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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와 팬덤의 상생관계

[브랜디스의 팀플노트] 국민프로듀서 원픽의 열쇠

기사승인 2017.07.27  12:23:25

브랜디스 고성경 www.facebook.com/brandis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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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0011 번으로 강다니엘만 쳐서 문자 한 통만 보내줘!

친구야 잘 지내지? 다름이 아니고 #0011번으로 옹성우만 써서 문자 한 통만 보내 줄 수 있을까?

편의점 알바 중 문자 한 통만 쓰자던 여고생이 100원과 감사하다는 말만 남긴 채 도망치듯 나간 후, 내 폰에는 #0011로 주학년이라고 보낸 문자가 남았다. 하.. 의도치 않게 한 표를 행사해 버렸다.

[더피알=고성경] 프로듀스101 시즌2 당시 일어난 일이다. 여러 기획사에서 연습생 101명이 지원자로 나와 대중들의 선호에 따라 상위 11명이 아이돌그룹으로 데뷔하게 되는 오디션 프로그램이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연습생을 향한 투표, 즉 ‘국민프로듀서’의 힘으로 시즌1(여자판)에서는 걸그룹 I.O.I가, 시즌2(남자판)에서는 보이그룹 워너원이 결성됐다. ▷관련기사: 광고계 新대세는 ‘나야 나’

이 과정에서 ‘오늘 밤 주인공은 나야 나, 나야 나!’라고 외치는 101명의 연습생 가운데 원픽(1pick)을 데뷔시키기 위해 너도 나도 투표전쟁에 참여했다. TV를 시청하며 속으로만 응원을 보내던 이들도 국민프로듀서란 이름으로 참여하는 등 행동을 끌어냈다.

프로듀스101 성공의 바탕에는 1020 세대의 팬덤(fanatic+dom) 문화가 있다. 이들 팬덤은 다양한 방식으로 존재한다. 포털의 카페나 블로그를 적극 활용하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굿즈 매매 및 티켓양도 등이 일사분란하게 진행된다. 나아가 홈페이지마스터 일명 ‘홈마’가 직접 찍고 편집해서 올린 생생한 사진과 영상을 공유하고, 커뮤니티를 통해 서로의 원픽을 밀어주는 상생의 메시지를 보여주기도 한다.

이렇게 끊임없이 발전하는 팬덤문화 형성과정을 프로듀스101의 국민프로듀서를 통해 살펴본다.

1st step 브랜더 연출

기업에서 고객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브랜더(Brander·브랜드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성장을 책임지는 관리자)가 프로듀스101에도 있다. 다름 아닌 엠넷(Mnet)이다. 이들은 교차 편집을 통해 매번 연습생들의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표현해 이른바 ‘떡밥을 투척’한다. 일각에서는 악마의 편집이라며 ‘PD가 인기의 척도를 결정한다’ ‘프로그램이 너무 개입한다’는 말도 이어졌다.

1~2주차 1등을 차지했던 연습생의 위기를 암시하는 듯한 예고편.

하지만 오히려 연출 덕분에 101명의 개성이 더 부각됐다. 처음 프로듀스101이 나왔을 땐, ‘101명을 어떻게 한 무대에 올리고 3분밖에 안 되는 노래를 나눠 불러?’라는 의문이 든다. 그러나 ‘설마 이중에 네 취향이 한 명쯤은 있겠지’라는 듯 연습생 한 명 한 명을 소개하는 의도된 연출이 연습생 개개인을 알려주는 보완재로 작용한다. 결과적으로 아는 만큼 보인다고 3분짜리 무대 위 연습생들의 매력이 보이고 애정을 키우는 팬심을 심어줬다.

2nd step 내 손에 달린 브랜드 운명

국민프로듀서 대표 보아가 ‘국민프로듀서님들께 인사!’라고 외치면 연습생들은 ‘국민프로듀서님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크게 외친다. 프로듀스101에서 순위선발식이 끝날 때마다 하는 인사다. 처음 보는 사람들은 수많은 연습생들이 자신을 국민프로듀서라 부르며 투표를 부탁하는 장면이 어리둥절하다.

실제 이 인사대로 100% 국민투표로 방출과 생존이 결정됐다.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은 심사위원 위주였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국민프로듀서가 중점이 되었다는 점이 흥한 이유이다. 즉 내가 박진영, 이승철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데뷔한 11명의 연습생들은 ‘민주주의 아이돌’이라는 별명도 있다.

준비과정을 보면 시즌1 여자판 프로듀스보다 우는 연습생들이 더 많다. 자연스레 유독 눈에 밟히는 ‘원픽(단 한 명에게만 투표해야 할 때 표를 행사할 만한 ‘최애캐’)이 생긴다. 그 때부터 내가 응원하는 연습생을 양육하기 시작한다. 투표를 통해 밥(?)을 주고 행실 논란이 생기면 변을 치우듯 팬이 나서서 해명하기도 한다. ‘내 연습생’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점은 다마고치와 비슷하다.

이들이 순위가 발표될 때마다 잔뜩 긴장하고, 귀가 빨개질 때까지 울음을 참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101명의 일희일비가 내 표에 달려있다는 것을 여실히 느끼게 한다. 때문에 나의 ‘원픽’이 절대 방출되지 않게 해야겠다는 사명감까지 생긴다.

3rd step 브랜든의 적극적 움직임

걸그룹은 대중이 만들고 보이그룹은 팬덤이 만든다는 말이 있다. 대중은 폭이라면 팬덤은 깊이다. 때문에 화력도 엄연히 다르다. 걸그룹이 나오는 시즌1의 경우 동영상 플랫폼 댓글 성비가 5대 5 정도였다. 동영상 조회수는 최대 75만회. 반면 시즌2에서 1위 강다니엘의 무대 영상 댓글 성비는 여자가 94%로 압도적이었고, 동영상 조회수는 무려 607만회다. 또한 시즌1의 1위가 86만표 가량이었던 데 비해 시즌2의 1위 강다니엘은 배가량인 158만을 득표했다.

자신이 응원하는 연습생에 투표를 독려하기 위해 팬들이 집행한 지하철 광고.

팬덤의 위력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투표 결과만이 아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지하철 광고. 홍대입구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프듀입구’라고 불릴 만큼 아직 데뷔하지 못한 연습생들의 응원광고로 채워져 있었다. 광고비용은 최소 300만~600만원이지만, 굿즈를 만들어 팬들로부터 펀딩을 받아 집행됐다. 뿐만 아니라 직접 광고영상을 만들어 소셜미디어에 유료광고를 집행하거나 스타의 이름으로 숲을 조성하고 쌀을 기부하는 등 ‘내 스타’의 홍보와 이미지메이킹 등에 전방위적으로 참여한다.

이렇게 팬덤은 스스로 콘텐츠를 소비하고 생산한다. 과정에서 브랜더는 개입하지 않는다. 브랜든(Brandon·자발적으로 좋아하는 브랜드의 성숙과 완성을 돕는 소비자)의 움직임에 의한 활동 대부분은 2차 가공물인데, 이를 위한 소스만을 제공한다. 팬덤은 브랜더의 소스에 대해 피드백하고 그에 맞는 새로운 결과물을 내는 구조다.

일련의 상호작용을 통해 팬덤은 내가 브랜딩에 참여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 더욱 브랜드를 사랑하게 되고, 브랜드는 더욱 재미난 ‘거리’를 만들어 내는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brandis is...
도전을 통해 나와 이 사회의 성장을 이끌어가는 세종대학교 브랜드 전략 연구회. 캠페인 및 커뮤니케이션 사례 등을 마케팅을 배우는 학생의 시각으로 살펴봅니다.

브랜디스 고성경 www.facebook.com/brandis3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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