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두 자치구의 같은 듯 다른 ‘손수레 홍보’
서울 두 자치구의 같은 듯 다른 ‘손수레 홍보’
  • 서영길 기자 (newsworth@the-pr.co.kr)
  • 승인 2017.09.06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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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 줍는 노인 돕는 목적, 투박한 은평구 vs 세련된 서초구

[더피알=서영길 기자] 서울 두 곳의 자치구가 비슷한 시기에 폐지 줍는 노인을 위한 ‘손수레 홍보’에 나서 눈길을 끈다. 한 쪽은 투박하고 단순하게, 다른 한 쪽은 세련된 디자인에 고성능을 앞세웠다. 같은 목적이지만 다른 스타일이라는 점에서 자연스레 비교가 된다.

서초구 손수레(왼쪽)와 은평구 손수레. 각 구청 제공

손수레 홍보를 하는 곳은 은평구와 서초구다. 이들 자치구는 일주일 정도(은평구 8월말, 서초구 9월초)의 기간을 두고 손수레를 들고 나와 구정 홍보를 하고 있다. 폐지 줍는 노인을 지원한다는 CSR(사회공헌활동) 측면을 강조하는 방식은 같지만 내용면에선 다소 차이가 있다.

우선 은평구가 내놓은 손수레를 보면 외관상 투박하기 그지없다. 은평구와 비영리사단법인 끌림, 서울서부경찰서, 서울은평경찰서, 은평구 새마을금고 등 관내 공공·민간기관 5곳이 의기투합했다.

기존에 나와 있는 손수레(리어카)와 비슷해 보이지만 노인들의 안전을 위해 3분의 2 수준으로 무게를 줄였다는 점이 특징이다. 여기에 후면 반사경이 장착된 게 추가된 옵션의 전부다.

반면 서초구의 손수레는 디자인부터 수려하다. 손수레를 아예 새롭게 설계해 신모델을 만들어 냈다. ‘서리풀 안전손수레’라 이름 붙여진 이 제품은 이성식 한양대 테크노프로덕트디자인학과 겸임교수가 설계했고, 제작비용은 현대자동차가 댔다. 노인들에게 전달된 손수레도 은평구 50대보다 10대 많은 60대다.

서리풀 안전손수레의 스펙을 보면 비탈길에서도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동장치를 장착했고, 야광 반사지를 부착해 밤길 교통사고를 예방한다. 또 손잡이를 낮게 제작해 이동할 때 불편함을 줄이고, 기존 손수레보다 20kg 이상 가볍게 제작됐다. 여기에 폐지를 줍다 쉴 때 바닥에 펴서 앉을 수 있는 접이식 의자도 부착했다.

결론적으론 두 자치구의 수레는 모두 경제적으로 어려운 노인들을 돕기 위해 내놓은 사업의 일환이다. 구의 재정적 차이 혹은 기업의 후원 차이로 인해 사업 규모면에서 편차는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투박한 손수레를 내놓은 은평구엔 서초구에는 없는 의미 있는 ‘다름’이 하나 있다. 바로 노인들의 재정을 직접적으로 돕는 보이지 않는 장치다.

은평구 손수레 양 측면엔 광고 패널이 하나씩 붙어 있다. 시(市)나 기업, 지역 소상공인들의 광고를 부착할 수 있는 공간이다. 단순히 일회성 홍보로 기부하고 끝나는 것이 아닌,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노인들에게 지속 가능한 지원이 되도록 고민한 흔적인 셈이다.

해당 광고판의 대행을 맡은 비영리사단법인 끌림 관계자는 “광고수익의 약 70%인 3만5000원 정도가 어르신들께 돌아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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