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_광고회사_페북지기다
#우리가_광고회사_페북지기다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7.08.17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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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력 넘치는 대홍기획 애묘인, 풍채 좋은 제일기획 FM, 컴퓨터 없는 SK플래닛 파워블로거

[더피알=안선혜 기자] “각 회사 페북지기님들 점심 한번 먹어요. 점심은 더피알이 쏘시는 걸로.” 이 한 마디에 소환됐다.

<더피알>이 지난 6월 각 광고회사 페이스북 페이지를 톺아본 기사(▷바로가기)를 SK플래닛 M&C부문 담당자가 공유하며 남긴 멘트였다. 장난 섞인 드립을 진지하게 받아치기로 마음먹으면서 광고회사 페북지기들의 대면은 이뤄졌다.

(왼쪽부터) 김범준 제일기획 프로, (얼굴 공개가 부끄러운) 김주혜 대홍기획 대리, 엄지 sk플래닛 m&c부문 플래너. 사진: 서영길 기자

런치타임을 갖겠다던 당초 계획은 티타임으로 변경됐지만, 시간 맞는 세 회사 담당자들이 모여 썰을 풀었다. 알고 보니 풍채 좋은 제일기획 FM(Field Manual·정석), 덕력 넘치는 대홍기획 애묘인, 컴퓨터 없는 SK플래닛 M&C부문 파워블로거, 국내 광고업계를 주름잡는 광고회사 페북지기들의 정체였다.

행여 회사에 누가 되는 말이 기사화될까봐 홍보 담당자들까지 세트 참석. 열심히 레이저를 쏘아댄 연유에서인지 기막힐만한 내부 폭로는 나오지 않았지만, 간간히 곁들여진 유머는 순전히 그들 덕이다.

특색 분명한 각 광고회사 페이지들만큼이나 서로 다른 개성을 지닌 페북지기들 간의 약간은 어색하고 때론 빵빵 터졌던 티타임 현장이다. (조금 길어서 독자들의 눈 건강을 위해 두 번에 나눠 공개함)

다들 모이셨으니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엄지 sk플래닛 m&c부문 플래너

엄지 SK플래닛에 와서 페이스북 업무를 한 지는 이제 1년차 됐어요. 사내 소식을 잘 전달하는 콘텐츠 전달자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범준 제일기획에서 소셜·온라인 파트를 담당하고 있고요, 홈페이지랑 블로그, SNS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쪽 분야에서는 1년 조금 넘게 근무하고 있습니다.

김주혜 대홍기획은 2014년 8월부터 페이스북을 시작했는데요, 그때부터 제가 진행을 하고 있어요. 저희 PR셀에서 이희연 책임님과 협업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실은 키보드 워리어처럼 뒤에만 있다가 이런 자리가 너무 민망해서….

이희연 그래서 제가 막 여기 모니터 갖다 놓고 각자 사무실에서 티타임해야 되는 거 아니냐고 했어요.

김주혜 차라리 스카이프로 하자고.(웃음)

그래도 서로들 다 아시는 것 같은데. 오히려 저만 초면인 분들도 계세요.

김동한 네, 저희가 일 년에 네 번 정도 광기회라고 광고회사 홍보담당자들끼리 모임이 있어요. 그중 두 번 정도는 기자님들도 같이 모이고. 거기서 뵀었죠.

김민정 저희는 예전에 김주혜 대리님 뵈러 사무실 직접 갔었어요.

김주혜 네, 맞아요 맞아요.

김민정 대홍이 정말 페북을 열심히 하셔서 저희도 도움말 듣고자. 그때는 다른 담당자분이 계셔서 못 뵀는데, 직접 발로 뛰면서 진짜 열심히 하시는 것 같아요. 회사 구성원들이 참여를 너무 잘해주신다고. 제작팀 CD(크리에이티브 디렉터)님이 하신 거였나? 따로 뮤직비디오처럼 만든 영상이 한참 막 올라와서 어떻게 그런 협조를 받을 수 있는지 여쭤봤어요.

김주혜 실은 격월 정도로 사내 행사가 개최돼서 서로 제작물 보고 공유하는 자리가 있는데, 그때 우리끼리 재밌자고 만든 영상이에요. 페이스북 콘텐츠로 만들어야겠다는 전략적인 건 아니었어요.

대홍이 광고계의 공무원이라는 클래식한 이미지가 너무 강하잖아요.(웃음) 그냥 우리끼리 웃고 즐기려던 거지만, 이렇게 재미있는 사람이 많은데 보여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왜 대홍이 저리 공격적으로 페이스북을 할까 의아하게 비쳐질 수 있었지만, 사실 저희는 아무 생각이 없었습니다.

원래 저희가 6월에 모임을 진행하려 했는데, 미뤄진 게 제일기획 탓이에요.(웃음) 김범준 프로가 칸에 가셨더라고요.

김범준 올해 처음으로 칸 라이온즈 특집을 진행했어요. 전에는 칸 끝난 후에 정리성 콘텐츠를 올렸는데 이번에는 행사 전, 행사 중, 행사 후 크게 3단계로 나눠서 콘텐츠를 구성했어요. 행사 전부터 예고성 콘텐츠로 기대감을 모으고, 칸 진행되는 동안에는 동시간대에 쏘면서 전반적인 관심을 고조시켰죠.

제일기획이 칸 라이언즈 기간 동안 올린 관련 게시물.

그중 하나로 칸에서 저희랑 CJ E&M, YG엔터가 같이 진행한 세미나가 있어요. 세미나 내용을 국내에서 다같이, 가장 발 빠르게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이 페이스북, 블로그 포스팅이더라고요.

국내에 계신 분들에게 실시간으로 어떤 내용으로 진행됐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했어요. 미리 원고 써놓고 현장에서 사진 찍은 후에 끝나자마자 바로 발행하는 식으로 동시간대 송출에 집중했습니다. 칸 라이온즈 기간(6.17~24) 동안 블로그에서 13건, 페북에서는 15건의 콘텐츠를 발행했어요.

엄지 플래너는 따로 뭐 준비해 오신 게 있다고.

엄지 저희 페북지기 캐릭터 들고 왔어요. (뒤에서 주섬주섬 꺼내며) 제가 쓴 적은 한 번도 없어요. (SK플래닛 M&C부문은 페북지기 가면을 쓴 직원이 게시물에 종종 등장한다) 제 몸을 노출하기보다는 다른 여성분들을 섭외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가면 계속 쓰고 있을까요? 크큭

김주혜 저흰 나중에 대홍이 로고 얼굴에 합성해 주세요.

대홍기획 페이스북에서 활용되는 캐릭터(왼쪽), sk플래닛 m&c부문 페이스북 대표 캐릭터

주혜 대리님은 직접 그림도 그리신다고 했죠.

김주혜 저는 원래 전공이 광고가 아니라 순수미술이에요. 잘하지는 못했어요.(웃음) 왜 대홍기획 생일이라고 하면 우리는 축하해 달라고 하지만, 외부에서는 ‘굳이 왜’라는 의문이 들잖아요.

그래서 ‘조금 축하해 주지 않겠어?’하면서 수줍은 화법으로 이야기하려다가 도저히 이미지가 안 떠오르는 거예요. 그러다 부끄러워하는 이미지를 한 번 그렸었어요. 그걸로 계속 돌려막기 하다가 마치 상징 캐릭터처럼…. 저희 정규 캐릭터는 아니에요. 그만큼 퀄리티가 없어서…(수줍) 부끄러운데 칭찬받고 싶다거나 축하받고 싶을 때 쓰는 캐릭터에요.

페북에 올리는 사진이나 영상은 저희 부서(홍보팀)에서 다 하고 있어요. (엄지 플래너는 엄지사진관이라는 개인 페이스북도 운영하고 있다. 취미로 찍어 올린 여행 사진으로 에세이집도 출간했다.)

엄지 저희 캐릭터 같은 경우는 사내 공모를 통해서 받은 거예요. 광고회사 특징이 유형의 제품이 있는 게 아니다보니 말할 수 있는 화자를 정해서 친근감을 높여보자는 시도였어요. 생각보다 많이 그려주셨는데, 말하는 톤에 부합하는 캐릭터를 찾다가 지금 캐릭터로 정했어요. 가끔 눈이나 입을 바꾸기도 하고, 몸도 막 바꾸고 그렇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각사마다 페북 운영 방향성이 조금씩 다른 듯해요. 어떤 채널로 포지셔닝하고 있는지.

김범준 제일기획 프로

김범준 제일기획은 우수한 마케팅 역량에 포커스를 두고 있어요. 글로벌 능력까지 더해서 글로벌 마케팅 솔루션 강자로 어필하는 캠페인도 계속 소개하고 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광고주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채널이라는 메시지를 강조하고 있고요. 사내 채널을 활용하면 좀 더 (광고에 대한) 파급력이나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부분에 초점을 맞춰 강화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회사 온드(owned) 미디어를 확장하고 이를 활용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김주혜 대홍은 아까 얘기했듯 클래식한 이미지를 벗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아요. 또 광고인하면 슬픈 이미지가 너무 많잖아요. 야근 많고 박봉이고 등등. 저희 대표님은 워라밸(워크 앤 라이프밸런스) 강조하시거든요.

칼퇴를 위해 진짜로 PC가 꺼지는 날이 있어요. 그럼 막 거짓말하지 마세요, 노트북으로 일하죠 이런 댓글이 달리기도 하지만 우리 노력을 계속 알리는 데 도움을 주지 않을까 해요.

이희연 조금 부연 설명 드리면 최근에 투아워스테이블(2 hours table)이라는 것도 시작했어요. 점심시간에 2시간 동안 지갑 없이 대표님 돈으로 맛있는 걸 같이 먹는 프로그램이에요.

김동한 상한은 정해져 있는 거죠?(웃음)

이희연 없어요. 저희 팀은 초기에 진행해서 근처에 있는 식당엘 갔는데, 다른 팀들은 와인 먹으러 다닌다고 하더라고요.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김민정 SK플래닛 M&C 부문 부장, 이희연 대홍기획 책임, 김동한 제일기획 프로, 엄지 SK플래닛 M&C 부문 플래너, 김범준 제일기획 프로, 김주혜 대홍기획 대리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김민정 SK플래닛 M&C 부문 부장, 이희연 대홍기획 책임, 김동한 제일기획 프로, 엄지 SK플래닛 M&C 부문 플래너, 김범준 제일기획 프로, 김주혜 대홍기획 대리

김주혜 우리가 막 큰 회사 이런 느낌은 없지만, 그래도 조금은 좋아요라는 점을 어필하고 있어요. 저희 대표님이 워낙 좋으셔서. (일동 웃음)

아니 (충성충성 같은) 그런 거 아니고요. 진짜 재미있는 거 좋아하세요. 드립같은 것도 맘대로 해도 되고. 이제 저희 채널 보는 분들이 광고주보다는 예비 광고인들이 많아지다 보니 보다 페이지도 어려진 것 같아요. 그 분들이 좋아하는 것을 저희도 좋아해야 알 수 있잖아요.

저는 진짜 페이스북 좋아하거든요. 제가 가지고 놀고 재미있는 것들, 유행하는 것들을 다루려고 해요. ‘~하대홍’ 이러면서 말하고.

실은 이게 기업 계정이니 드립도 정도가 있잖아요. 저 때문에 광고주가 떨어질 수는 없으니까.(웃음) 그래서 심하게는 못하고 해시태그로만 조금씩 넣는 정도로 하고 있어요. 재미있는 페북은 많지만 그렇게까지는 안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위험하니까.

엄지 저희는 SK플래닛의 광고 역량을 보여주는 정략적인 부분과 광고회사 사람 이야기를 담는 두 가지를 적절하게 믹스해서 다루고 싶어요. 아무래도 재미난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이잖아요. 이 두 가지가 가장 궁극적이에요.

회사에서 밀고 있는 빅데이터 관련 콘텐츠도 중간에서 나르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런 걸 만들어서 어쩔 땐 터질 때가 있고 안 터질 때가 있어서 아직은 감이 잘 안 오네요. 그밖에도 M&C부문이 광고회사라는 걸 알릴 수 있는 채널로도 활용하고 있고요.

김민정 저희가 SK플래닛 내부 여러 사업부 가운데 하나잖아요. 사실 공식적 소통 창구로 SK플래닛 홈페이지랑 페이스북이 따로 있긴 한데, 거기에서는 저희 광고 역량을 따로 보여주는 게 제한적이에요.

그래서 자체 M&C부문 페이스북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는 거예요. 보통 광고회사에 관심 있는 친구들이 SK플래닛으로 검색해도 광고부문을 찾기 어렵거든요. 우리가 광고하고 프로모션하고 공공사업한다는 걸 알리는 별도의 공식 채널인 셈이에요.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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