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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위기시 국민이 불안해하는 이유(2)

[정용민의 Crisis Talk] 위기는 프로인데 관리 주체들은 매번 아마추어

기사승인 2017.10.13  15:11:50

정용민 thepr@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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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피알=정용민] 국가 차원의 위기가 발생했을 때 커뮤니케이션의 실패를 부르는 요인으로는 부정확한 수치, 통제되지 않는 창구, 의사결정의 이물질, 평상시 숙제 미흡, 여론에서 찾는 개선점 등을 꼽을 수 있다. ▷해당기사 바로가기 이에 더해 정부의 위기 커뮤니케이션에서 매번 반복되고 있는 5가지 문제를 추가로 짚어본다.

김은경 환경부 장관이 지난 9월 13일 부산시 재난대책본부 상황실에서 지난 부산지역 집중호우 피해 및 대처상황 등을 보고받고 있다. (기사의 특정 내용과 상관 없음) 뉴시스

여섯째, 책임을 지고 위기를 관리하는 자가 보이지 않는다. 컨트롤타워 논란이 항상 발생하는 이유다.

청와대가 컨트롤타워라고 한다. 국무총리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위기와 관련된 주관부처가 컨트롤타워 실행을 한다고도 한다. 대체 우리나라의 컨트롤타워는 어디에 있는 것인지, 실제 존재는 하는 개념인지도 국민들은 헷갈릴 때가 있다.

컨트롤타워라는 말이 위기 시 정치적 수사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컨트롤타워는 평시에도 제 역할을 하는 조직이어야 한다. 평상시 해야 할 숙제를 점검하고 완성해 나가던 조직이 위기 시에도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역량이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위기가 발생해야지 컨트롤타워라는 것을 찾는 것이 문제다. 그렇게 개념적으로 급조된 컨트롤타워가 제 역할을 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물론 상황 보고 대상과 실행대응팀에 대한 격려 기구 의미는 있을 수 있지만, 진짜 위기 시 필요한 컨트롤타워란 그런 의미 가 아니다. 정치적으로 고개를 숙이고 대국민 사과를 하는 사람이 컨트롤타워라는 의미도 아니다.

일곱째, 언론과 온라인 여론을 비판한다. 당연히 비판을 받으면 그 비판하는 자들이 밉게 마련이다. 더구나 위기가 발생해 며칠 동안 집에도 가지 못하고 날밤을 새우며 일하고 있는데, 여론적으로 계속 비판을 받으니 화가 나지 않을 수 없다.

상황도 제대로 모르는 언론과 비전문가들은 정부의 위기관리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말들만 많다. 막상 이 자리에 와서 위기를 관리하라고 하면 우물쭈물하다가 문제를 더 크게 만들 사람들인데 말이다.

맞다. 위기 시 외부의 소리를 듣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정부 차원에서 입장을 확실히 정리해서 꼭 해야 할 것은 꾸준히 밀고 나가는 뚝심도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위기 시 위기관리 주체인 정부에게로 향하는 비판과 지적들은 사후에라도 챙겨야 하는 매우 소중한 개선 주제들이다.

정책 소비자이자 정부기관의 투자자인 국민의 의견을 쉽게 지나쳐서는 곤란하다. 그 여론 속에 사후 위기관리 답이 있을 수 있다. 물론 비난과 비판은 상호간 분별되어야 한다. 정당하고 정확한 비판을 골라내봐야 한다. 위기를 제대로 관리할 수만 있다면 다같이 생각을 모으는 것도 중요하다.

여덟째, 정치적으로 위기를 해결하거나 마무리하려고 한다. 일단 시간이 흐르고 나면 위기는 어떻게든 종료된다. 시간은 항상 위기를 마무리 짓게 만드는 묘약이다. 또한 정치적으로 주요 의사결정주체들이 ‘이 정도면 됐다’ 하고 매듭지어도 위기는 마무리된다. 언론이나 공중들이 잊으면 바로 해당 위기는 사라져 버린다.

그렇게만 보면 사라지지 않은 위기는 없다. 문제는 그 위기가 정말로 사라졌다고 믿는 것이다. 특히나 정치적으로 다른 위기로 이전 위기를 밀어내는 경우는 문제다. 시한폭탄 초침은 다시 시작되고 있다는 의미다.

정부세종2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뉴시스

따라서 위기의 종결과 위기관리의 완성은 보다 체계적으로 확실한 기준을 설정해 결론내야 한다. 위기관리 실무를 책임지고 있는 테크노크랏(큰 조직을 운영하는 전문기술가 그룹)들의 정확한 판별이 중심이 돼야 한다. 미봉책들이 이어지게 되면 더 큰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아는 상식이다.

아홉째, 인력과 예산이 부족하다며 사후 개선을 주저한다. 항상 개선의 발목을 잡는 이유는 인력과 예산에 있다. 사실 공무원들도 그런 이유가 있으니 편하다. 나는 하고 싶지만 인력이 없어서 어쩔 수가 없다. 예산이 없는데 나라고 어디서 용빼는 재주가 있을 수 있나하는 면피가 가능해진다.

공무원들은 매번 인력과 예산이라는 한계를 감안해서 일을 설계하고 실행한다. 그런 능력은 평시 매우 중요한 역량이다. 문제는 위기에 대한 경우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비로소 터져 나오는 인력과 예산에 대한 이야기는 관리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위기관리를 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더 나아가 위기가 종료된 이후 개선책에 대한 숙제를 대면해서도 인력과 예산 같은 한계만을 이야기한다면 그건 더 큰 문제다. 물론 인력과 예산에 대한 지원은 최고의사결정자들의 관심을 전제로 한다.

실제로 대형 위기가 발생하면 그에 대한 개선 예산이 책정되기도 한다. 그런 소중한 예산과 인력 지원을 제대로 활용해야 한다. 반복되지만, 제대로 숙제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열째, 담당 인력이 바뀌니 다시 유사한 위기관리가 반복된다. 우리에게도 위기관리 매뉴얼이 있었나? 그 매뉴얼은 지금 누가 가지고 있나? 언제 어떤 부서에서 만든 건가? 이런 이야기들은 공무원들의 잦은 직무 이동으로 인해 반복된다.

몇 년 전 위기를 관리했던 공무원들이 현재는 다른 부서에 가 있다. 과거와 유사한 위기가 발생했음에도 위기를 관리하는 주체들은 종종 새롭다. 그 위기를 실제 경험해 본 사람들이 그 자리에 없어서다.

즉, 위기는 프로인데 위기관리 주체들은 매번 아마추어다. 위기관리 역량이 조직에 자산화되어야 한다는 의미는 특정 인력의 경험에만 의지하는 위기관리 구조여서는 안 된 다는 뜻이다.

지속적인 교육과 개선 그리고 훈련과 시뮬레이션이 반복되고 반복되고 반복되어야 위기관리 역량은 조직에 자산화된다. 군을 보자. 6·25전쟁과 월남전 같은 실제 전쟁 경험이 없는 군인들이 이제는 국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렇다고 전쟁이 발발했을 때 아마추어가 될 수는 없다. 그래서 군은 지금도 쉼 없이 훈련한다. 군의 전쟁 역량을 조직에 자산화해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정부의 위기관리 체계도 그래야 한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해서는 당연히 그래야 맞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정용민 thepr@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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