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파고의 급식체, 스스로 학습인가 고도의 바이럴인가
파파고의 급식체, 스스로 학습인가 고도의 바이럴인가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7.11.14 12: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명작⟶masterpiece’를 ‘띵작⟶rnasterpiece’로 번역, 네이버 측 관련 내용 ‘노코멘트’

[더피알=조성미 기자] 네이버의 인공지능 번역 서비스 파파고는 ‘띵작’을 ‘rnasterpiece’로 소개한다.

띵작은 ‘명작’을 변형해 온라인상에서 쓰이는 급식체(급식 먹는 10대 청소년들이 즐겨 사용하는 말투 혹은 어투)로, 언뜻 보면 유사한 형태에서 오는 일종의 ‘문자유희’다. 이와 비슷하게 댕댕이(멍멍이), 커여워(귀여워) 등이 많이 활용된다. ▷관련기사: 급식체와 아재개그의 ‘깨는 토크’

파파고의 초월번역으로 온라인상에서 회자되고 있는 게시물.

음성적 유사성을 바탕에 둔 아재개그와 달리, 문자의 시각적 유사성을 가지고 노는 것이기에 온라인과 SNS 등 텍스트에 익숙한 영 세대에서 흔히 사용된다.

때문에 파파고의 ‘띵작⟶rnasterpiece’ 번역은 인공지능이 급식체까지 학습했다는 덧말과 함께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확산됐다.

인공지능 파파고는 진짜 급식체를 학습한 걸까? 앞서 언급한 몇 가지 대표 급식체를 동일하게 파파고에 넣어봤다.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댕댕이는 Dendronephthya davidiana Maxim로, 커여워는 Kewewer라는 결과값이 나왔다. 또한 띵작의 영문번역인 rnasterpiece를 다시 한국어로 바꿨을 때는 ‘준정형’이라는 말로 변환됐다.

이에 대해 파파고를 서비스하고 있는 네이버에 문의한 결과, “파파고는 더 나은 번역 경험을 주고자 한다. 트렌드에 따라 바뀌는 말들을 발 빠르게 제공하려는 노력”이라는 원론적 입장만 설명할 뿐, 이번 급식체 번역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하지만 파파고는 오픈사전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개발자가 해당 어휘를 입력하지 않고서는 이와 같은 결과가 나오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에 한 가지 추론해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바이럴 마케팅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떠도는 이미지의 경우, 상단의 파파고 로고는 물론 하단에 파파고앱 광고 문구도 보인다.

때마침 파파고는 유저들을 대상으로 튜토리얼 공모를 현재 진행 중이다. ‘서비스 담당자도 감탄할 파파고 200% 사용법’을 주제로 튜토리얼 콘텐츠를 제작해 SNS에 공개하는 방식이다. 특히 사용자들의 좋아요와 공유 등 반응에 따른 가산점도 부여된다.

결국 온라인에서 ‘파파고 초월번역’ ‘파파고 급식체 번역’ 등으로 회자된 이번 사례는 공모전 참가를 알리는 네이버의 바이럴 마케팅 혹은 공모에 참여한 누군가가 만든 튜토리얼 콘텐츠로 추측해 볼 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