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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은_트렌드가_되는가 1

[브랜드텔링1+1] 편집과 진짜 콘텐츠를 채워줄 OO

기사승인 2017.08.07  10:07:37

정지원 thepr@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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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텔링 1+1이란..?
같거나 다르거나, 깊거나 넓거나, 혹은 가볍거나 무겁거나. 하나의 브랜딩 화두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과 해석.

[더피알=정지원] 파리를 대표하는 편집샵 콜레트(Colette)가 폐점소식을 알렸다.

콜레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사라 안델만은 “모든 좋은 일에는 끝이 찾아오는 만큼, 콜레트 역시 멋졌던 지난 20년을 뒤로 하고 오는 12월 20일 문을 닫는다”라고 발표했다. 안델만은 모친이자 콜레트 창업자인 콜레트 루소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전세계 많은 패션 피플들의 탄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필자도 콜레트의 갑작스런 폐점소식에 생각이 많아졌다.

콜레트 인스타그램에 게시된 사진 중 일부. 폐점 소식을 알린 후에도 이용자들의 호응은 여전하다.

이제 콜레트가 사라진다면 지금 핫하다는 런던의 편집샵 도버 스트리트 마켓(Dover Street Market)은 또 언제까지 지속될까? 지금 핫한 브랜드 슈프림(Supreme)은 언제까지 갈까?

이 시대에 과연 의미 있고 깊이 있는 브랜딩을 하는 것은 가능할까? 브랜드를 소비하는 패턴이 점점 빠르게 변해가는 것을 우리는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까?

잘 쌓은 취향이 트렌드로

콜레트가 어떤 인사이트와 즐거움을 준 공간이었는지 많은 이들이 기억하고 있다. 패션잡화 뿐만 아니라 향수, 잡지, 화장품, 음반, IT전자제품, 미술전시까지 그야말로 편집의 진수를 보여준 곳이다. 이 뿐인가? 매주 핫한 디자이너들과 독점 콜라보레이션을 선보였던 것도, 전 세계에 ‘워터바’ 열풍을 불러온 것도, 20유로의 ‘서프라이즈 키트(kit)’로 선물제안을 한 것도 모두 콜레트였다.

명실공히 시대가 원하는 ‘편집’에 모자람이 없이 펼친 곳이었다. 요컨대 콜레트를 창업한 콜레트 루소의 취향은 고스란히 트렌드가 되었다.

콜레트를 시작으로 크고 작게 시작된 편집샵들은 지금까지도 젊고 감각 있는 대중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편집샵이 인기를 끈 것은 ‘루틴(routine)’을 깼기 때문이다.

한 매장에서 다양한 브랜드를, 서로 다른 디자이너의 제품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은 기존의 질서를 깨는 쾌감, 필요한 것만 딱딱 골라서 맛볼 수 있는 즐거움이 있었다.

단, 이러한 편집샵이 그저 난잡한 잡화점으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꼭 필요한 것이 있으니 이는 바로 콘셉트, 혹은 맥락이다. 맥락 있는 취향만이 반짝 눈길을 끄는 셀렉션이 아닌 오래가는 진짜 콘텐츠의 집합소, 편집샵을 완성하는 것이다.

취향에 맥락을 더하라

1980년에 48개의 생활잡화로 시작해 지금은 우리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거의 모든 물건을 팔고 있는 무인양품(MUJI)은 기존 잡화에 콘텐츠를 결합시키는 작업을 한다. 기존 유라쿠초 매장을 리뉴얼해 책과 잡화를 융합한 매장, 즉 무지북스(MUJIBOOKS)로 재개장한 것이다. <독서의 신>을 쓴 작가이자 희대의 독서가로 불리는 일본 최고의 독서 고수 마쓰오카 세이고가 한 큐레이션은 확실히 남달랐다.

무지 홈페이지에 게재된 유라쿠초 매장 사진.

이곳에서 눈여겨 볼만한 것은 책의 큐레이션과 도서분류법이다. ‘책이 있는 일상’이라는 콘셉트에 맞춰 1만 도서를 선별하고 독특한 방식으로 전시했다. 요리에서 사용하는 조미료 사시스세소(さしすせそ:설탕, 소금, 식초, 간장, 된장의 히라가나 표기에서 한 글자씩 가져와 조합)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일상생활의 사시스세소를 바탕으로 서가를 구성했다.

무인양품이 보유한 7000여종의 각종 잡화를 주력으로 ‘사(さ)(冊: 독서의 역사에서부터 책에 관한 2000권)’, ‘시(し)(食: 食에 관한 2000권)’, ‘스(す)(素: 소재에 관한 2000권)’, ‘세(せ)(生活: 생활에 관한 2000권)’, ‘소(そ) (裝: 의복에 관한 2000권)’라는 다섯 개의 키워드를 선정해 ‘책에 둘러싸인 생활’이라는 다소 느슨하고도 여유로운 진열을 시도한다. 무인양품이 만권의 책을 큐레이션한 이러한 방식은 그들의 잡화에 가까운 상품들을 고스란히 ‘콘텐츠’로 여기게 해준다.

상품인가, 콘텐츠인가

유통에서 ‘편집’이 여전히 필요해지는 이유는 뻔한 대리점, 직영점 구조에 ‘취향’이라는 요소가 개입됐을 때 생기는 마법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맛없는 프랜차이즈 식당 같은 제품의 나열은 소비자에겐 그저 찍어낸 제품일 뿐 특별한 콘텐츠가 아니다. 지금 위기를 겪는 모든 오프라인 유통점에서 할 일은 이것이다. 콘텐츠를 만나게 하는 것. 단, 그 콘텐츠는 진짜여야 한다.

억지를 쓰거나 카피를 하거나 겉으로만 모양을 낸 편집은 말짱 소용없다. 큐레이션은 쓸모없는 것을 덜어내는 것이다. 쓸모없는 것들을 덜어낸 후엔 그 자리에 진짜 콘텐츠를 채워주고 유지해줄 최적의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 본질적으로 콘텐츠를 구성해낼 수 있는 감각과 감성을 가진 사람말이다.

콜레트가 은퇴하면서 그의 샵 콜레트를 폐점한다는 것은 바로 이런 사실을 상징하는 게 아닐까? 1997년부터 2017년까지 20년간 우리를 놀라게 하고 새롭게 한 ‘콘텐츠’를 구성했던 그 ‘사람’이 물러나면서 이 아름다운 샵은 폐점할 수밖에 없다는 그런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칼 라거펠트가 쇼핑하러 가는 유일한 장소였던 이곳을 그는 “그 누구도 팔지 않는 제품을 판매한다”고 극찬했다. 위기를 겪는 유통점,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주는 조언이다. “그 누구도 팔지 않는 콘텐츠를 팔라.”

고객경험의 점유를 높이는 경험설계는 우리의 무의식적 습관을 살살 흔들어 보는 것에서 시작한다. 당연한 불편에 물음표를 꽂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정지원
제이앤브랜드(J&brand) 대표이사

정교한 맥락과 매력을 통해 이 시대에 필요한 브랜딩 솔루션을 찾아내느라 골몰 중.

정지원 thepr@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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