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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인의 ‘선배’로 불리고파”

[에이전시로 간 시니어 ②] 박상현 프레인글로벌 부사장

기사승인 2017.07.26  15:37:33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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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찾기가 쉽지 않은 기획이었다. 시대는 융합의 흐름인데 의외로 업의 경계를 넘나든 선수들이 드물었다. 수소문 끝에 언론사와 인하우스 각각에서 에이전시로 노선을 튼 네 명의 시니어를 만났다. 일대일 인터뷰로 제2의 커리어를 이야기하고, 추후 방담을 통해 에필로그를 담을 예정.

김영묵 플레시먼힐러드 코리아 부사장
② 박상현 프레인글로벌 부사장
신동규 스트래티지샐러드 부사장
한주영 이목커뮤니케이션즈 부사장

[더피알=강미혜 기자] 박상현 프레인글로벌(이하 프레인) 부사장은 제3, 제4의 커리어를 쌓고 있다. 세계일보를 시작으로 IT전문지와 해외 교민신문 등의 매체에서 기자로 일했고, 중간에 국회의원 보좌관을 지냈다.

기자를 그만둔 뒤에는 투자자문사 경영전략본부 임원 등도 역임했다. 언론계와 정계, 금융계를 두루 경험한 그는 2012년 9월 프레인에 입사해 만 5년을 앞두고 있다.

박상현 프레인글로벌 부사장

언론사 기자로 시작해 다양한 이력을 가지셨네요.

결과적으로 보면 다방면의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가 PR에이전시 업무에 매우 유용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프레인 같은 대형 에이전시로 옮긴 데에는 이같은 경력이 뒷받침됐다고 볼 수 있어요.

현재 프레인에서의 역할을 소개해주세요.

프레인글로벌은 8명의 임원이 자신의 이름을 내건 파트너 조직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독립된 조직은 아니지만 로펌 형태를 지향합니다. 저는 20여명의 구성원들과 함께 ‘박상현 파트너’를 운영하면서 금융, 유통, 스타트업 등 분야의 클라이언트 언론홍보 전반을 총괄하고 있어요. 그 외 이슈관리와 미디어 트레이닝, 국회 관련 퍼블릭어페어즈(PA) 업무도 맡고 있습니다.

흔히 언론인과 홍보인을 갑을관계로 비유하곤 하는데요. 5년간 에이전시에서 PR업무를 담당 하면서 느낀 점이 궁금합니다.

기자마다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규정하긴 어렵습니다만, 홍보의 주된 대상이 언론매체이기 때문에 헤게모니는 언론인에게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이유로 직원들 대부분 그런 관계로 인식하는 경향이 큰 게 현실입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새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면서 기사를 빼거나 제목, 내용을 바꿔달라는 요구가 많이 감소해 갑을관계라는 인식 또한 크게 줄어들고 있어요. 개인적으로도 정보제공자와 뉴스생산자라는 각자의 역할이 존중되는 건강한 관계를 구축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떠오르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에피소드라기보다는 제가 최종 수정한 보도자료를 클라이언트 회사의 대리가 이상하게 고쳤다가 뒤늦게 기자 출신인 줄 알고 민망해했던 적이 있습니다.(웃음) 또 하나는 기자 시절의 ‘선후배’라는 호칭이 익숙하고 친숙하기도 해서 직원들에게 ‘부사장’ 대신 ‘선배’로 불러달라고 했으나 가차 없이 까였던(?) 기억이 나네요.(웃음)

일간지와 전문지, 교민신문 등을 거치셨는데요. 다양한 매체 경험이 PR업무를 하는 데 있어 어떤 긍정적 효과를 주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미디어의 사회적 기능과 산업적 속성을 직접 체험했다는 점이 PR에이전시에서 전문성을 높이는 데 크게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클라이언트의 보도자료를 작성하는 일에서부터 뉴스 아이템을 발굴하고 그 밸류(value)를 높이는 일, 미디어를 상대하는 일, 중요한 사회적 의제를 형성하는 일 등 언론홍보 전 영역에서 ‘언론사-에이전시-고객사’라는 3각의 가치를 함께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은 에이전시 위상을 높이는 데도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에이전시에 와서 좋은 점과 나쁜 점 혹은 어려운 점이라면 뭐가 있을까요.

에이전시의 역할이 언론홍보만이 아니라 이슈 및 위기관리, 대관업무, PI(President Identity), 리서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온라인PR 등으로 업무 범위가 넓고 깊이가 있어서 이 모두를 아우르며 전문성을 확보한다는 것이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또한 클라이언트 뉴스뿐만 아니라 미디어 환경 변화를 파악해야 하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국제 등 전 분야의 이슈를 끊임없이 섭렵하는 노력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되기에 그만큼 힘든 일이라고 할 수 있죠.

좋은 점이라고 하면 미디어와 이를 상대하는 입장 양측을 겪다보니 통합적이고 전략적인 안목과 시각을 가질 수 있게 됐다는 거예요.

기자 시절엔 전혀 몰랐던 에이전시 라이프를 한 가지 꼽자면.

PR에이전시가 수주 기반의 비즈니스라는 점을 잘 몰랐습니다. 경쟁 비딩(입찰)에서 이기기 위한 고역이 이만저만한 게 아닙니다. 제안 작업에 돌입하면 야근은 물론 주말 근무도 예사입니다. 하나의 제안팀이 400미터 계주 달리기 하듯 팀웍을 잘 이뤄야 하는 것은 물론 철저한 환경 분석과 앞선 아이디어를 짜내기 위해 그야말로 처절한 사투를 벌이곤 합니다. 명검을 만들기 위해서는 수도 없는 담금질을 해야 하듯 좋은 제안서를 만드는 과정은 정말 지난합니다. 이런 점을 알았다면 감히 올 생각을 못했을 겁니다.(웃음)

왜 국내 에이전시업계에는 언론사 출신 인사가 많지 않은 걸까요.

에이전시가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에 비해 미디어와의 관계 형성이나 근무조건, 처우 등에서 좀 불리하거나 열악하다고 보는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에이전시에서는 다양한 분야와 내용의 클라이언트와 프로젝트를 경험할 수 있어요. 그 점에서 기업 홍보실에서 접하기 힘든 많은 기회를 만날 수 있고요. PR분야의 전문성과 노하우를 쌓는 데는 기업 홍보실보다 유리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진정한 PR전문가가 되고 싶다면 에이전시에서 일해 볼 것을 추천하는 바입니다.

PR맨이 된 후 일상생활도 달라지셨을 것 같아요.

일상에서 가장 큰 변화는 야간 및 주말 근무가 줄고 공휴일에 쉰다는 점이에요. 노동과 휴식의 불균형이 많이 개선된 거죠. 다만 기자 시절에는 사회를 변화시키는 데 미력이나마 일조한다는 가치와 보람을 가졌으나 에이전시에서는 그런 면이 부족합니다.

그러나 PR도 사회를 바꿔나가는 데 중요한 역할이 있다고 봅니다. PR의 본령이 기업이나 정부가 각각의 타깃인 소비자와 시민, 즉 공중과 이해와 신뢰 관계를 구축하도록 돕는 것이잖아요. 진실에 기반한 커뮤니케이터의 역할을 통해 더 좋은 기업과 정부가 되도록 하는 것이 PR이 가져야 할 사회적 기능이라고 생각해요.

업계 와보니 이 부분은 꼭 개선해야 한다는 점이 있나요?

에이전시의 가장 큰 문제는 홍보용역에 대한 대행료, 소위 리테이너 피(retainer fee)가 낮다는 점입니다. 계약을 연장하는 경우에도 가격을 올리기가 힘듭니다. 에이전시의 영업이익률이 낮다는 점은 PR업계가 함께 풀어야 할 숙제에요. 대행료를 현실화하고 가격 비딩에 따른 출혈경쟁을 삼가야 합니다. 동시에 에이전시에서 일하는 컨설턴트들의 전문성을 높이고 PR업무의 고부가가치화를 이뤄야 할 것이고요. PR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제고하고 PR기업과 PR인의 위상을 높이는 데 일조하고 싶습니다.

언론계에서 PR업계로 전업을 고려하는 분들에게 조언 한 마디.

기자들은 소위 ‘야마’라고 하는 어떤 사안의 핵심과 본질을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문장으로 만드는 우수한 능력과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런 역량은 어떤 직업으로 궤도 수정을 한다고 해도 매우 중요한 강점으로 작용할 겁니다. 다만, 상대방의 입장에 서보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와 겸손한 태도를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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