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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악명’ 높은 업계, 프렌차이즈-대형마트-백화점 순

이슈 발화 을(乙)에서 비롯…갑질 유형은 크게 5가지로 분류

기사승인 2017.09.28  16:17:09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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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통행세, 땅콩회항, 물량 밀어내기, 운전기사 폭언·폭행. 단어만 들어도 기업이 탁 떠오른다. 갑질 논란에 ‘나쁜 기업’으로 찍힌 곳들이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갑질 현황을 짚었다.
대한민국 갑질기업 보고서
‘갑질 악명’ 높은 업계, 프렌차이즈-대형마트-백화점 순
갑질논란과 주가의 상관관계
갑질과 불매는 비례하지 않는다?

[더피알=박형재 기자] 갑질 논란과 관련해 언론의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업계는 프랜차이즈였다. △프랜차이즈 ‘갑질 방지법’ 추진 △프랜차이즈협회 “갑질 관행 사과, 변화의 기회 달라” △프랜차이즈 5000개 시대의 명암 등 정부 정책변화나 업계 전반을 조명하는 기사가 82건(2014년 8월 21일~2017년 8월 20일, 중복 사례 제외)에 달했다. 미스터피자, BBQ 등 프랜차이즈 기업과 연결된 이슈가 수년간 꾸준히 발생했다는 점에서 당연한 결과로 보인다.

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 등 마트업계도 언론의 지대한 관심을 받았다. 분석대상 언론 10곳에서 50건의 관련기사가 나왔는데, 2016년 5월 공정위 과징금에 대한 보도가 가장 많았다. 공정위는 대형마트 3사의 납품대금 미지급, 재고 부당 반품, 납품업체 종업원 부당 사용 등의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행위를 확인하고, 시정명령과 함께 총 238억9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는 단일사건 최대 금액이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대형마트 홍보물을 지적하는 공정위, 정우현 전 MP(미스터피자)그룹 회장의 사과 장면, 불공정 행위를 저지른 후 과징금을 맞은 홈쇼핑들. 뉴시스/JTBC 뉴스 화면

갑질업계 3위(28건)는 백화점으로 조사됐다. 공정위가 백화점 업계의 불공정 거래 관행에 대해 과징금을 물렸다는 내용이 많이 회자됐다. 공정위는 지난 5월 AK플라자, NC백화점, 한화갤러리아, 현대·롯데·신세계백화점 등 6곳에 과징금 22억원을 부과했다. 이들은 납품업자에 인테리어비를 떠넘기고, 수수료율을 멋대로 인상하다 적발됐다.

갑질업계 4위(26건)에 오른 홈쇼핑 역시 상당한 갑질 내공을 보여줬다. 이들은 납품업체를 상대로 납품계약서 미교부, 판촉비 부당 전가, 판매대금·이자 지연, 경쟁업체 경영정보 부당 요구, 판매수수료 인상 등 온갖 불공정행위를 저질렀다. 피해를 입은 납품업체는 4237개에 달한다. 공정위는 현대·GS·롯데·NS홈쇼핑, 홈앤쇼핑, CJ오쇼핑 등 6개 사업자에게 과징금 143억7000만원을 부과했다.

갑질업계 5위(7건)는 자회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협력업체에 단가 후려치기를 일삼은 공기업들이 차지했으며, 6위(5건)는 대기업 계열 광고회사들이 이름을 올렸다. 제일기획, 이노션, 대홍기획, SK플래닛, 한컴, HS애드, 오리콤 등 7곳은 계약서 없이 광고제작을 맡기고 대금 늦게 지급하는 등의 불공정행위를 하다 공정위에 적발돼 과징금 33억원을 토해냈다.

갑질업계 7위(4건)는 건설업계, 소셜커머스업계, 우유업계, 오픈마켓 등이다. 뒤이어 8위(3건)에는 배달앱 업계와 이동통신 3사가 이름을 올렸다.

갑질 특징 분석해보니

갑질기업 명단 작성에 이어 본격적으로 정성분석을 진행했다. 갑질이슈의 흐름과 주가 상관관계, 주요 특징에 따른 유형별 분류, 위기관리 및 파급력 등을 들여다봤다.

우선 이슈 발화는 대부분 을(乙)에서부터 비롯됐다. 공정위 신고, 언론 제보, 내부고발, 집단행동 등 다양한 방식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갑의 부적절한 행동을 참다못한 이른바 을들이 반격에 나서 불법 행위를 폭로하면 공정위 등 규제기관이나 언론을 통해 세상에 알려지는 흐름이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갑을관계가 형성되려면 상호작용이 있어야 하기에 프랜차이즈 본점과 가맹점, 회장과 운전기사, 대형마트와 협력업체 등 평소 긴밀한 이해관계자 사이에서 사건이 터졌다. 이 때문에 일단 갑질 논란이 벌어지면 업계 내부에서만 알 수 있던 은밀한 정보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구설에 오른 기업들은 곧장 이미지가 실추됐다.

갑질 유형은 크게 5가지로 분류됐다. 대리점 갑질, 협력업체 갑질, 우월적 지위 악용, 오너리스크, 채용 갑질 등이다. 이번 조사에서 유의미한 데이터로 추려낸 갑질기업과 업계는 총 92곳인데 이중 대리점 갑질 34건, 협력업체 갑질 26건, 우월적지위 악용 11건, 오너리스크 9건, 채용갑질 5건, 기타 5건(임직원일탈 2, 환불·특허·AS갑질 1)으로 집계됐다.

업종별로는 유통업, 백화점, 프랜차이즈 같은 서비스업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갑을관계가 뚜렷한 직종일수록 갑질 유혹을 많이 받는 것으로 풀이된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현대BNG스틸 정일선 사장의 사과문, 아모레퍼시픽 불공정행위에 항의하는 정의당과 시민단체, CJ제일제당 불공정 실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 뉴시스

갑을 논란에는 굴지의 대기업들도 속수무책이었다. 평소 벼르고 벼른 을들은 녹음파일 같은 ‘빼박 증거’를 내세워 압박했다. 처음에는 단순 항의라고 생각해 발뺌하거나 약간의 금전을 제공하고 사태를 무마하려다 오히려 이런 내용이 언론에 노출되면서 더 큰 역풍에 휘말리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기업의 대응은 크게 무반응, 공식사과, 재발방지책 마련으로 표출됐다. 우선 갑질 이슈가 업계 전반의 고질적 관행이라서 딱히 해법이 없을 경우 무대응 전략으로 일관했다. 협력업체 갑질을 저지른 아모레퍼시픽, CJ제일제당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납품업체에 인테리어 비용을 떠넘기거나 직원을 빼돌리는 등으로 공정위 제재를 받았는데 별다른 입장표명 없이 넘어갔다.

공식 사과하는 경우는 갑질 이슈가 국민감정을 건드리는 사안이라서 여론이 좋지 못할 때 주로 나왔다. 폭언 논란 후 곧바로 사과한 종근당 이장한 회장, ‘운전기사 갑질 매뉴얼’로 공분을 산 현대BNG스틸 정일선 사장 등이 그랬다. 사과와 함께 개인일탈이라며 기업과 선을 긋는 시도도 자주 보였다. ‘채용갑질’ 위메프처럼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는 식으로 여론이 가라앉은 뒤 늑장사과로 면피하는 경우도 간혹 있었다.

재발방지책이나 상생협력기금 마련, CEO 언론 인터뷰 등으로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에 나서는 기업들은 대부분 중요한 이슈를 목전에 두고 있었다. 갑질 문화 근절책을 발표한 롯데홈쇼핑의 경우 홈쇼핑 재승인 심사가 코앞이었고, 홈플러스는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직후 각종 악재를 털어내고 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계속

조사방법
① 한국언론재단 종합뉴스DB ‘빅카인즈(BigKinds)’에 갑질 키워드 넣고 검색.
② 조사기간은 최근 3년, 언론사는 일간·경제지 및 방송 10곳, 주제분류는 경제분야로 설정. (기간: 2014년 8월 21일~2017년 8월 20일 / 조사대상: 경향신문 국민일보 매일경제 서울신문 세계일보 한겨레 한국경제신문 한국일보 MBC SBS)
③ 결과값으로 나온 뉴스(제목이나 본문에 ‘갑질’이 포함된 기사)를 전수조사해 어떤 사건사고로 갑질 논란에 휘말렸는지 파악.
④ 기업 갑질의 특징, 사회적 파장과 주가 상관관계, 적절한 위기대응 타이밍 등 유의미한 데이터 추출.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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