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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시대 구글은 왜 ‘1조 기부’를 결정했나

[임준수의 캠페인 디코딩] 교육·경제적 기회·포괄적 성장…구조적 문제 고민 엿보여

기사승인 2017.11.27  09:43:24

임준수 시러큐스대 교수 micropr@gam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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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최근 자사 자선재단을 통해 무려 1조원을 기부하겠다는 구상을 밝혔습니다.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추구하는 큰 그림입니다. 구글이 왜 이런 통큰 기부를 결심했는지 그 배경과 함의를 3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 인공지능 시대 구글은 왜 1조 기부를 결정했나
② 함께 성장하기 택한 구글의 전략
③ 구글 1조 기부가 말하는 네 가지 통찰

[더피알=임준수] 지난 10월 12일 구글은 향후 5년간 미국인들에게 테크놀로지 분야 교육을 육성하고, 전문기술 트레이닝에 특화된 비영리조직에 10억달러(약 1조110억원)를 기부하겠다는 구상(이니셔티브)을 발표했다. 구글이 강조한 세 개의 핵심 분야는 ‘교육’과 ‘경제적 기회’ 그리고 ‘포괄적 성장’이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 뉴시스/AP

이 구상은 사내 조직과 분리된 구글재단(Google.Org)이 주도한다. 구글재단은 2005년 구글이 기업공개(IPO)를 할 당시 공동 창업자 래리 페이지(Larry Page)와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이 회사 시가총액의 1%에 해당하는 300만 주를 기부하면서 출범한 자선조직이다.

기업의 자선재단이 대부분 비영리조직인 데 반해 구글재단은 출범 시 세금을 내는 영리조직으로, 창업자금 지원이나 로비 등도 하는 것이다. 자선(philanthropy) 활동은 주주들의 이해관계와 대립하지 않는 별도 법인에서 집행된다는 점에서 기업의 경영적 활동의 일환으로 추구하는 사회공헌(CSR)과는 다른 차원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영리재단 설립의 목적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Sundar Pichai) 최고경영자(CEO)는 이 구상을 밝히는 행사를 구글 본사가 아닌 피츠버그의 지사에서 열었다. 여기에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

미국 철강 및 제조업의 중심지였던 피츠버그는 1980년대 이후로 중공업 위주의 산업은 쇠퇴하고 보건과 교육 사업으로 재편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로봇공학과 인공지능, 그리고 자율주행차의 허브로 빠르게 자리매김하면서 4차 혁명 시대 산업 구조를 선도하는 도시로 변모하는 중이다.

이날 연설에서 피차이는 인터넷 경제 시대에 구글이 정보 격차에 기여한 점과 그에 따른 사회·경제적 효과를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먼저 언급했다. 그리고 인공지능과 자동화 시대를 맞아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경제적 환경에서 지역 간 교육 격차를 해소하고, 사람들이 변화하는 업무 특성에 대비하도록 도우며, 기회의 균등 제공을 위해 노력하는 미국 내 선도 비영리조직들에 약 1조110억원의 자금을 지원할 계획을 밝혔다.

그 일환으로 비영리단체인 굿윌(Goodwill Industries)은 구글재단으로부터 이미 1000달러(약 112억원)를 기부 받았다. 피차이는 또 구글 직원들이 비영리단체에 재능을 기부하는 100만 시간 자원봉사 프로그램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인공지능 시대의 기술 습득을 돕는 교육 프로그램을 구글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하겠다는 ‘구글과 함께 성장하기’(grow.google)라는 프로그램도 발표했다.

미 전역을 돌며 지역주민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구글과 함께 성장하기 투어’ 소개 화면. (클릭시 해당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피차이는 구글이 이런 구상을 하게 된 배경을 이야기하며 현실을 압축적으로 설명하는 이코노미스트지의 서베이 결과를 인용했다.

“예를 들어, 업무의 본질은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교육, 훈련 및 기회 간의 연결 고리가 바뀌고 있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이것을 이미 느낍니다. 이코노미스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18세에서 25세 사이의 사람들 중 현재 받는 교육이 오늘날의 일자리에 필요한 기술을 가르치고 있다고 믿는 이는 절반에 못 미칩니다. 2020년 일자리의 3분의 1은 오늘날에는 일반적이지 않은 기술을 필요로 합니다.”

이 발언에는 대학교육의 가치를 산업에 필요한 실용적 기술 습득에 국한해서 보는 그릇된 인식이 보인다. 그렇지만 미국 내 산업구조 변환 과정에서 일자리를 잃은 블루칼라들의 좌절과 분노가 도널드 트럼프 시대를 가져왔다는 점을 생각할 때, 피차이의 주장에는 일자리를 넘어선 더 큰 구조적 문제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자선이냐 투자냐

한편 구글이 자선재단을 통해 1조 구상을 발표, 추진하는 것에는 창업자의 유지를 받들어 세워진 기업 재단의 자선 사명이나 목표와는 뭔가 다른 전략적 포석이 깔려 있다.

일단 구글의 이번 자선 구상은 마치 기업이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발표하는 것처럼 쟁점관리나 위기관리 차원에서 나온 것 같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가장 큰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지지 기반인 러스트벨트의 블루칼라 노동자의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미국 내 기업들에 일자리 창출 압력을 넣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애플사를 콕 집어서 애플의 제조 공장을 미국으로 가져오든지 아니면 보복 관세를 맞으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트럼프의 집요한 공격에 애플은 결국 미국 내 첨단제조업 육성을 위해 10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다고 밝혔다. 아마존 역시 향후 18개월 이내에 1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장기적으로 50만명의 고용 창출 효과를 낼 수 있는 제2의 아마존 본부를 미국 동부 지역에 만들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트럼프가 4차 산업혁명 같은 수사보다 제조업에만 초점을 두는 이유는 명확하다. 올해 4월 미국 인구조사국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4년제 대학 학력을 소지한 미국인은 전체의 33.4%에 불과하다. 약 3분의 2에 달하는 미국인이 4년제 대학 이하의 학력인데, 이들이 중산층 정도의 삶을 유지하는 데 주요한 산업적 기반이 제조업이기 때문이다.

실제 호텔이나 식당의 종업원이 시간당 평균 14달러를 받는 데 비해, 제조업체 공장의 노동자 평균 임금은 26달러이다. 구글이 내놓은 10억달러는 경쟁사인 애플의 10억달러와 같은 액수이지만, 자선을 통한 사회 환원이라는 점에서 애플보다 더 가치 있고 의미 있는 투자로 비쳐진다.

임준수 시러큐스대 교수

현재 미국 시러큐스대학교 S.I. Newhouse School의 PR학과 교수다. PR캠페인과 CSR 커뮤니케이션 전략과 효과에 관한 연구를 하며, The Arthur Page Center의 2012년과 2017년 두 차례 Page Legacy Scholar로 선정되었다.

임준수 시러큐스대 교수 micropr@gam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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