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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해외취재, 김영란법 전으로 ‘회귀’

권익위 유권해석 놓고 의견 분분…“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

기사승인 2017.09.13  21:57:09

서영길 기자 newsworth@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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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피알=서영길 기자] 언론홍보 관행에 칼을 대며 시행 전부터 혼란을 줬던 ‘청탁금지법’(이하 김영란법)이 도입 일 년여가 다 돼가는 시점에 또 다시 입길에 올랐다. 국민권익위원회가 기업의 해외 행사시 언론사 취재비 지원이 가능하다는 취지의 법적 해석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김영란법 시행 초기와 완전히 달라진 상황에 언론은 물론 기업들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그 동안 국내 언론들은 김영란법으로 인해 해외 행사 취재 등에 제약을 받아왔다. 기업들이 법에 저촉되지 않기 위해 취재비 지원 관행을 끊으면서 언론사 자비로 취재에 나서거나 여건이 안 되면 아예 현장 방문을 포기해야 했다. ▷관련기사: 김영란법에 속 끓이는 기자들

지난해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CES에 마련된 LG전자 전시장. 뉴시스

이로 인한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결정적 계기는 애플의 ‘아이폰X’ 공개행사에 국내 취재진이 단 한명도 초대받지 못하면서다. 앞서 6월 열린 ‘세계개발자회의(WWDC) 2017’에 이은 두 번째 배제였다. 애플 측이 구체적인 이유를 들진 않았지만 국내 언론들은 김영란법 때문이라는 주장을 펼치며 역차별 문제를 제기했다. ▷관련기사: 애플 행사에 소외된 한국 언론

언론의 비판이 거세지자 권익위는 12일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외국기업이 신제품 출시 행사 홍보를 위해 국내 기자들을 초청하는 게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는 김영란법 시행 이후 일 년여 동안 당연시 돼 왔던 인식을 180도 뒤집은 것으로, 기자는 물론 기업 홍보인들조차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오락가락 해석으로 불필요한 혼란만 야기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권익위 관계자는 <더피알>과의 통화에서 “그동안 개별적으로 문의하는 언론사엔 이 같은 취지의 해석을 알려줬었다”며 “보도자료로 공식화 한 것일 뿐 새로운 내용은 아니”라는 입장을 전했다.

이 관계자는 “주최자(기업)가 참석자(언론사)를 어떻게 선별할 것인지 합리적 기준에 따라 선정하고 항공권, 숙박, 음식 세 가지에 한해 지원이 가능하다”고 첨언했다. 다만, 합리적 기준에 대해선 “누군가의 편의를 위해 선정된 것이 아니라면 문제없다”는 여전히 모호한 의견을 내놨다.

권익위는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밝히지 않은 내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외국 기업 뿐 아니라 국내 기업도 해외 행사시 같은 기준이 적용된다. 국내 언론사를 대상으로 하는 팸투어 역시 같은 기준으로 진행하면 된다”는 폭넓은 해석을 덧붙였다.

하지만 권익위의 이런 해석을 접한 일선 현장은 더욱 혼란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법률 전문가들의 조언을 토대로 숙지한 기존 내용과 너무도 달라졌기 때문. 한 일간지 기자는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같은 법리 해석”이라며 “김영란법 자체가 허점 투성이”이라고 성토했다.

특히 권익위가 이번에 내놓은 보도자료에 ‘외국기업’이라고만 명시돼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일 년 전과 지금 (권익위 발표) 내용이 완전히 다르다”고 의아해 하며, “국내 기업과 관련해 권익위의 정확한 입장 발표가 있은 후에 해외 행사를 어떻게 진행할지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언론사 해외취재에 대한 권익위의 새로운 유권해석을 두고 법률 전문가조차 “납득할 수 없는 해석”이라고 봤다.

익명을 요한 한 변호사는 “김영란법에 대한 법리 해석을 두고 시행 전후로 업계·학계 차원에서 숱하게 논의해 왔는데 그런 노력이 다 헛수고였던 셈”이라고 자조하며 “당초 권익위는 기업이나 언론이 굉장히 당황스러워할 정도로 김영란법에 대해 보수적인 해석을 내려왔다. 근데 일 년이 채 안돼 유연한 입장으로 확 달라진 것”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 변호사는 “현행법상 권익위가 유권해석을 내릴 수 있는 주무기관이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사법부가 판결을 내리기 전까지는 권익위의 해석을 존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영길 기자 newsworth@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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