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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언론사 합작 뉴스판의 현주소

주제별 이용자 관심사 큐레이션…디지털 콘텐츠 시험대

기사승인 2017.12.04  09:26:24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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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네이버는 모바일 메인 화면에서 특정 주제판에 대한 운영권을 언론사에 넘겨주었다. 양사가 별도의 합작법인을 세우고 이를 관리한다. 현재 네이버 주제판 운영에 참여하는 언론사는 13개. 이제 개인의 관심사별로 설정된 모바일 화면 편집권은 언론사에게로 돌아갔다.

① 네이버 모바일 주제판 운영 2년
② 합작 13개사 현황 上
③ 합작 13개사 현황 下

[더피알=안선혜 기자] 30대 직장인 ㄱ씨는 매일 아침 출근길 스마트폰으로 포털 메인에 들어가 그날의 뉴스를 체크한다.

어느 날인가부터 기사를 읽고 난 후 해당 기사와 관련된 주제판을 설정하라는 메시지가 떠 하나씩 추가하게 됐다. 덕분에 매일 검색바(bar) 하단으로 뜨는 각 판을 차례로 돌려가며 관심 있는 콘텐츠만 골라 보고 있다. ㄱ씨는 “내가 보고 싶은 주제의 기사(콘텐츠)들이 밑으로 길게 쫙 나오니까 마음껏 볼 수 있어서 좋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네이버 모바일 메인에 자리한 주제판.

네이버가 지난 2015년부터 이용자들의 관심사에 따라 원하는 대로 모바일 메인 페이지를 설정할 수 있도록 만든 주제판이 보다 분야를 세분화해 각 언론사에 맡겨졌다.

지난해 2월 조선일보의 잡앤(JOB&)을 시작으로 매일경제의 여행+(플러스), 한겨레의 영화, 중앙일보의 중국 등이 추가됐다.

올해 3월에도 EBS의 스쿨잼과 동아일보 비즈니스가 이름을 올렸고, 4월 한국경제 FARM(농업)에 이어 최근엔 전자신문이 테크판을 맡게 됐다. 올해 주제판 운영 사업을 시작한 언론사만 8개사다. 지난해 개설된 곳까지 포함하면 총 13개다.

이들 주제판은 네이버와 언론사가 조인트벤처(합작회사)를 설립해 운영된다. 언론사 본지 기자 3~5명이 이 합작사에 속하게 되고, 그밖에 일부 인원을 충원해 보통 8~10명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기자들의 고용은 대부분 파견 형태로 이뤄진다. 순환근무 개념으로 진행하기 때문이다. 드물게는 아예 본지에서 퇴직해 합작사로 재입사하는 방식을 취하는 곳도 있다.

기자 외 인들은 각사마다 구성이 조금씩 다른데, 기본적으로 영업과 비즈니스를 기획하는 인력과 인턴이 있고 디자이너를 채용하는 곳도 있다. 동아일보와 머니투데이가 대표적 예다. 전자신문은 네이버 콘텐츠관리시스템(CRM)을 담당하는 직원을 뒀고, 매일경제의 경우 작가와 매니저라는 직책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의 합작사가 거두는 수익은 현재로써는 네이버가 콘텐츠 제공료 및 임대료, 인건비 등의 명목으로 지불하는 연간 10억원 가량이 전부다.

플리킹형 광고(위), 콘텐츠형 광고 예시.

매일경제 여행+나 한겨레 영화, 동아일보 비즈니스, EBS 스쿨잼, 조선일보 잡앤 등은 광고 판매를 시작했지만, 광고 서비스를 오픈하려면 최소 일간 순방문자수 20만은 넘겨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다. 때문에 아직 절반 이상은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주제판에서 가능한 광고 유형은 세 가지가 있다. 기본 모바일 배너형과 플리킹(좌우로 화면을 미는 동작)형, 콘텐츠형 광고다. 가장 진입 장벽이 낮은 건 배너형 광고다. 콘텐츠형의 경우 모바일판과 PC판에 함께 노출되기에 상품 가격도 높고, 서비스 오픈 조건도 까다로워 이를 운영할 수 있는 회사가 몇 안 된다.

현재 스쿨잼, 영화, 여행+, 비즈니스 등이 콘텐츠 광고까지 진행하고 있다. 매일경제 관계자는 “세 광고 형태를 모두 하는 건 아마 우리밖에 없을 듯하다”며 “할 수 있다고 (광고가) 다 팔리는 것도 아니다”고 귀띔했다.

추가 수익 발굴 과제…광고, 포럼 등 활로 모색

온라인에서 무언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어도 마땅한 수익모델이 없어 발목 잡히던 언론사 입장에서는 네이버와의 조인트벤처 설립이 새로운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다. 크게 남는 돈은 아니어도 매년 10억원 가량의 안정적 재원이 확보되는데다, 전통미디어 문법에만 익숙하던 기자들이 디지털 생리를 이해하고 마인드를 키우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한우덕 차이나랩(중앙일보) 대표는 “이걸 시작해서 우리가 한 번 실험을 해보자는 게 컸다. 페이퍼뉴스의 위기라는 시대에 어찌 보면 돈을 받으며 실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라며 “배우는 과정이고 그걸 극복하고 있다. 기자들이 다시 현장으로 돌아가더라도 여기서 배운 디지털 마인드가 도움 될 것”이라 말했다.

이창훈 여플(매일경제) 대표는 “모바일 콘텐츠 운영 경험을 쌓는다는 의미는 있으나, 실제 언론사 수익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도 “모바일 위주로 소비하는 계층과 소비 패턴 등 전체 윤곽을 볼 수 있어서 어느 정도 콘텐츠에 대한 감을 잡게 됐다는 점이 무형의 수익”이라고 전했다.

물론 포털 종속이라는 언론 측의 우려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한 대표는 “1년에 10억이라고 하지만 지금도 네이버 손에서 노는 게 아니냐는 논란은 많다”고 했다. 다른 일각에서는 언론이 소위 ‘소작농’으로 전락했다는 자조적 목소리도 나온다.

서정민 시네플레이(한겨레) 대표는 “네이버가 매년 주는 운영비만 받고 끝난다면 언론사는 하청 업체 비슷하게 돈 받고 일해준 것밖에 되지 않는다”며 “추가 비즈니스를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행 가능한 추가 수익모델 발굴이 조인트벤처 참여사들의 향후 과제인 셈이다.

강병기 인터비즈(동아일보) 부장 역시 “우리 같은 경우는 11월부터 본격적으로 광고 서비스를 오픈하긴 하나, 네이버 판에서 나올 수 있는 광고 수익은 한정돼 있다”며 “네이버도 사업을 적극 권장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여플 이 대표도 “모바일 광고회사라든지 투자전문회사 등도 구상하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콘텐츠 기반 비즈니스니 여플TV와 같은 MCN 채널을 운영하기도 하고 투어비즈니스 포럼 등을 만들어 다양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일 진행하는 큐레이션 업무는 생각보다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공연전시판을 운영 중인 아티션(경향신문) 관계자는 “포맷을 바꾸고 글을 좀 더 쉽게 풀어쓰는 건 훈련이 돼 있어 괜찮지만, 주제판에서 보는 전체 뷰를 편집하는 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일일이 사람의 수작업을 거쳐 큐레이션이 완성되기에 그렇다.

포털과의 협업으로 윈윈을 꾀하고 있지만 개별 언론사 입장에서 매일 진행하는 큐레이션 업무는 큰 부담이다.

방대한 모바일 판 내 콘텐츠를 다 채우려면 외부 파트너와의 협업은 필수적이다. 주제에 따라 합작사 자체 제작 콘텐츠 비중이 높은 곳도 있지만, 외부 필진을 영입하거나 기업 및 정부부처 등과 공조해 필요한 콘텐츠를 공급받기도 한다.

매주 정기적으로 비즈니스 판에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는 한 기업 담당자는 “한 번 네이버 모바일 메인에 노출되면 천 단위에서 많게는 몇 만으로까지 조회수가 확 뛰어 오른다”며 “제휴 공급이 사실상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때문에 여타 합작사와 콘텐츠 제휴를 맺은 기업들이 보도자료를 통해 제휴 사실 자체를 홍보하는 모습을 종종 목도할 수 있다.

외부 콘텐츠를 끌어오는 일도 생각보다 간단치 않다. 한 합작사 관계자는 “네이버 내 블로그들에 수준 높은 콘텐츠가 많을수록 많이 갖다 쓸 수 있어 좋을 텐데, 생각보다 많지 않아 발굴이 어렵다”고 난색을 표했다. 자체 제작 콘텐츠를 많이 만들 수밖에 없는 이유라는 설명이다.

디자인 판을 운영 중인 이민형 디자인프레스(디자인하우스) 대표는 “주제가 디자인이다 보니 대중적이거나 클릭을 유도할 만한 콘텐츠가 기존 네이버 플랫폼 안에 거의 없다”며 “큐레이션보단 어쩔 수 없이 취재 분량이 많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냥 ‘예쁘다’고 1차원적으로 소개할 수는 없기 때문에 비하인드 스토리를 파악해야 하고, 디자인 분야 지식도 갖춰야 하는 등 제작에 시간이 상당히 투입된다는 설명이다.

쉽지 않은 큐레이션…사회적 민감도 필요

중앙일보의 경우 선정한 주제로 인해 예기치 못한 난관을 맞이했다. 사드 배치 여파로 한중 관계가 악화되면서 판 운영에서도 타격을 받았던 것. 차이나랩 관계자는 “아무래도 사드 이후로 중국이란 콘텐츠에 대해 일반 독자들이 느끼는 부정적 감정이 넘기 힘든 벽으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언론이 기존 콘텐츠 생산과 편집 능력을 강점으로 판 운영을 시작했지만, 간혹 노이즈가 발생하기도 한다. 올 1월 여행+의 경우 세월호 관련 다큐멘터리 제목인 ‘세월X’를 빗댄 제목 편집으로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세월X를 제작한 네티즌 수사대와 같은 의지로 항공노선 진실을 파헤치겠다는 의도였지만, 인명이 희생된 민감한 사회적 의제를 패러디 소재로 삼은 것이 적절치 않았다는 지적이다. 당시 한성숙 네이버 대표 내정자 명의로 사과글까지 게재했다.

EBS도 ‘스쿨잼 블로그’에 ‘우리들의 친구 성소수자’라는 11장짜리 카드뉴스를 올려놨다가 논란이 거세져 결국 게시물을 비공개로 전환한 일이 있었다. 아직까지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이 엇갈리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생긴 일종의 해프닝이다.

대부분의 합작사가 주제에 맞춰 판 편집에 나서지만, 간혹 연관성 없어 보이는 낚시성 제목을 지닌 콘텐츠들이 눈에 띄는 곳도 존재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개선 사항이나 문제가 발생하면 합작사와 같이 협업하는 내부 부서에서 협업 프로세스를 재점검하거나 논의한다”고 밝혔다.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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