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의도된 ‘말폭탄’, 어떤 의미인가
트럼프의 의도된 ‘말폭탄’, 어떤 의미인가
  • 이윤주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7.09.21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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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리뷰] 북한 향해 “완전파괴·자살임무·로켓맨” 쏟아내…경향 “선동적이고 무책임한 협박”
주요 이슈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논평, ‘미디어리뷰’를 통해 한 눈에 살펴봅니다.

오늘의 이슈 트럼프 연설 논란

[더피알=이윤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향해 “완전히 파괴하겠다”며 전례 없는 말폭탄을 터뜨려 국제사회 이목을 집중시켰다. 북한에 대한 트럼프의 원색적 비난을 두고 주요 외신은 물론 미국 안팎에서도 거센 비판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만 한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로켓맨’이라고 지칭하면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자살 임무 수행 중”이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에도 북한 정권을 향해 ‘화염과 분노’ ‘심판의 날’ 등과 같은 강경 발언을 쏟아낸 바 있다. 하지만 다분히 즉흥적이었던 것과 달리 이번엔 미리 준비한 연설을 통한 의도된 전략이라는 점에서 격과 무게가 다르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에 대해 외신들도 강한 우려와 유감을 나타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깡패 두목의 연설 같다”고 일침했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역사상 어떤 미국 대통령도 상대국에 이처럼 갈등을 일으키는 메시지를 던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뉴욕 유엔 본부에서 유엔 총회 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ap/뉴시스

△서울신문: ‘말폭탄’으로 들리지 않는 트럼프의 북 궤멸 경고

서울신문은 “유엔 역사상 미국 대통령 연설로는 가장 거칠고 직접적이며 반평화적인 그의 발언은 당장 행동으로 이어지기보다는 김정은의 핵 질주를 억제하기 위한 엄포로 보는 게 좀 더 현실적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한반도가 비정상적 판단의 실험무대가 되는 일은 결단코 없어야 한다. 북·미 간 대치가 고조될수록 우발적 충돌 가능성은 커가고 돌이킬 수 없는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정부의 각별한 대응이 요구된다. 어떤 경우에도 한반도 상황은 우리의 관리하에 통제돼야 한다. 외교안보 라인은 이제부터라도 미국과의 채널을 풀 가동, 시시각각 상황 변화에 따른 긴밀한 대화 체제를 구축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경향신문: 깡패 두목 같은 유엔 연설로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트럼프

경향신문은 “연설 내용만 봐서는 세계 지도자가 아니라 깡패 두목을 방불케 한다”며 “사전에 준비했고, 유엔 190여개 회원국 정상과 대표들 앞에서 한 공식 연설이며 유엔 데뷔 무대였다는 점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봤다.

이어 “극한적 용어와 초강경 태도는 트럼프식 과장법일 수도 있다. 그의 말대로라면 전쟁 말고 선택지가 없겠지만, 실제 그런 상황은 아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의 연설 어디에서도 세계가 직면한 위협을 해소하기 위한 진지한 대안과 숙고가 없다는 점”이라며 “북핵 해결책은 내놓지 못하고 선동적이고 무책임한 협박만 일삼는 트럼프에게 세계의 지도자라는 호칭은 더 이상 어울리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한겨레: ‘평화’ 내던지고 ‘호전성’만 드러낸 최악의 유엔 연설

한겨레는 “무책임하기 짝이 없는 트럼프 연설은 국제사회 불안을 고조하고 한반도 정세에도 불확실성을 더할 게 분명하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 정부는 ‘한반도에서 전쟁은 안 되며 평화적 방법으로 북핵 문제를 풀겠다’는 의지를 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삐 풀린 듯한 트럼프 대통령의 북핵 정책에 끌려다니지만 말고, ‘압박과 대화’를 병행해서 한반도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기조를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 회원국들 앞에서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일보: “북 완전 파괴”라는 트럼프, 대화와 평화 주장하는 문 대통령

중앙일보는 “의 초강경 발언대로 이제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기 위한 전면전은 절대 없을 거라고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며 “국민의 생명을 책임진 정부로서는 이번 발언의 진의가 무엇인지부터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그래야 합리적인 대응책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필요하면 정부가 나서 트럼프 발언의 배경 등을 국민에게 설명하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선일보: 트럼프 “북한 완전 파괴”가 시사하는 것

조선일보는 “북핵 문제에 대한 미국민의 의식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한다. 태평양 건너 저 멀리 있는 골칫거리 정도로 여겼던 북한을 미 본토에 대한 직접적 위협으로 느끼기 시작했다”며 “미 의회 내에서는 북한을 그냥 두고 볼 수 없다는 기류와 함께, 트럼프에 더 많은 권한을 주자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고 한다. 적어도 북핵 문제에 관한 한 대통령과 의회의 인식차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 연설을 '설마'라고 넘길 수 없는 이유”라고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완전 파괴' 발언에서 보아야 할 것은 북의 핵 ICBM 개발을 멈추려는 모든 외교적 노력이 무산될 경우 무언가 비상한 사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라며 “그것은 대북 군사공격일 수도 있고 그 정반대일 수도 있다. 한국 정부가 대북 군사공격을 반대한다면 미국은 북한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고 미국에 대한 위협만 제거하려 할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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