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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 총기참사와 두 줄의 광고

[신인섭의 글로벌PR-히스토리PR] 세계적 테니스 스타가 전하는 위로와 희망의 울림

기사승인 2017.10.12  16:35:58

신인섭 thepr@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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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피알=신인섭] 까마득한 지평선에 서서히 떠오른 불빛의 도시 라스베이거스가 나타난다. 어둠 속에서 “힘이란 무엇입니까?(What is Strength?)”라는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지난 1일 일요일 밤 10시(현지시간)가 조금 지나 59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500여 명의 부상자를 낸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 사건이 일어난 사흘 뒤부터 나온 광고이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안드레 애거시(Andre Agassi). 금년 47세의 세계 테니스의 왕. 라스베이거스가 고향이고 지금도 그곳에서 살고 있는 인물이다. 담담한 톤으로 말하는 TV광고를 옮기면 다음과 같다.

What is Strength? 힘이란 무엇입니까?
Strength isn't anger. Strength isn't vengeful. Strength isn't rage. 힘이란 노여움이 아닙니다. 힘이란 복수가 아닙니다. 힘이란 분노가 아닙니다.

Strength is unity. 힘이란 결속입니다.
Strength is valet parkers who become medics, mothers who become emergency responders, sisters who shield brothers because they love them with a love that has no bounds. 주차원이 의사가 되고, 어머니가 긴급구조대원이 되는, 그리고 언니가 어린 동생의 보호막이 되게 하는 힘입니다. 무한한 사랑으로 그들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Strength is first responders who tirelessly carry visitors and locals alike to safety until sunrise. 힘이란 새벽 동틀 무렵까지 쉼 없이 낯모르는 방문객과 동리 사람 가릴 것 없이 안전한 곳으로 실어 나른 최초의 목격자입니다.

It's our medics and surgeons, all of them, who come running to the calls of those in need. 그것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구하려고 달려 온 우리의 의료진입니다.
It's the police who turn over every stone to make this city safe again. 그것은 이 도시를 다시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돌덩이를 치우는 경찰입니다.
It's the local business that became sanctuaries for people to run to.
그것은 피신처를 제공하는 이 지방 기업입니다.

Strength isn't evil or misguided. 힘이란 악인이나 오도된 사람이 아닙니다.
Strength is the voice of community and love in the face of the unspeakable. 힘이란 공동체의 목소리이며 말 못할 어려움을 디디고 넘어서는 사랑입니다.

Strength is when we all pull together and rise up, all of us every corner of this world. 힘이란 이 세상 모든 구석구석에서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서 일어서는 것입니다.

Strength is what we are all today and strength is our promise for tomorrow. 힘이란 오늘의 우리 모두이며 내일을 위한 약속입니다.

마지막 장면이 가까워지자 라스베이거스 시(市) 전체가 환히 비쳐진다. 그리고 “안드레이 애거시와 우리 모두”라는 문구가 라스베이거스 로고 위에 떠오른다. 광고는 이 도시의 슬로건 #VagasStrong으로 끝난다.

참사 직후인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거리를 경찰이 통제한 모습. 뉴시스/AP

어려서부터 “(공을) 쳐라, 쳐, 더 세게, 더 세게 쳐라...”라는 말만 들으며 테니스 챔피언이 된 애거시다. 아버지는 이란 출신의 복싱 선수. 이런 휴먼 스토리를 배경으로 해당 광고는 위로와 희망의 울림을 준다.

아울러 두 줄의 메시지를 강조하는 인쇄광고도 나왔다.

WE'VE BEEN THERE FOR YOU DURING THE GOOD TIMES. 좋은 때 당신이 거기에 있었습니다.
THANK YOU FOR BEING THERE FOR US NOW. 이제 당신이 우리를 위해 거기에 있으니 고맙습니다.

이 같은 카피 밑에는 라스베이거스 로고와 슬로건 #VegasStrong이 있다. 카피의 의미를 굳이 직역하면 즐거운 때에 오시던 손님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금 이 때에도 잊지 말고 찾아주십사 하는 당부일 것이다.

라스베이거스 총기참사를 위로하는 인쇄광고. 출처: 애드위크(bit.ly/2xk5lXC)

17개의 낱말, 두 줄의 영향력이 얼마나 강한지는 알 수 없으나 큰 위기와 슬픔을 맞은 라스베이거스에 힘을 준 것은 사실일 것이다.

미국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대형 위기 때마다 광고를 통한 위로가 있었다. 1941년 일본의 진주만 공격이 있은 이듬해 미국 제이월터톰프슨사(J. Walter Thompson, 최초의 국제 광고대행사)의 제임스 양(James Young)의 제창으로 전시 광고위원회(War Advertising Council)가 창립됐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여성노동자의 강인한 모습을 상징한 포스터 ‘리벳공 로지(Rosie the Riveter)’.

수많은 광고물 가운데 하나가 리벳공 로지(Rosie, the Riveter)였다. 남자는 모두 전쟁터로 나간 뒤 수많은 군수품 공장을 지키는 여성의 힘을 나타낸 포스터였다. 이미지는 실존 인물이 아니라 만들어진 것이었다. ▷관련기사: 미국PR은 어떻게 발전했나

전쟁이 끝나자 이 위원회 이름에서 ‘워(War)’가 빠지고 ‘애드버타이징 카운슬(Advertising Council, 줄여서 Ad Council)로 바뀌었다. 공익광고협의회라는 이름 하에 그 영향은 세계 여러 나라로 퍼져 나갔다. 한국이 그랬고 일본도 그랬다.

라스베이거스는 ‘죄의 도시(Sin City)’라는 별명이 있다. (죄악의 도시와는 다르다) 150년 전 사막의 한 시골 철도역으로 시작한 라스베이거스는 도박과 환락의 도시, 프랭크 시나트라와 엘비스 프레슬리가 열창한 곳이 되었다.

라스베이거스 대학살(massacre)이란 표현이 붙은 참사 속에서 나타난 ‘힘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접하고 보니 두 가지 생각이 떠오른다.

총을 가질 자유가 있는 미국, 그래서 총이 가장 많은 미국은 총기 사고로 연간 3만명이 죽는 기록을 갖고 있는 나라라는 점.

또 하나는 오른손을 들고 부인이 들고 서있는 성경책에 왼손을 올려놓고 선서를 하는 미국 대통령 취임식 장면이다. 신약성서 고린도 13장 “내가 사람의 방언과 천사의 말을 할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소리 나는 구리와 울리는 꽹과리가 되고...”로 표현되는 ‘사랑’의 말이다.

신인섭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 초빙교수

신인섭 thepr@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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