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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광고 탓에 신문도 못 믿을라

‘김상조 공정위’, 수익형 부동산 위반사례 단속…언론사들도 게재 신중 기해야

기사승인 2017.08.30  10:06:08

서영길 기자 newsworth@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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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시광고에도 ‘팩트체크’ 필요하다에 이어...

[더피알=서영길 기자] 소비자를 기만하는 표시광고 중에서도 ‘김상조 공정위’가 손을 보려는 대표 사례는 ‘수익형 부동산 광고’다. 저금리로 인해 해당 광고들이 부쩍 늘어남에 따라 관련 법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광고에 표기된 수익이 어떻게 나왔는지 정확한 산출방식을 세세히 적어야 한다는 게 개정안의 골자다.

기존 수익형 부동산 광고엔 ‘월 100만원 확정 수익’ ‘10년 보장’ 등 장기적 수익을 단정적으로 표현할 수 없도록 돼 있다.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은 수익형 부동산 광고.

예를 들어 지난 5월 문화일보와 매일경제가 각각 지면을 통해 낸 ‘김포OO신도시 10년 책임 임대보장 오피스텔/매월 65만원 확정지급!’ ‘공실 시에도 10년 동안 110만원씩 매달 지급’이라는 광고는 신문윤리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수익금을 10년간 장기적으로 확정지급 하겠다고 단정적으로 광고한 게 문제가 됐다.

또 ‘강릉OO호텔 중도금60% 무이자/확정수익률 8%’ 제목의 광고를 낸 조선일보 외 비슷한 표시광고를 한 몇몇 일간지 역시 수익률을 단정적으로 내세운 것이 제재 사유가 됐다. 이뿐 아니라 “노후 걱정 끝!” “매년 선불” “2017년부터 따박따박 선월세” 등 마치 연금처럼 장기간 수익금이 보장된 것인 양 묘사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향후엔 이런 표현을 쓸 수는 있되 어떤 근거에 의해 어떻게 수익금 등이 산출됐는지, 수익 보장 방법 및 기간 등을 광고에 모두 명시해야 한다. 두루뭉술한 표현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공정위의 의지로 풀이된다. 이는 정수기나 공기청정기 등 생활 렌탈 제품에도 적용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현재 개정안에 대한 규제 심사가 진행 중에 있다. 예상대로라면 10월 중 개정돼 1년 유예 기간을 거쳐 내년 10월께 법적 효력을 가질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전원회의에 참석해 심의하고 있는 김상조 위원장. 뉴시스

하지만 표시광고 관련한 공정위의 이번 개정안을 두고 관련 업계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민간 기관을 통해 충분한 심의를 거친 후 광고를 내보내는 건데, 정부가 너무 행정편의적인 시각에서 자신들만 닦달한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신문에 광고를 내고 있다는 한 부동산업체 관계자는 “무턱대고 광고주에게만 칼을 들이미는 법 개정”이라고 불만을 얘기했다.

그는 “부동산 수익이 어떻게 ‘1+1=2’라는 공식처럼 딱 떨어져 산출될 수 있나. (개정안은) 부동산 업자들에게 광고를 아예 하지 말라는 뜻이다”라며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우리도 광고 집행 전에 나름대로 심의를 거친다. 제도 마련을 할 생각은 않고 매번 광고 하는 사람들 탓만 하고 있으니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부동산 관계자도 “부동산 수익조사 업체를 통해 타당성 검사까지 마치고 내보낸 지면 광고가 최근 시정조치를 받았다”며 “이렇게 규제를 많이 하면 솔직히 광고하고 싶은 생각이 사라진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차라리 언론사나 사전심의기관 같은 곳에서 업체가 집행하려는 광고를 검토하는 시스템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들의 주장처럼 표시광고 위반사례는 계속 늘고 있는데, 해당 광고를 집행한 광고주에만 모든 책임을 물어 처벌하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 잘못된 광고를 아무런 필터링 없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게재하는 언론들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다.

몇몇 민간기구에서 사후심의를 통해 부당한 표시광고를 실은 매체들에 조치를 취하고는 있지만 개선의 여지가 별로 없다는 게 관련자들의 중론이다. 현재 신문윤리위원회는 오프라인 신문광고를, 인터넷신문위원회는 온라인광고에 대한 사후자율심의를 통해 해당 언론사에 경고나 주의 같은 제재를 가하고 있지만, 법적 효력이 없어 실효성은 미미한 상황이다. ▷관련기사: 부동산 과장광고 4개 신문사 제재

자율심의를 맡고 있는 한 기관의 연구원은 “모니터링 후 해당 매체에 처분 결과를 통보를 해주고는 있다”면서도 “법적 강제성이 없다보니 조처에 대해 언론사들이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라고 했다. 그는 “허위광고를 실어도 언론사에 법적 책임이 없는 상황에서 누가 인력을 들여 광고에까지 팩트체크를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와 관련, 한 일간지 광고국 관계자는 “(신문에 게재한) 광고에 문제가 있다는 처리 결과가 오면 광고주에게 그 부분을 삭제해 달라고 계도는 하고 있다”면서도 “우리가 광고 내용까지 다 보면서 실을 수는 없지 않나. 국내 모든 언론이 같을 거다. 매체 광고시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하루 판을 맞추고 매출을 올려야 하니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얘기”라고 잘라 말했다.

언론사 자정 vs 법적 제재

하지만 허위·과장 광고를 방치하게 되면 장기적으로 언론사의 신뢰도마저 금이 갈 수 있다. 독자들은 매체 신뢰도를 바탕으로 동일선상에서 광고까지 인식하려는 경향이 큰데, 당장 눈앞에 있는 광고 매출을 놓지 못해 언론이 스스로 제살 깎아먹기를 하게 된다는 뜻이다.

실례로 지난 2015년 한겨레신문은 한국사 국정 교과서 논란이 한창이었을 당시 정부정책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가하면서도, 종이신문 1면 하단에 국정 교과서가 필요하다는 정부광고를 실어 논란이 된 바 있다. 허위·과장 광고 케이스는 아니지만 신문사 논조와 어긋나는 내용 때문에 독자 외면을 불러왔다. ▷관련기사: ‘국정교과서 반대’ 한겨레·경향, 교육부 광고는 다른 행보

이와 관련, 김성해 대구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신문은 기사는 물론 광고까지 포함해 독자에게 전달되는 상품이라는 인식이 있어야 한다”며 “이제 신문사들도 광고 집행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교수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신문사가 허위·과장광고를 지속적으로 싣게 되면 자신들이 (기사 등 콘텐츠로) 만들어 낸 차별화를 스스로 포기한다는 점에서 브랜드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며 “언론사 브랜드를 중요시 여긴다면, 잘못된 광고에 대한 자정 노력과 이와 관련한 부작용 등을 제대로 파악해 자율적으로 문제를 고쳐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언론의 자정 노력에 기대기보다 미국처럼 연대 책임을 묻는 강력한 법 제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김상훈 인하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부당한 표시광고가 적발됐을 시 광고주에게만 모든 책임을 돌려서는 근본적인 문제해결이 안된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광고주는 물론 그 광고를 만든 광고회사, 광고를 게재한 언론사까지 공동 책임을 물어 법적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위법한 표시광고를 싣는 건 결국 신문을 믿고 보는 독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기에, 언론 신뢰도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면서 “미국 뉴욕타임스의 경우 음식 광고에 대해 직접 성분 실험까지 해볼 정도로 지면 광고에 신중을 기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부당한 표시광고의 근절을 위해선 기업이나 언론사의 책임 있는 자세와, 실효성 있는 법적 제재가 병행돼야 한다는 의미다.

김성해 교수는 “엄청나게 많이 쏟아지고 있는 표시광고들을 사전에 심의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며 “신문광고보고서 등을 제도화 해 독자나 소비자들이 관련 정보를 제대로 인지하게 한 후, 언론사 신뢰도에 영향을 미치게 하는 방안이 현실적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서영길 기자 newsworth@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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