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병’ 논란에도 맥도날드 페북은 ‘청정구역’
‘햄버거병’ 논란에도 맥도날드 페북은 ‘청정구역’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7.08.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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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난여론과 별개로 일상적 커뮤니케이션 활발…전문가 “플랫폼 자체 특성에 기인한 것”

[더피알=안선혜 기자] 햄버거 위생실태 조사결과 발표를 막으려고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냈다가 기각되고, 공개된 결과에서는 11개사 38개 제품 가운데 유일하게 한 버거에서 기준치의 3배 이상을 넘기는 식중독균이 발견됐다.

이른바 ‘햄버거병’ 논란을 촉발시키며 최근 홍역을 치르고 있는 맥도날드 이야기다. 한국소비자원 조사 결과 용혈성요독증후군(햄버거병)을 유발하는 장출혈성 대장균은 검출되지 않았지만, 여러 회사 제품들 가운데 맥도날드 일부 버거에서만 기준치를 초과하는 식중독균이 검출되면서 회사의 브랜드 이미지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서울의 한 맥도날드 지점 앞. 뉴시스

여론의 공세도 매섭다. 관련 소식을 전하는 뉴스가 공중파, 종편, 신문사, 온라인 매체 가릴 것 없이 무더기로 쏟아지고 있고 해당 뉴스에 달린 댓글들도 험악하기 그지없다.

“맥도날드 불매하고 망해야지 ㅉㅉ(쯧쯧)” “맥도날드 함께해서 더러웠고 다시는 보지 말자” “다른 건 몰라도 얘들한테 이런 것 먹이지 마라”와 같은 의견들이 이를 대변한다.

하지만 온·오프라인에서 펼쳐지는 이같은 비난여론과는 사뭇 온도가 다른 곳도 존재한다. 페이스북에 구축된 맥도날드 페이지다.

철저히 마케팅 채널로 활용되고 있는 이 공간에는 외부에서 빗발치는 타박도 잠시 빗겨나 있는 모습이다.

초콜릿이 듬뿍 함유된 신제품 파이 게시물 하단으로는 이용자들이 서로 태그를 걸며 “나 이거 진짜 먹고 싶었어”라거나 “이거 실화?” “먹으러 가자” 등의 멘트가 줄을 잇는다. 댓글 수는 무려 1000여개에 육박한다.

맥도날드 페이스북에 11일 올라온 신제품 예고 게시물. 상당수의 댓글이 제품에 대한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이 뿐 아니라 맥도날드 시즌 메뉴를 알리는 다양한 홍보 게시물들도 열렬한 호응을 받고 있다. 심지어 민감하게 받아들일 법한 고기 패티가 들어간 신메뉴 광고 영상에도 서로 친구를 소환하며 먹고 싶다 내지 사달라는 댓글이 한가득이다.

햄버거병 논란이나 식중독 검출 등의 이슈가 언론지상을 수놓으며 심각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고, 트위터 및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비난이 빗발치지만 페이스북은 사회적 공분이 미치지 않는 ‘청정구역’인 셈이다.

페이스북에서만 보이는 이같은 특이현상은 플랫폼 자체 특성에 기인한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송동현 밍글스푼 대표는 “페이스북은 친구로 맺어진 유유상종 공간인데다, 특정 페이지에 좋아요를 눌렀다면 해당 브랜드를 긍정적으로 인식하거나 이벤트에 참여하려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페이스북에 직접적으로 대중이 공분할 콘텐츠가 게시되지 않는 이상 외부 이슈를 통해 타격을 입는 경우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가령 맥도날드가 위생 관련 콘텐츠를 올렸다면 부정적 반응이 일어날 공산이 크지만, 특정 게시물이 문제되지 않는다면 굳이 해당 페이지를 찾아들어오진 않는다. 즉, 사회적 목소리를 내기 위해 ‘한번 더 검색’이라는 번거로움을 감수하지는 않는다는 해석이다.

송 대표는 또 “큰 이슈가 있을 때는 보통 가시성(사람의 시선을 끄는 정도)을 낮추기 위해 마케팅 활동도 권하지 않곤 하지만, 맥도날드의 경우 (햄버거병) 이슈와 마케팅을 별개로 판단한 듯하다”고 봤다. 해당 이슈가 시간이 지나면서 다소 소강상태에 들어간 것도 맥도날드 페이스북을 무풍지대로 만든 요인이기도 하다.

다만, 한국소비자원 조사 결과가 향후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현재 맥도날드는 소비자원 조사에서 햄버거 샘플 수거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피력하며 본안 소송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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