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난리에 온·오프서 괴로운 청주시
물난리에 온·오프서 괴로운 청주시
  • 서영길 기자 (newsworth@the-pr.co.kr)
  • 승인 2017.07.18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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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저류시설 트위터 홍보, 한나절만에 조롱거리 돼

“…충북대 정문 앞이 강수량 330mm에도 끄떡없는 비밀. 침수로 발생되는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설치한 우수저류시설 덕분에 게릴라성 폭우에도 끄떡이 없답니다.”

[더피알=서영길 기자] 지난 14일 청주시가 공식 트위터에 올린 우수저류시설에 대한 홍보 내용이다. 그런데 불과 이틀 뒤 이 글이 ‘성지’의 장이 돼버렸다. 16일 새벽부터 정오께까지 쏟아진 폭우로 시(市) 대부분이 속수무책으로 물에 잠기면서다. 큰 강우에도 끄떡없다고 호언하던 청주시는 한나절 만에 빈축을 사게 됐다.

지난 14일 청주시가 올린 우수저류시설 홍보 트윗.

이날 청주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는 1995년 8월(293mm) 이후 22년 만에 두 번째로(290mm) 많았다. 특히 오전 7시부터는 시간당 최대 91.8mm의 비가 쏟아지는 ‘물폭탄’ 수준이었다. 하지만 앞서 청주시가 언급한 330mm에는 미치지 않았다. 물폭탄이긴 했지만 그로 인해 물난리가 날 정도는 아니었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청주시민들 뿐 아니라 누리꾼들의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자, 청주시는 애초 해당 시설을 홍보했던 트위터를 통해 해명에 나섰다. 시는 “‘강수량 330mm에도 끄떡없다’는 표현은, 7월 1일~11일까지 11일간 내린 총 강수량에 대한 것이다. 저류시설은 시간당 80mm의 강수량을 감당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밝혔다.

이어 또 다른 트윗을 통해 “오늘(16일)은 시간당 91.8mm의 기습폭우로, 우수저류시설이 (있었기에)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는 논리를 폈는데, 이같은 시의 입장표명이 옹색한 변명으로 비쳐지며 오히려 논란이 커졌다.

충북대 정문 앞 오거리 도로가 대부분 빗물에 잠겨있다. 청주시 트위터.

일부 누리꾼들은 “그냥 1년 동안 총강수량 해서 2000mm에도 끄떡없다고 하시지...(@Man***)” “끄떡이 있었긴 있었군요(@tour***)”라며 비꼬았고, “이거 어제자 청주맞나요?(@Versor***)”라며 빗물이 가득 고인 충북대 정문 오거리 사진을 함께 올리며 조롱했다.

청주시는 지난 2012년부터 259억원을 들여 내덕동과 개신동·내수동 등 3개 지역에 우수저류시설을 설치했다. 그 중 106억원이 14일 홍보한 충북대 앞 시설에 들어갔다. 시에 따르면, 청주지역의 과거 50년 강우를 계산해 시간당 80㎜의 비가 내려도 침수 피해가 나지 않도록 설계한 것이었다.

물론 천재지변은 인력으로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청주시의 호언장담과 변명조 해명이 시민들의 불신을 키우는 결과를 가져왔음은 부인할 수 없다. 홍보거리가 되레 논란의 빌미가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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