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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관리 나선 페이스북의 PR 인사이트

[임준수의 캠페인 디코딩] 전방위로 신뢰회복 노력…‘사후약방문’식 조치 실효는?

기사승인 2017.10.25  12:02:23

임준수 시러큐스대 교수 microp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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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에서는 브랜드 세이프티(Brand Safety)가 연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디지털 광고가 의도치 않게 혐오성 콘텐츠와 함께 노출돼 기업(브랜드) 가치를 훼손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기 때문이죠. 이 문제에 정면으로 도전을 받고 있는 ‘디지털 상의 큰손’ 페이스북이 처한 상황과 대응, 함의를 3회에 걸쳐 짚어봅니다.

‘혐오광고’로 빨간불 켜진 페이스북
쟁점관리 위한 페이스북의 PR행위
커뮤니케이션의 핵심 인사이트

[더피알=임준수] 브랜드 세이프티 문제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페이스북이 내놓은 새로운 대책과 적극적 커뮤니케이션 활동에서 쟁점관리 PR을 위한 몇 가지 인사이트를 발견할 수 있다.

‘혐오광고’로 촉발된 브랜드 세이프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방위로 나서고 있다. 플리커

전방위적으로 인터뷰에 응해 쟁점에 관한 언론 보도를 리드해나가라.

페이스북은 현재 ‘워치’라는 동영상 플랫폼을 준비 중이다. 따라서 사람들이 매체에 소비하는 데 쓸 수 있는 한정된 시간을 놓고 향후 구글의 유튜브와 큰 전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 시청자의 눈길뿐만 아니라 광고주의 마음도 사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좋은 콘텐츠를 유치하는 일뿐만 아니라 자사 플랫폼이 안전하다는 확신도 줘야 한다. 구글과 페이스북이 하루가 멀다고 브랜드 세이프티에 관한 언론 플레이를 이어가는 이유다.

올해 쾰른에서 열린 디지털 마케팅 컨퍼런스에서 페이스북의 셰릴 샌드버그와 유튜브의 글로벌 콘텐츠 총괄 부사장 로버트 킨슬(Robert Kinsel) 모두 각 사의 플랫폼이 브랜드 세이프티 강화를 위해 취한 조치를 알리는 홍보전을 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양사의 홍보전이 가열되면서 구글 뉴스에서 브랜드 세이프티를 검색하면 이들 관련 기사들이 압도적으로 많이 발견된다. 뉴욕타임스나 월스트리트저널, USA투데이 등 미국 주요 일간지의 비즈니스 면은 물론이고 애드위크(Adweek), 애드에이지 같은 광고전문지와 PR위크(PRWeek) 등 PR전문지에서도 페이스북과 유튜브의 브랜드 세이프티 관련 뉴스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은 언론 인터뷰에서 은근슬쩍 상대의 약점이나 위기를 언급하는 계산된 발언이다. 예를 들어 캐롤린 에버슨 부사장은 애드에이지와의 인터뷰 중 최근 유튜브 스타 BJ 퓨디파이(PewDiePie)의 흑인 비하 발언 사태를 슬며시 꺼냈다. 페이스북의 뉴스피드 중 부적절한 콘텐츠에 인접 노출될 광고에 비해 유튜브의 혐오 콘텐츠로 인한 브랜드 훼손 위험이 훨씬 더 클 수 있음을 시사한 발언이었다. 물론 바로 며칠 뒤 미국 탐사 보도 매체 프로퍼블리카(ProPublica)는 페이스북 내에서 유대인 혐오광고가 자동으로 승인된다는 사실을 밝힘으로써 페이스북 측을 난처하게 만든 일이 있었다.

쟁점이 죽기를 기대하지 마라.

불거질 때 잘 다루는 요령이 필요하다. 스타급 경영자가 있다는 것은 회사를 위해서는 축복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올해 쾰른에서 열린 디지털 마케팅 컨퍼런스의 키노트 연설자는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COO였다. 브랜드 세이프티를 강화하기 위한 강력한 조치인 콘텐츠 제공자들의 수익창출 자격 표준도 이 컨퍼런스에 맞춰 발표됐다.

페이스북에서 유대인 혐오광고를 자동 승인한다는 프로퍼블리카의 특종이 나온 후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나선 사람도 다름 아닌 샌드버그였다. 페이스북을 통해 그는 다음과 같이 진솔한 심경을 드러냈다.

“페이스북에 증오가 설 자리는 없습니다. 유대인으로서, 어머니로서 그리고 한 명의 인간으로서, 증오로 인한 피해를 잘 압니다. (페이스북에서) 혐오의 말들이 옵션으로라도 제공되었다는 사실은 완전히 부적절했으며 우리는 실패했습니다.”

샌드버그는 문제가 된 광고를 즉각 없앴고, 페이스북의 광고 시스템에서 타깃팅 섹션을 사용하지 못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또한 프로퍼블리카가 보여주기 전까지는 이런 잘못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고 시인함으로써 해당 매체 보도에 원망이 아닌 인정의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향후 광고 타깃팅에 관한 정책과 도구를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조치들을 발표했다.

이 페이스북 포스트에서 샌드버그가 밝힌 심경과 솔직한 인정, 이것이 바로 뛰어난 PR이다. 쟁점이 위기로 넘어가지 않으려면 잘못에 대한 인정과 잘못을 바로잡기 위한 빠른 시정과 재발 방지 조치가 있어야 한다. 샌드버그의 페이스북 글에는 이러한 모든 게 다 있다. 하지만 백미는 역시 자신이 “유대인으로서, 어머니로서 그리고 한 명의 인간으로서, 증오로 인한 피해를 잘 압니다”라고 밝힌 대목이다. 강렬한 울림을 주는 효과가 있다.

조치를 취할 거면 아주 세게 하라.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쟁점이 위기로 발전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백 마디 말보다는 공중이나 이해관계자들이 수긍할 수 있는 강력한 조치를 보여줘야 한다. 물론 그런 가시적 조치나 해결책도 뛰어난 홍보가 있어야 더 빛이 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쟁점관리가 안 되는 요인 중 하나는 손해를 감수하지 않으려는 태도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가짜뉴스 문제가 불거졌을 때 페이스북이 곧바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이유는 가짜뉴스를 제조하고 퍼뜨리고 소비하는 수많은 사람과 그것을 통해 발생하는 광고 수입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였을 것이다. 물론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한다는 방어막을 치고 있었지만 이는 솔직한 답이 아니었으리라 본다.

이번에 수익창출 자격 기준에 명시한 조건에서 페이스북은 가짜뉴스나 혐오발언, 혐오물을 통해 돈을 버는 것을 매우 어렵게 만들어 놓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페이스북도 인정했듯이 20억의 사용자가 존재하는 거대 플랫폼을 완벽하게 통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관련기사: 기업 향한 ‘가짜뉴스 테러’, 트럼프 시대 미국을 보자

허점이 발견되고 시스템을 교란하는 사례가 등장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다만 이정표적인 조치들을 계속 보완하고 새로운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해 나간다면 페이스북은 브랜드 세이프티 문제를 수면 아래에서 잘 관리할 수 있을 것이다.

페이스북이 2016년 미 대선 후 내놓은 가짜뉴스 경보조치. 출처: 페이스북 뉴스룸

페이스북의 특단, 논란 잠재울까

쟁점관리의 핵심은 쟁점이 위기로 발전하는 상황을 막는 일이다. 쟁점의 속성상 한 번 발생한 사안은 관리에 따라서 다시 물밑으로 가라앉을 수 있지만 언젠가 다시 물위로 부상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심지어 강력한 한 방으로 제압했다고 생각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깨어날 수도 있다. 페이스북이 브랜드 세이프티 관련해 강력한 조치를 발표한 며칠 뒤 ‘유대인 혐오광고’로 다시 큰 구설에 오른 일이 이에 해당한다.

텔레비전이나 신문 광고와 달리 인터넷 디지털 광고는 아주 구체적일 만큼 자세하게 목표 수용자에 맞춰서 집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자동화된 광고 타깃팅 시스템과 광범위한 네트워크 덕분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디지털 광고가 어디에 게재될지 예측하고, 광고주와 유해 콘텐츠의 잘못된 만남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결국 페이스북과 구글이 현재 쏟고 있는 노력이 브랜드 세이프티 문제에 관한 완벽한 대응이 될 수 없음을 의미한다.

기술적 해결 가능성과는 별개 문제로 페이스북이 쟁점관리를 위해 선제적이고 전략적인 일련의 PR행위를 통해 기업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늘 사건이 터진 후에야 대책을 발표하던 페이스북이 이번만큼은 쟁점에 끌려 다니다가는 기업들에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느꼈다는 것을 반영한다. 일련의 조치와 대대적 PR활동으로 페이스북의 브랜드 세이프티 문제가 물밑으로 완전히 가라앉을 수 있을지 앞으로 지켜볼 일이다.

임준수 시러큐스대 교수

현재 미국 시러큐스대학교 S.I. Newhouse School의 PR학과 교수다. PR캠페인과 CSR 커뮤니케이션 전략과 효과에 관한 연구를 하며, The Arthur Page Center의 2012년과 2017년 두 차례 Page Legacy Scholar로 선정되었다.

임준수 시러큐스대 교수 microp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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