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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홍보맨…가장 잘 아는 분야에 올인”

[에이전시로 간 시니어 ③] 신동규 스트래티지샐러드 부사장

기사승인 2017.07.27  14:17:53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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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찾기가 쉽지 않은 기획이었다. 시대는 융합의 흐름인데 의외로 업의 경계를 넘나든 선수들이 드물었다. 수소문 끝에 언론사와 인하우스 각각에서 에이전시로 노선을 튼 네 명의 시니어를 만났다. 일대일 인터뷰로 제2의 커리어를 이야기하고, 추후 방담을 통해 에필로그를 담을 예정.

김영묵 플레시먼힐러드 코리아 부사장
박상현 프레인글로벌 부사장
③ 신동규 스트래티지샐러드 부사장
한주영 이목커뮤니케이션즈 부사장

[더피알=강미혜 기자] 신동규 스트래티지샐러드 부사장은 두산그룹 홍보실에서만 20여년 간 근무한 뚝심의 PR맨이다.

두산 창립 100주년 기념행사, IMF 외환위기 당시 구조조정, 대형 M&A 홍보, 두산그룹 형제의 난, 리먼사태 등을 거치며 대내외 각종 이슈관리 실무자 또는 책임자로서 역할을 했다. 2014년 8월 스트래티지샐러드에 합류해 현재 파워하우스 부문 대표를 맡고 있다.

신동규 스트래티지샐러드 부사장

스트래티지샐러드에서 두 번째 커리어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두산을 떠나면서 처음엔 새로운 길을 찾고자 노력했습니다. 20여년 홍보만 했기에 다른 일을 하고자 하는 마음이 앞섰어요. 그래서 주변 선후배 및 지인들에게 상의하고 다른 길을 모색했지만,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자기가 잘 아는 분야도 퇴직 후 성공하기 힘든데 하물며 잘 모르는 일을 벌였다가는 망하기 십상이라고 겁을 많이 주더라고요.

혼자서 고민하던 차에 마침 잘 아는 후배인 정용민 대표의 요청도 있고 해서 결국 에이전시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의 선택이 옳았던 것 같아요. 그 동안 경험했던 홍보 관련 소스나 네트워크, 솔루션 등을 사장시키지 않고 현재 회사의 구성원들과 공유하는 게 가치 있다고 생각합니다.

위기관리에 특화한 에이전시에 적을 두게 됐는데, 어떤 역할을 하고 계신가요.

스트래티지샐러드는 국내 최초로 설립된 위기관리 전문 컨설팅사로 이제는 이슈·위기관리 전문 홀딩컴퍼니입니다. 내부에 1개 자회사와 1개 부문으로 분화돼 있어요. 밍글스푼(minglespoon)은 온라인과 소셜미디어 이슈관리 실행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이고, 저는 오프라인 이슈 및 위기관리 실행 서비스 부문인 파워하우스(powerhouse)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클라이언트사 이슈 및 위기 발생 시 오프라인 및 온라인 언론 대응과 지원 업무를 주로 리드하고 있어요.

같은 PR업을 이야기한다고 해도 인하우스 재직 시절과 다소 다를 것 같습니다.

인하우스에 있다가 에이전시에서 일 하다 보니 미디어 측에서 보는 눈이 좀 다른 거 같아요. 대기업에 비해 좀 낮춰본다고 할까. 인하우스에 비해 에이전시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네트워크도 약하다 보니 그런 거겠죠.

대기업 인하우스는 조직과 시스템, 버짓(예산) 등이 충분하잖아요. 에이전시는 아무래도 열악한 편이죠. 인하우스 예산을 받아 활동해야 하는 한계가 있으니까요. 인하우스가 잘 짜인 조직과 시스템으로 미디어와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하면서 좀 좋은 조건에서 홍보한다면, 에이전시는 처음 왔을 땐 맨땅에 부딪치는 느낌이었어요.(웃음)

반면 스트레스는 상대적으로 적은 것 같아요. 인하우스 근무 시절엔 부정적인 기사 뜨면 아무리 임원이라 해도 진짜 목숨 걸고 전쟁을 치러야 했거든요. 물론 에이전시도 클라이언트를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그 느낌이나 강도는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여러 시니어들이 업무를 나눠서 그렇기도 하고요.

20년 익숙한 환경에서 벗어나 새로운 곳에서의 적응은 어땠나요.

에이전시에 와서 가장 낯설었던 것은 여러 회사를 한 회사가 서비스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이슈나 위기관리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고 해도 그룹사, 식음료, 소비재, 화장품, 대형학원, 온라인, 유통사 등등 백화점식으로 다양한 회사들이 클라이언트로 있고, 그 각각에서 별의별 유형의 이슈들이 줄지어 처음에는 파악하는 데 좀 애를 먹었습니다.

자연히 일선 코치들과 시니어들 간에 커뮤니케이션 분량이 압도적이어서 버겁기도 했고요. 저희 회사에서는 라인(LINE) 메신저를 업무용으로 쓰는데, 클라이언트마다 그룹이 지어져 있고 프로젝트나 이슈별로 또 그룹이 따로 있어요. 거기에서 하루에 찍히는 업무 메시지들과 논의 요청들이 최소 일이백통이 넘습니다. 그만큼의 이메일도 있고요. 처음에는 정말 집에서 샤워할 때도 휴대폰을 들고 들어가서 확인해야 할 정도였어요.

또 하나 놀랐던 점은 에이전시 일선 코치들이 소위 말하는 짬밥이나 경력에 비해 상당히 많은 일을 빨리 해낸다는 거였습니다. 인하우스가 좀 무겁게 천천히 흘러간다고 하면, 에이전시는 뭐든 후딱 후딱 해내고 다른 일을 또 해야 하니까 당연한 것 같습니다. 사실 코치들 한 명 한 명이 생산라인 아닙니까. 그래서 코치들에게 개인적으로 잘 해 주려고 많이 노력합니다. 힘들면 술도 사주고, 아들딸 뻘인 직원들의 이야기도 들어주고.(웃음)

두산 홍보맨으로서 일반적인 PR업무 외 대형 M&A와 리스크관리도 많았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 특수한 실무 경험이 현재 일에서 어떤 가치를 만들고 있다고 보십니까.

클라이언트 이슈 발생시 대안을 도출하고 실행하면서 구성원들에게 자문을 해주는 게 가장 큰 가치가 있는 거 같아요. 클라이언트사 회장님이나 대표이사들과 마주 앉는 것은 인하우스 시절 그룹에서 종종 했던 경험이지만, 사내 코치들에게 자문해 주면서 그들로 하여금 일이 돼가게 만드는 게 참 새롭고 재미있습니다. 이제는 코치 구성원들이 알아서 척척 하는 걸 보면 보람이 커요. 내가 잘 선택했구나 하는 만족감 같은 거죠.

업무 사이클만큼 라이프스타일도 달라졌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경영진으로서 시간관리가 자유로운 만큼 조금의 여유가 생겼다고 할까요. 일정관리가 편해졌어요. 인하우스에서는 제가 임원이었다고 해도 더 높은 분들(?) 일정에 맞추다 보니 나라는 존재감은 없고 불필요하게 허비되는 시간이 있었는데, 에이전시는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에요. 클라이언트 쪽에서 일정을 요청해도 꼼꼼하게 짜인 스케줄에 따라 우리 시니어들이 서로 맞춰가기 때문에 일부 유연함이 있고요.

가족, 친구들도 둘러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고 운동이나 여행 등 나 자신에 투자 할 수 있는 시간도 생겼어요. 한마디로 일할 때 열심히 일하고, 쉴 때 잘 쉬는 서양 스타일의 업무 환경이죠.

기업 홍보임원으로 지낸 많은 분들 중에서 퇴직 후 활동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에이전시에서 역량을 발휘하지 않는 건가요, 못하는 건가요?

글쎄요. 개인마다 생각이 다르니까 한마디로 설명하기는 힘들겠죠. 대기업 홍보임원 출신들은 에이전시라는 곳을 잘 몰라서 못 올 수도, 홍보가 지겨워서 안 올 수도 있을 거고. 잘 나가다가 에이전시 간다고 하면 스스로 초라하다고 생각해서 피하는 것일 수도 있을 테고요.

제가 보는 문제는 현업에 있는 인하우스 홍보실, 특히 그룹사들이 그런데요. PR에이전시 산업을 너무 모른다는 점입니다. 사실 현직에 있는 홍보임원들은 PR에이전시를 들어만 봤지 실제 어떤 메커니즘으로 움직이고 어떤 서비스를 어떻게 하는지 상세하게 알지 못해요. 그나마 요즘 젊은 팀장들이나 과장, 대리급들은 에이전시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있어서 다행이지만요.

에이전시에서 인하우스로 옮겨가고, 반대로 인하우스에서 에이전시로 옮겨오면서 서로 피가 섞이고 내공들이 올라가야 전체적으로 PR업계가 발전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일로(silo) 현상만 지속하면서 나는 그냥 평생 인하우스, 너는 평생 에이전시 이런 마인드는 이제 너무 고리타분한 거죠.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인하우스 시니어들이 종종 에이전시 임원으로 영전하고, 에이전시 대표나 임원들이 반대로 인하우스 임원으로 영입되는 게 오래 되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상호간에 그래야 존경심이 생기고, 언론에서도 하나의 큰 업계로 인정을 하게 되겠지요.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두산 재직 당시)도 알았다면 하는 점이 혹시 있나요?

인하우스 시절에는 다소 무식한(?) 방법으로 홍보 했던 거 같아요. 그냥 자료 만들고 언론에 뿌리고 부정기사 나오면 찾아가서 떼쓰고 빼 달라고 하고.(웃음) 외부기관이나 전문가 등으로부터 교육받아 본 적이 없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교육이나 훈련도 받고 하면서 전략적 사고를 겸비했다면 훨씬 효율적으로 했을 거 같은데… 철 지난 후회죠. 그래도 그때는 젊었으니까 했죠, 지금 하라면 못해요.(웃음)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현장에서, 또는 책만 보고 일을 배운다고 생각하지 말라는 겁니다. 물론 책 읽을 시간도 없는 홍보인이 더 많지만요. 언론관계에만 집중해서 그것에만 매달리면 향후 입지가 너무 좁아진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앞으로의 목표를 말씀해주세요.

개인보다는 회사가 성장하는 게 최우선 목표에요. 아울러 구성원들도 함께 일하면서 보람 있고 재미있는 직장을 만들려고 합니다. 특히 우리 코치들을 국내에서 최고의 이슈관리 전문가들로 양성하는 것이 바람입니다. 저희 회사에서 5년 이상 경험을 쌓으면 어느 회사에 가도 이상적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역량을 심어주고 싶습니다.

인하우스 홍보맨에서 에이전시로 새 출발을 생각하는 이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충분히 고민해보고 내가 가장 잘 아는 분야에 올인하는 게 정답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길은 많지만 어느 길이 정답인지는 아무도 모르잖아요. 먼저 지금 자신의 업무를 정확하게 잘 배우는 것이 가장 기본이고요, 일정 경력이 성공적으로 쌓인 후 그 안에서 자기가 가장 잘하는 분야에 올인하면 리스크는 상당히 줄어들 겁니다.

위기관리, 이슈관리, IR, 대관업무, PI, 입법지원, 글로벌 PR… 우리 업계에도 앞으로 발전할 무주공산이 상당수 남아 있습니다. 일상적인 언론관계에만 너무 많이 줄을 서 있다는 걸 기억하세요. 기회는 아직 많습니다.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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