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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신문의 길과 언론홍보의 격

[김광태의 홍보一心] 디지털·모바일 속 가파른 하향세…경영자 세대교체시 홍보실에서도 자취 감출 것

기사승인 2017.10.12  09:59:57

김광태 thepr@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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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피알=김광태] 인터넷 등장 이후 빠르게 쇠락하는 종이신문이 애처롭다. 갈수록 부수는 줄어들고 독자는 떠나가며 주 수입원인 광고다운 광고는 지면에서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비록 지금은 외면 받는 신세가 됐지만 종이신문은 홍보인들에게 많은 배움과 경험을 안겨줬다. 하루하루 지면을 통해 언론홍보를 배우고 익히며 실전 기량을 쌓았다. 가판신문을 체크하며 좋은 기사, 나쁜 기사를 가려내기 바빴던 시절… 활자에 얽힌 수많은 사연은 때로 고뇌와 좌절감을 맛보게도 했지만 은퇴한 홍보인들에겐 그 자체가 소중한 기억이다.

오랫동안 글로 여론을 주도했던 종이매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야 한다. 더피알 자료사진

그랬던 종이신문이 어느새 부턴가 디지털과 모바일에 주도권을 빼앗기며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 모 그룹 홍보임원은 “과거 그렇게 영향력 있던 모 신문도 예전 같지 않은 걸 몸으로 느낀다. 좋은 기사가 나가도 별 효과가 없고, 나쁜 기사 정도가 나가야 겨우 반응이 있을 정도”라고 했다. 특히 2030 세대들은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종이신문을 보느냐고 반문한다.

지난 5월 15일 한겨레가 창간 29주년을 맞아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한국의 종이신문 구독률은 1996년 69.3%에서 2015년 14.3%로 폭락했고, 열독률도 2002년 82.1%에서 2016년 20.9%로 뚝 떨어졌다. 종이신문이 가파르게 내리막을 걷는 사이 인터넷과 모바일로 뉴스를 보는 사람은 2011년 19.5%에서 2016년 70.9%로 급속히 늘었다.

신문의 하향세가 세계적인 흐름이다 보니 최근 몇 년간 해외 유수의 언론들도 종이를 접고 디지털로 전환했다. 그러나 아직 한국에서 종이신문이 폐간된 사례는 없다. 그 이유는 디지털 매체보다 광고나 협찬을 담을 수 있는 효용성이 지면이 크기 때문이다.

ABC협회 조사에 따르면 국내에서 100만부 이상 발행하는 신문사는 조선일보가 유일하다. 나머지 신문들은 몇십만 부에서 몇만 부 수준이다. 부수가 줄어드는데도 신문사의 간판은 여전히 종이신문이다.

홍보팀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신문이 언론홍보의 주력이다. 이에 대해 한 홍보임원은 “최고경영자나 오너 회장들이 아직은 종이신문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만약 그분들이 인터넷이나 모바일로 뉴스를 접한다면 기업에서도 종이신문은 종말을 맞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 종이신문의 핵심 독자층은 대개 여론 주도형이고 상류층에 속하는 나이든 보수 세대다. 시대가 바뀌었다고 해도 홍보의 평가는 여전히 그들이 보는 종이신문 기사에 지배를 받는다. 홍보인 입장에서도 그 신문들이 업무의 1순위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머지않아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모든 뉴스를 디지털로 접하게 된다면 종이신문은 홍보실에서도 자취를 감추게 될 것이다. 그 순간은 종이신문과 함께 해온 전통홍보 역사의 페이지가 막을 내리는 때이기도 하다. 기존 홍보의 존재감에도 큰 손실이 일어날 것이 자명하다. 결론은 종이신문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영역에서 그 특성을 살려 바뀌어야 한다.

지난달 중앙일보가 언론학 교수 30명과 언론인 지망생7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가장 신뢰하는 뉴스로 종이에 인쇄된 내용을 뽑았다. 그만큼 신문은 신문대로 큰 장점이 있다.

흰 종이 위에 고정된 문자는 깊은 사고를 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머릿속에 생각을 쌓아가며 읽어나갈 수 있어 지적 기능을 높여 주며, 한눈에 여러 정보를 얻고 필요한 내용만 골라서도 볼 수 있다. 이를 잘 활용해 그에 맞는 고급 콘텐츠를 접목시킨다면 디지털 퍼스트 물결에서도 충분히 승산 있다고 본다.

종이신문은 가볍고 휘발성이 강한 소셜미디어와는 격이 다르다. 태생적으로 경쟁력이 없는 속보는 디지털 미디어에 맡기고, 뉴스를 분석하고 의미와 맥락을 짚는 스토리텔링 기사로 면을 채워야 한다. 소셜미디어에서 추구하기 어려운 깊이 있는 기사를 통해 신뢰성과 전문성을 보여주면서 독자들의 몰입도를 높여야 한다.

이것이 오랫동안 글로 여론을 주도했던 종이매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다. 품격 있는 매체로 종이신문이 환골탈태하게 되면 홍보의 격도 높아지지 않을까.


김광태

(주)온전한커뮤니케이션 회장

김광태 thepr@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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