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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뷰티’ 이야기하던 도브의 역설

페북 광고 인종차별 논란…온라인 콘텐츠도 ‘크로스체크’ 중요

기사승인 2017.10.10  17:17:05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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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피알=안선혜 기자] 다양한 인종의 일반인 여성을 광고에 등장시켜 ‘리얼뷰티(real beauty)’라는 화두를 던졌던 유니레버사의 대표 브랜드 도브(Dove)가 최근 동영상 콘텐츠 하나로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각기 다른 몸매와 사이즈, 연령 안에 존재한다는 기조의 리얼뷰티 캠페인을 10년 이상 진행해오며 브랜드 평판을 쌓아왔던 회사가 이와 대치되는 행보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관련기사: 도브 ‘리얼뷰티’의 화장술

지난 8일(현지시간) 도브 페이스북 미국 계정에는 3초짜리 영상 클립이 게시됐다. 바디 워시 광고로, 흑인 여성이 갈색 티셔츠를 벗자 아이보리색 티셔츠를 입은 백인 여성이 등장하고, 이 여성이 옷을 벗자 라틴계 여성이 나타나는 내용이다.

짤막한 영상이었지만 파장은 컸다. 흑인이 백인 여성으로 변신하는 장면이 편집돼 SNS를 중심으로 퍼져나갔고, 지난 주말 사이 트위터에는 #BoycottDove(도브 불매) 해시태그를 단 포스트들이 빠르게 확산됐다.

해외 주요 언론들이 앞 다퉈 관련 소식을 전한 가운데, 로이터는 해당 영상을 둘러싼 논란을 두고 ‘PR 재앙’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급기야 도브는 영상을 삭제하고, 트위터를 통해 “최근 페이스북에 올린 광고 이미지는 유색인 여성들을 묘사하는 데 신중하지 못했다. 우리 광고로 고객이 모욕을 느끼게 돼 유감스럽다”고 사과했다.

해당 영상이 이토록 여론의 분노를 사게 된 배경은 19세기에서 20세기 초반 흑인을 ‘더러운 것’으로, 백인을 ‘깨끗한 것’으로 묘사하던 광고적 관습을 떠올리게 하면서다. 실제 당시 한 비누회사는 백인 아동이 흑인 아동에게 ‘네 엄마는 왜 페어리 비누로 널 씻기질 않니’라고 묻는 광고를 내보내기도 했다.

도브 측은 “도브 바디 워시가 모든 여성들을 위한 제품이란 걸 알리고, 다양성을 표현하기 위해 제작된 영상이지만, 우리가 (표현 방식이) 틀렸다”고 밝혔고, 문제를 제기했던 메이크업 아티스트조차 의도한 건 아닌 듯하다며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위험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도브의 사과 게시글 하단으로 가장 많이 공유된 트윗이 “너는 과거에도 그랬었지(You have done it in the past.)”라며 2011년 논란이 됐던 광고를 실은 게시물인 사례만 봐도 그렇다. 과거 제품 패키지에 보통(normal)에서 검은 피부(dark skin)용이라 표기한 전례를 기억하고 문제 삼는 사람들도 있다.

도브는 지난 2011년에 바디워시 제품을 홍보하면서 ‘사용 전’ 피부 상태를 나타내는 쪽에는 흑인 여성을, ‘사용 후’ 쪽에는 백인 여성을 배치해 논란이 인 바 있다. 당시에도 유니레버는 제품 사용 전후 피부 상태를 보여주기 위한 의도였을 뿐 흑인이 제품 사용 후 백인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나타내는 건 아니라고 해명했었다.

사측의 숨가쁜 노력으로 당장에는 사태가 진화 국면에 접어들더라도 유사한 이슈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건 경계해야 할 요소다.

임준수 시러큐스대 교수는 “도브의 공식 사과 아래로 가장 많이 공유된 트윗이 과거 논란을 꼬집은 게시물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소비자들이 과거 잘못을 기억한다는 게 무서운 것”이라 말했다. 우연이 겹치면 의도된 작품으로 보일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상에서 활발히 집행되는 광고물에 대한 철저한 사전 심의도 요구된다. 임 교수는 “(TV·신문 등 전통적) 매체 광고는 여러 번의 크로스체크를 통해 미리 위험 요인을 제거하는데, 온라인 콘텐츠는 흔히 그런 프로세스를 거치지 못한다는 점에서 위험성이 있다”며 “이런 일이 반복되면 브랜드는 결국 장기적으로 평판에 큰 손상을 입는다”고 경고했다.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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