩크 빌런’이 만들어가는 덕업일치의 장
‘슬램덩크 빌런’이 만들어가는 덕업일치의 장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7.12.14 1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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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슬램덩크 포에버’ 프로젝트 진행하는 서대웅 기획흥신소장

*빌런 : 히어로와 대비를 이루는 악당을 지칭하는 표현이었으나, 무언가에 집착하거나 특이한 행동 혹은 그러한 사람을 지칭하는 신조어.

[더피알=조성미 기자] 지난해 자칭타칭 ‘슬램덩크 덕후’ 15명이 일본으로 떠났다. 슬램덩크의 완간 20주년을 맞아 이노우에 작가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겠다고. ‘슬램덩크 포에버’를 외치며 호기롭게 일본땅을 밟았건만 이노우에 작가를 만나는 데 실패, 다소 싱겁게 여정을 마무리해야 했다.

다만 출판사 편집자를 통해 자신들이 얼마나 슬램덩크를 좋아하고, 또 슬램덩크가 15인 개개의 삶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쳤는지 이야기를 전했다. 비록 완벽한 결말은 아니었지만, 거기서 끝난 것도 아니었다.

'슬램덩크 포에버' 페이스북 페이지의 메인 이미지.

프로젝트의 가담자를 모으기 위해 지난해 뿌린 씨앗들이 올해 다시 한 번 슬램덩크 덕후들을 불러 모았다. 저마다 슬램덩크를 인생작으로 꼽는 이들이다. 이노우에 작가와 직접 대면하지 못하더라도 여기 들끓는 팬심이 여기 한국땅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로 한 것.

그 시작으로 16일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 생방송(?)을 진행한다. 방송 준비를 위해 또 다시 ‘슬램덩크’를 읽는 중이라는 서대웅 기획흥신소장에게 무슨 일을 벌이고 있는 건지 들어봤다. 참고로 서 소장은 브랜드·마케팅 분야에서 능력 있는 흥(興)부자로 통한다.

슬램덩크 포에버’는 왜 창단(?)하게 된건가요.

지난해 프로젝트에서 이노우에 선생님을 만나지 못했기에 한 번 더 갈까도 생각했어요. 하지만 못 만나주는 나름의 사정도 있으니까… 그렇다고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슬램덩크 포에버’는 그대로 끝날 것 같아서 우리끼리 이야기 해보기로 했어요.

지난해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보니 슬램덩크를 인생에서 의미 있게 생각하는 이들이 꽤 있더라고요. 변호사나 디자이너도 있고, 한 교수님은 안선생님의 관점에서 선생의 역할을 고민하시더라는.. 또 어떤 칼럼에서는 슬램덩크 키즈(75년~82년생)를 이야기하기도 하고요. 꼭 만화가 아니어도 팬들끼리 만나 파티하고 서로 이야기 나누는 거라고 생각하심 쉬워요.

하지만 그저 노는 건 아닙니다. 기부농구대회를 기획하고 ‘슬램덩크 덕후들 함께 해요’라고 이야기했더니 인생작으로서 자신의 삶에 좋은 영향을 끼쳤다고 하는 이들이 모였어요.

모여서 뭘 하세요?

우선 16일 유튜브 생방송을 진행합니다. 일본에서도 볼 수 있으니까요. 한 시간씩 2부 방송인데요.

우선 1부에서는 슬램덩크로 가슴 뛰는 사람들이 슬램덩크에 대한 자기만의 해석을 전할 예정이에요. 그리고 2부에서는 지난해 일본을 방문해 슬램덩크 편집장과 나눈 대화를 좀 풀고, 내년 봄에 있을 자선 농구대회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예정이에요.

그리고 책과 네이버 오디오 클립의 콘텐츠로 제작할 예정이에요. 그리고 책이 나온 후 내년 봄에는 기부농구대회를 개최할 생각입니다.

그런데 본업도 바쁘신 분이 왜 이렇게 슬램덩크에 집착(?)하시는 건가요? (웃음)

제가 슬램덩크를 처음 만난 건 고 2때예요. 야자 시간에 공부하기 싫어서 본 만화책 속 캐릭터의 이름이 저와 비슷해 동질감을 느꼈죠.

또 살면서 서태웅과 비슷한 이름 탓에 서대웅이란 이름이 가명 아니냐는 이야기도 수백 번 들었을 정도고요. 그래서 주인공에게 서태웅이란 이름을 붙여준 번역작가님을 만나고 싶어요.

단순히 이름에 대한 호감으로 시작됐지만 슬램덩크는 저에게 굉장한 성장드라마이고 자기계발서로서 많은 영향을 끼쳤어요. 장면과 대사를 외울 정도로 심하게 했던 덕질을 지금 제 일에 접목하고 있는 거죠.

서대웅 소장의 자기소개.

하는 일이 많은데 자꾸 외도를 하시는 것 같아요.
(서대웅 소장은 2006년 한일월드컵 때 거리응원 어플 ‘IREDS’와 플래시몹 행사를 기획해 대형 광고회사에서 스카웃 제의를 받았다. 또 사과농장 브랜딩을 도와 매출 700% 증대라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책도 쓰고 강의도 하고 컨설팅도 하지만 제게 가장 ‘흥’나는 일을 찾고 있어요. 보통 회사에서 시키는 대로 열심히 해서 너무 지치면 집에서 아무 것도 못하고 주말에도 퍼져만 있게 되잖아요. 험한 세상을 사는데 에너지가 되고 흥나는 일이 있어야죠.

강의에 나가면 자신이 좋아하는 일로 꼭 개인 프로젝트를 해 볼 것을 권해요. 좋아하는 주제에 대해서는 기획하고 사람들을 찾아 꼬시고 펀딩받고 또 부딪히고 거절당하는 경험이 도움이 될 거라고요. 자신의 브랜드를 사랑해야지 진짜 기획자이자, 마케팅·브랜드 일이 되잖아요.

돈 받고 하는 일에서 열심히 하고 인정받을 수도 있지만, 애정에 기반을 둔 흥나는 일을 하다보면 설령 실패를 하더라도 커리어에 도움 되고 무엇보다도 인생이 즐거워질 것으로 확신하거든요.

또 SNS 시대잖아요. 혼자 힘으로 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지는 시대. 이번 슬램덩크 포에버 역시 SNS가 없었다면 이뤄지지 않았을 거예요. SNS를 통해 뜻하지 않은 귀인을 만나게 되고 합심하게 되고 서로 용기를 주는 느낌들이 좋아요.

여전히 목표는 이노우에 작가를 초청하는 건가요?

작년 프로젝트는 이노우에 작가를 만나는 것에 포커싱 돼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에요.

우선 유튜브 생방송을 시작으로 책과 오디오 콘텐츠 등 슬램덩크 포에버 차원의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할 거예요. 그리고 내년 봄,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로 이뤄진 농구단의 천수길 감독과 사단법인 한국농구발전연구소를 주축으로 기부농구대회를 개최할 겁니다. 더 나아가 이를 통해 한국 농구의 리부트(reboot)를 꿈꾸고 있습니다.

특히 저에게도 기부농구대회는 인생프로젝트입니다. 이러한 일을 매년 꾸준히 하고 싶고, 또 그 때마다 이노우에 선생님께는 매번 감사의 마음을 전할 거예요. 저희 초대에 응해 주시면 좋겠지만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그저 이 과정에서 누군가가 슬램덩크를 통해 인생을 길을 찾아갈 수 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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