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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업 발목 잡는 네 가지 관행

한국PR학회 PR업무관행개선위원회 조사·분석 결과…“가이드라인 만들어질 것”

기사승인 2017.06.22  13:00:24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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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피알=강미혜 기자] 한국PR학회는 올해 봄철학술대회에서 학문적 울타리를 넘어 현업의 관행 실태를 점검했다. 실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학계가 추진한 일종의 토양 다지기로 볼 수 있다.

PR업무관행개선위원회(위원장 신호창 서강대 교수)가 일선 전문가 풀(pool)과 협력해 PR현업 실태를 조사, 분석한 바에 따르면 크게 4가지 문제점이 확인됐다. ①조직 내 PR업무 위상·전문성 문제 ②계약절차 및 업무관계 문제 ③언론사 및 이해관계자 문제 ④전문인력 수급의 문제이 그것이다.

이는 국내 PR 발전을 저해하는 대표적 난제들이다. 김영욱 PR학회 회장(이화여대 교수)은 “전문가 리뷰와 논의를 거친 만큼 내용을 확정한 뒤 학회 차원에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유관 조직과 기관에 공문 형태로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언론 관계 중심, 현실적 한계로

PR현장에서 개선을 요하는 업무 관행 첫 번째는 조직 내 PR업무 위상이다. PR(홍보)부서에 대한 임파워먼트(empowerment·역량과 힘을 고취하고 격려하는 것)가 부재하다고 지적됐다.

조사에 응한 A기업 매니저는 “PR팀은 기획이나 마케팅 등 회사 전체의 나아갈 방향 및 타부서에 영향을 미칠만한 청사진을 갖지 못하는 실행부서에 머물러 있다. (설령) 전략이 있고 대표이사 직속 등으로 편재돼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수행하는 곳은 PR팀 내부”라고 현실적 한계를 인정했다.

B기업 부장은 “미디어 관계에 집중하는 PR활동에 있어서는 더욱 전략적 파트너로 자리 잡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비슷한 관점에서 A기업 매니저도 “시니어 직급으로 갈수록 기자관계 등 인맥을 중심으로 업무를 진행하다 보니 개인 역량 개발이 부족하다. 특히 임원 이상의 경우 업무 능력에서 상대적으로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미디어 환경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PR효과 측정방식의 타당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C기업 대리는 “기업 홍보부서의 경우 KPI(핵심성과지표)를 설정할 때 아직도 지면광고 효과 산정 방식을 사용한다”며 “SNS 등 채널이 늘어나는 미디어 환경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PR효과 측정을 위한 정교한 툴을 찾는 데 소홀하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D기업 부장 역시 “미디어(전통언론) 가치 하락으로 경영진의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의 경우, 구매전환율 등 ROI(투자대비효과)가 트래킹되기 때문에 PR담당자들보다 마케팅 출신 실무자들이 효율적으로 예산 운영을 한다는 평을 받는다”고 전했다.

이처럼 인하우스(일반기업) PR인들이 조직 내부 시스템과 인식의 벽에 막혀 있다면, 에이전시(PR회사)는 전문성 제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B기업 부장은 “최근 대행사 업무 진행방식을 보면 보도자료, 기획자료 등을 말 그대로 ‘대행’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콘텐츠에 대한 이해 없이 단순히 주어지는 대로만 실행한다면 에이전시가 전략적인 컨설턴트로서 역할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학계 한 교수는 “요즘은 너도나도 PR회사라고 하는 것도 문제다”며 “실제 PR프로그램을 기획, 실행할 수 있는 회사와 전문가가 차별화되고 인정받아야 한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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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부서가 퍼블리시티 이외의 경영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 경영진 및 PR부서를 상대로 지속적으로 PR기능 확장을 교육이 중요하다.
→ PR부서를 대표이사 직속으로 편재해 임파워먼트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 계약절차 및 업무관계에 있어선 공공기관 PR용역 입찰과정에서 발생하는 비효율성이 심각한 문제로 언급됐다.

ㄱ사 대표는 “예산의 적정성과 달리 낮은 가격을 제시해 기술 평가 점수를 뒤집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면서 “(그런 식으로) 저가 입찰을 하게 되면 확보된 예산보다 낮은 금액으로 원하는 프로그램들을 실행해야 하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단가 인하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ㄴ사 실장은 “제안서 심사시 비전공 외부 인사의 참여로 인해 불공정한 평가가 이뤄지는 경우도 많다. RFP(입찰제안요청서) 내용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질문하기도 한다”면서 아울러 “제안서 내용을 보는 것이 아니라 어느 매체에 얼마나 (보도가) 많이 나가는지가 중요한 경우도 있다”고 성토했다.

계약상 합의된 업무나 예산 범위를 초과하는 일을 요구하거나 불합리한 지시 등도 빈번하다. ㄷ사 대리는 “계약서에 있는 업무 범위 이상의 것을 고객사가 요청해서 (응하기) 어렵다고 얘기하면 일 못하는 에이전시, 일 안하는 에이전시라는 후문이 들린다”고 했다.

ㄹ사 대표는 “명확하지 않은 업무나 전략을 지시해 기획서 및 프로그램 수정·번복이 잦고, PR효과 측정의 어려움이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ㅁ사 매니저의 경우 “법적 그레이존(판단이 모호한 영역)에 있는 활동을 PR회사에서 제안할 때까지 무리하게 아이디어 요청을 하는 경우도 있다. PR회사에 법적 책임을 전가하는 느낌마저 든다”고 비판했다. ▷관련기사: 공공PR 3건 중 1건 ‘유찰’…왜?

십수 년째 논의만 있고 개선은 없는 PR서비스 피(fee) 문제 또한 거론됐다. ㄴ사 실장은 “인건비 기준 단가가 낮다보니 인력 투입이 쉽지 않아 한 사람이 감당해야 할 업무가 과다하다”고 말했고, ㄷ사 대리는 “인하우스 담당자들 월급이 오르는 만큼 에이전시 비용 인상이 필요하다. 재계약시 피(fee)를 깎는 관행도 개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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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업과 동떨어지지 않은 다양한 PR효과 측정방식을 학회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하길 바란다.
→ 매뉴얼이나 가이드라인을 공동으로 발표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 공공PR 영역은 문체부 담당자들과 개선안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세 번째, 언론사 및 이해관계자와의 문제에 있어선 매체사의 부당요구로 인한 어려움이 컸다. 에이전시에서는 무리한 자료요청에 따른 육체피로를, 인하우스에선 언론사 주최 행사참석의 부담감을 호소했다.

이와 관련, E사 대리는 “PR회사 직원을 후배 기자에게 일시키는 것처럼 취재를 요하는 경우가 있다”며 “다른 PR회사에서 담당하는 아이템과 묶어서 자료를 만들어 오라거나, 담당하지 않는 내용에 대해 자료를 만들 것을 주문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D기업 부장은 “언론사들의 악화된 수익구조를 극복하기 위한 사업적 방편으로 세미나, 포럼 등이 우후죽순 늘어났다”며 “고액의 참가비용을 내면서까지 참석하고 싶지 않지만, 언론과의 향후 관계를 감안해 울며 겨자먹기의 ‘보험용 참가’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포럼의 계절 돌아왔다

실제 언론에 찍혀서 유무형의 피해를 보기도 한다. ㅁ사 매니저는 “특정 회사에 대해 부정적 기사를 다량 생산하거나, 특정 PR회사 담당 제품의 보도자료를 안 쓰거나 행사에 불참석하는 등 기자들의 비상식적 카르텔 행동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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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털사에 부당한 언론사가 연동되지 않도록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
→ 문제 발생시 PR회사 측에서 직원들을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PR 전문인력 확보 및 수급 부분은 경력자 이탈과 인턴 채용 문제로 요약됐다. ㄴ사 실장은 “(업계) 경력자 이탈이 심한 상황이다. PR을 하면서 비전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데, 이에 대한 해결책이 명확히 보이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며 “고객사의 갑질로 에이전시 인력이 빠져나가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이러한 문화의 개선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ㅂ사 과장은 에이전시의 갑질로 비쳐질 수 있는 인턴제 손질을 주장했다. 그는 “소수지만 몇몇 회사들이 조직 구성에서 기형적 구조를 보이는 경우가 있다. 정규채용 가능 여부를 밝히지 않고, 많은 인턴을 채용해 당장의 인력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그런 케이스에 해당한다”고 꼬집었다. PR인을 꿈꾸는 인재들이 찾는 좋은 토양이 되기 위해선 업계부터 정도(正道)를 걸어야 한다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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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업무에 대한 전반적 인식개선이 우선돼야 하고, 정당한 보상체계가 필요하다.
→ 인턴채용 기준과 기간, 정규채용 기준 등에 관한 합리적 가이드라인을 설정, 발표하는 것도 방법이다.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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