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조성미 기자] 방송인 정준하가 ‘악플러 고소’라는 강경 카드를 꺼내든 것을 두고 온라인에서 날선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묻지마 악플’식 행태에 대한 법적 조치의 이해도가 높아진 요즘, 유독 정준하 사례에서만큼은 여론의 잣대가 엄격한 분위기다.
법률의 재판에 앞서 이미 활발히 진행 중인 여론 재판에서 커뮤니케이션 타깃팅에 실패, 소수의 악플러가 아닌 불특정 다수의 대중을 적으로 돌렸다는 전문가의 지적이다.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온라인상에서는 정준하에 대한 게시물이 급증했다. 과거 정준하가 출연했던 방송의 일부를 캡처, 그의 언행을 비난하고 조롱하는 게시물이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되면서다.
해당 게시물들에는 적잖은 동조의 댓글이 달려 정준하를 곤혹스럽게 한 가운데, 일부 누리꾼들은 그의 개인 SNS에까지 옮겨가 인신공격성 말을 남겼다. 심지어 가족을 향한 몹쓸 말까지 나오는 등 비방의 강도는 한층 세졌다.
결국 정준하는 지난 1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실 올 초부터 각종 악성 게시물과 댓글로 인해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왔습니다. 10여년을 참고 견디며 살았는데 아마 저에게도 한계가 왔던 것 같습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가장 참을 수 없는 것은 저만이 아니라, 가족을 거론하며 차마 입에 담지 못할 험한 말과 욕설을 하는 글들입니다”라며 근거 없는 비난과 험담, 욕설에 대해서 정당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리꾼들은 정준하를 조롱하는 사이트를 개설하는 등 비난 행위를 멈추지 않고 있다. 일반적으로 연예인들이 악플러에 대한 고소 방침을 밝힐 경우, 선처 없이 죗값을 물으라는 응원이 이어지는 것과는 상반된 분위기다.
정준하의 현 상황을 ‘여론의 법정’ 위기관리 관점에서 분석한 송동현 밍글스푼 대표는 “법적 대응 시사 과정 중 보여준 악플러에 대한 개인적 응대가 실제적 조치를 취하기 전단계인 ‘강력하고 단호한 의지를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 효과를 반감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우호적 팬덤과 안티 그룹이 상존하는 유명인의 경우 법적 대응 카드는 대중을 향한 ‘보복’의 느낌을 주는 것을 피하고 명확한 ‘피해자의 포지션’에 서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정준하의 개별적 응대 자체가 부적절했다고 말했다.
앞서 정준하는 지난 2월경, 자신을 비난한 누리꾼에게 메시지를 보내거나 SNS에 악플을 남긴 이들에게 고소를 암시하며 ‘기대해’란 댓글을 다는 등 대중들과 ‘맞장’ 붙는 모습을 보여 뒷말을 낳은 바 있다.
송 대표는 “지금처럼 대중을 향한 전면적인 전략보다 극단적으로 가족을 언급한 악플러로 타깃을 축소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더 낫다고 보인다”며 “이를 통해 초기 우호적 지지자를 확보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온라인 여론 상황을 명확히 판단해 법적 대응 이후까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