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방’ 개척하는 23세 농사꾼의 유튜브 라이프
‘농방’ 개척하는 23세 농사꾼의 유튜브 라이프
  • 이윤주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7.07.18 17:4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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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농사 짓고 셀프 촬영, ‘버라이어티 파머’ 오창언씨

[더피알=이윤주 기자] 각양각색의 1인 방송이 등장하는 가운데 또 하나의 ‘프런티어’가 나왔다. 그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농방’(농사방송). 주인공은 23살 파릇파릇한 청년이다.

계곡에서 머위 쌈밥과 엄나무 순 데쳐 먹기. 버라이어티 파머 유튜브

강원도 인제에 사는 20대 오창언 씨는 ‘버라이어티 파머’란 이름을 내걸고 유튜브에서 농사방송을 진행한다.

초당옥수수 이삭 솎기, 씨앗 파종하기, 씨감자 자르기 등 농작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뿐 아니라 창문 밖에 나타난 노루를 관찰하고 계곡에서 나뭇가지로 낚시하는 등 일상을 콘텐츠로 선보인다.

계곡에서 머위 쌈밥과 엄나무 순을 데쳐 먹고, 한밤중에 인디언감자로 불리는 아피오스를 구워먹는 등 먹방도 자연산이다.

그는 어쩌다 농사를 하게 됐을까. 그리고 왜 유튜버가 된 걸까. 버라이어티한 삶을 사는 그에게 질문을 던졌다. 때마침 폭염으로 집에 들어와 쉬고 있었다는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버라이어티 파머 오창언씨.

파머님을 소개해주세요.

23세 오창언입니다. 강원도 인제에서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어요. 올해 한국농수산대학을 졸업해 농사일을 시작한지는 얼마 되진 않았어요.

청년 농사꾼이 흔치 않은데, 굉장히 신기해요.

부모님이 농사를 지으셔서 어릴 적부터 농사가 힘들고 사람들의 인식도 안 좋구나라고 느끼면서 자랐어요. 유치원에 다닐 때부터 농사가 하고 싶었어요.

저랑 친한 형이 있는데요. 어느날 그 형과 술 한잔을 하다가 농사가 하고 싶다고 말했어요. 농업에 문화를 입혀서 많은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고요. 형이 그러더라고요. 엔터테인먼트쪽은 어떻겠느냐고요. 처음엔 그게 뭔 이야기지 했는데, 이젠 조금 알 것 같아요.

그래서 유튜브 1인 방송을 하게 된 거군요.

처음엔 아프리카TV를 해볼까 생각했어요. 그런데 농업의 공익적인 면을 알리기 위한 건데 상업적 이미지가 있으면 안되겠다 싶어서 유튜브로 결정했어요.

지난 몇 달간은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라고 고민도 많이 했죠. 결국 촬영장비도 사고, 편집 프로그램도 알아보고 하나씩 배워나갔죠.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무리해서 맥을 질렀어요. (웃음) 농사하는 걸 보고 자라니까 돈 투자하는 건 아깝지 않더라고요.

방송을 시작하고 나니 주변의 반응은 어때요?

도시의 부모님들은 모르겠는데 시골에 사는 저희 부모님은 온라인에 대해 문외한이시다보니 처음엔 반대하셨어요. 1인 방송이 뭔지 잘 모르시니까요. 그런데 서울 삼촌들이 놀러올 때마다 부모님을 설득해주셨어요. 정말 괜찮다고요.

결국 아버지가 허락하셨는데 아직도 썩 좋아하시진 않아요. (웃음) 일하는 중간에 카메라를 꺼내고 촬영하니까 “쟤가 일 안하고 무슨 영상을 찍는다고!”라고 하시긴 해요.

농사일도 하고 유튜브 영상도 찍어야 하고…. 진짜 부지런해야겠네요.

그죠. 농사도 지어야 하는데 영상 편집도 오래 걸리니까 힘들더라고요.

평소 새벽 4~5시에 일어나요. 요새는 경우 해가 뜨고 햇볕이 강해지면 더워서 일하기가 힘들거든요. 오늘은 폭염주의보가 내려서 오전에 대충 지저분한 거 정리하고 집에 들어왔어요. 오늘처럼 뜨거울 땐 일을 쉬어야 해요.

농사, 먹방, 자연에서 놀기 등 소재가 다양해요. 아이디어는 어디서 찾나요?

다 평소에 하는 것들이에요. 계곡에서 낚시하는 것도 어릴 적부터 해왔고 지인들이 강원도에 놀러오면 이렇게 놀아요. 머위나물를 따고 하는 것도 일상이에요. 요즘은 로컬 푸드가 인기잖아요.

도시에 사는 지인이 그러더라고요. 시골의 하루 일과는 도시 사람에겐 다 새롭다고요. 사소한 것 하나하나도.

모든 콘텐츠에 애착이 갈 텐데요.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콘텐츠가 뭔가요.

제일 처음에 찍었던 영상이요. 한 장면 한 장면 찍으려고 장소를 찾아가서 장비를 내리고 또 싣고 장소를 옮기고…. 고생했죠. 대사를 적어놓고 중간에 종이를 봐가면서 찍었어요.

아쉬운 점은 최근 촬영한 ‘계곡에서 낚시하기’ 같은 영상의 경우 찍어줄 사람이 없다는 점이죠. 삼각대를 놓고 찍으면 아무래도 흥미진진한 구도를 연출하지 못하니까요.

얼마 전 ‘열정에 기름붓기’ 페이지에 소개된 것으로 알고 있어요. 덕분에 이름도 많이 알려졌을 것 같은데, 농사에 관련된 제휴문의도 들어올 법 해요.

구독자가 900명에서 1만5000명으로 훅 올라갔어요. 제휴문의는 아직 시작단계라서 그런지 없었어요. 만약 나중에라도 그런 제의가 들어와도 안 할 생각이에요. 사람들이 “얘도 결국엔 돈 벌라고 방송 하는구나”라고 생각할 테니까. 몇 년간은 유튜브 광고도 안달 거예요.

제 목적은 농업의 긍정적인 측면을 홍보하고 덩달아 농산물들이 홍보되는 것이니까요. (웃음)

버라이어티팜만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시골 냄새요. 어르신들에겐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젊은 층에게는 농촌의 문화를 알릴 수 있는 매력을 가지고 있어요. 특히 젊은 층은 시골하면 힘들고 지저분하다는 이미지가 있는데, 즐기고 놀 거리가 많은 재미난 곳이라고 알려주고 싶어요.

그러다보면 농촌에도 많은 인구가 유입되고 농촌경제도 활성화되겠죠. 사람들이 농업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면 농민들의 인생이 바뀌지 않을까요?

앞으로 다루고 싶은 콘텐츠가 있다면.

아직 먼 얘기지만, 사업이 어느 정도 자리 잡히면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착한 농가를 소개하는 채널을 만들고 싶어요. 농산물을 수확하는 자리에서 즉석에서 요리도 하고요. 그리고 그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주소와 연락처를 남기는 거죠.

버라이어티 파머의 역할이 중요하겠네요. (웃음)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세요.

이건 좀 예민한 건데.. 제가 보여드리는 농업의 영상을 통해 농산물 가격이 비싸다는 인식이 개선되었으면 해요. 이렇게 정성들여 키우고 있는데….

보통 커피 한 잔이 기본 5000원부터잖아요. 그 가격이면 농산물을 정말 많이 살 수 있거든요. 그렇게 봤을 때 우리 식생활에 있어서 꼭 필요한 농산물의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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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4 2017-07-18 17:59:05
야! 유튜브 그만 편들어. 외국회사 한국돈 쓸어담아간다. 세금도 안내고.
지도 모르게 매국노 되는 거여. 상업방송보다 더 심해. 알고나 해라. 무시기는 용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