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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 몰린 네이버, 어떤 카드 내놓을까

스포츠뉴스 배치 조작 후폭풍 거세…언론들 연일 맹공

기사승인 2017.10.24  18:11:43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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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피알=강미혜 기자] 네이버가 뉴스 배치 조작 건으로 사면초가에 빠졌다. 네이버가 줄곧 주창해온 ‘서비스 공정성’이 훼손되면서 이용자 불신이 높아진 가운데, 뉴스 생태계에서 포털의 독점적 지배력을 불편해하던 언론들도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다. 특히 국정감사 시즌이 겹치면서 네이버를 향한 여론의 전방위 압력이 어떤 식으로든 작지 않은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점쳐진다.

최근 불거진 네이버 스포츠뉴스 배치 조작과 관련, 한성숙 대표 명의의 사과문을 보고 있다.

사실 포털뉴스나 실검순위 조작 의혹은 때만 되면 고개를 드는 ‘단골 뉴스’다. 선거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는 물론, 국민 이목이 집중되는 굵직한 이슈가 나오면 어김없이 도마 위에 오르내렸다. 개개 언론사와는 비교도 안 되는 포털의 막강한 여론 영향력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사업자들은 외부자문기구를 구성해 객관성 담보 노력을 기울였고, 반복되는 문제 제기에 대해선 법적 대응까지 시사하며 관련 의혹을 불식시키는 데 주력해왔다. ▷관련기사 바로보기

하지만 네이버가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청탁을 받고 해당 단체에 불리한 기사를 잘 보이지 않게 재배치한 사실이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드러나면서 논란이 재점화했다. 네이버 한성숙 대표가 빠른 시간 안에 직접 사과문을 올려 진화에 나섰지만 후폭풍은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관련기사 바로보기

무엇보다 뉴스유통 주도권을 포털에 빼앗긴 언론들이 일제히 ‘네이버 규제’에 한목소리를 내면서 네이버를 코너에 몰고 있다. 핵심 주장은 ‘포털=언론’을 인정하고 그에 합당한 규제를 받으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위근 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은 “포털 뉴스서비스가 신문법상 인터넷뉴스서비스로 분류돼 있긴 하지만 뉴스를 생산하지 않기 때문에 (전통)신문·인터넷신문·방송 등과 같은 언론사로 봐야한다는 주장은 무리가 있다”고 보면서도 “다만, 신문법 등이 존재하는 한 뉴스를 유통하는 플랫폼에 대한 법적 규정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를 향한 언론들의 융단폭격은 ‘돈의 논리’와 밀접하게 닿아 있어 더욱 첨예하다. 현재 네이버는 뉴스를 제공하는 언론사들에 전재료를 주는 방식으로 수익을 배분하고 있지만, 연간 거둬들이는 3조원의 광고 매출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으로 언론계는 보고 있다.

뉴스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워 포털이 가져가는 부가가치와 비교하면 ‘조족지혈’이라는 것이다. 더욱이 미디어 환경 변화로 전통 광고시장의 파이가 급격히 줄어드는 상황을 감안하면, 언론들에게 네이버는 공생발전을 가로막는 ‘주적’에 가깝다.

가뜩이나 미운털이 박혔는데 뉴스 배치를 조작한 사실이 밝혀졌으니 언론들 입장에선 ‘네이버 손보기’의 사회적 명분을 얻은 셈이다. 네이버가 특단의 대책을 제시하지 않고는 이 문제를 돌파해나가기 어려운 형국이다.

이와 관련, 최진순 한국경제신문 디지털전략부 차장(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 겸임교수)은 “‘생태계’란 측면에서 언론과 네이버는 갈등과 경쟁 관계지만 한편으로 타협과 상생을 모색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언론들이 네이버로부터 얻어낼 수 있는 이익이 무엇인지, 가령 서비스 방식 변경, 광고수익을 비롯해 언론 지원 요구가 확장될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보수·진보를 막론하고 대다수 언론이 네이버에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사진은 포털 다음에서 '네이버'로 검색했을 때 나오는 뉴스화면.

일각에선 네이버가 여론의 추궁과 비판을 원천적으로 막고자 ‘뉴스 서비스 포기’라는 극약 처방을 내릴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네이버 측은 그간 뉴스 페이지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미미하다는 이유로 언론이 요구하는 수익 배분 확대에 난색을 표해왔는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아예 뉴스에서 손을 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현실성이 낮다는 게 전문가의 견해다. 김위근 선임연구위원은 “네이버의 기사 배치 조작에도 불구하고 포털이 뉴스를 서비스하지 않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언론사가 뉴스를 제공하는 주요 플랫폼이기도 하고, 뉴스가 포털 이용을 추동하는 주요 서비스이기도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무엇보다 포털을 통해 뉴스를 이용해 온 시민이 불편함을 과연 감수할 것인가도 문제”라면서 “포털과 언론사의 계약 관계도 현행 체제를 급반전하기 어려운 요인”이라고 첨언했다.

“포털 제재 강화? 언론부터 반성하라”

결국 네이버를 둘러싼 이번 논란은 인터넷 뉴스 생태계의 건전성을 회복하는 데 필요한 고민과 실질적 개선을 끌어내는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황용석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포털뉴스 논쟁은) 한두 해 문제가 아니다”면서 “여론에 쏠려 급하게 대책을 내놓는 방식보다 단계적으로 해당 서비스와 관련된 중장기적인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교수는 “우선 네이버 자체적으로 천명한 중요 기준과 원칙들이 지켜지고 있는지에 대한 내부적인 검토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전제하면서도 “정치적 이해관계와 맞물려 시장논리와 맞지 않는 과도한 규제로 이어지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사실상 언론 역할을 하는 포털에 대한 제재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언론의 주장에 대해서도 “신문사에서 광고 받고 기사 빼주는 일이 비일비재하지 않느냐”고 반문하면서 “잘못한 부분에 대해선 네이버가 책임을 져야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기성)언론이 할 이야기는 아니다. 네이버 사태를 보면서 언론들 스스로가 반성해야 한다”고 일침했다. ▷관련기사: 광고 줘야 기사 좋다?

김위근 선임연구위원 역시 “언론사에 대한 제재는 기본적으로 자율규제다. 이는 언론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라며, 이런 측면에서 “네이버가 언론사와 동일한 규제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은 결과적으로 포털 뉴스에 대한 자율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포털 뉴스가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사회적 합의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 같다”며 “언론사와 포털 사이의 논의의 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그 과정에 시민이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진순 차장은 “중요한 지점은 네이버, 카카오가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다양성 추구, 자율성 담보, 이용자 중심의 책임성 강조였다는 사실”을 환기하며 “그것이 위협받는다는 건 공공의 위기다. 네이버가 이 문제를 지혜롭게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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