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들이 왜 위기관리에 실패할까
글로벌 기업들이 왜 위기관리에 실패할까
  • 정용민 (ymchung@strategysalad.com)
  • 승인 2017.05.16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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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민의 Crisis Talk] 해외 본사의 훈수, 지역사회 몰이해, 막연한 믿음…어이없는 대응 자초
유나이티드항공은 승객 폭행 논란으로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당시 충격적인 상황을 담은 영상(왼쪽)과 오스카 무노즈c eo의 세 번째 사과 소식을 전한 cbs뉴스 화면 .

[더피알=정용민] 유나이티드항공의 승객 폭행 사건은 위기관리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소셜미디어 시대인지라 현장의 폭행 장면이 생생하게 전 세계로 방영되면서 논란이 삽시간에 글로벌 이슈로 부상했다. 상황을 정확하게 보고 받지 못한 CEO는 너무 급하게 입장을 정리했다. 이내 당시 사정이 전혀 달랐음을 깨달았고, 감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자 여러 번 사과를 구하면서 동분서주했다.

당연히 회사의 주가는 곤두박질치고 CEO는 사임 압력을 받고 있다. 피해를 입은 베트남계 의사는 폭행과 인종차별 등의 여러 이유를 들어 거액의 소송을 준비했고, 그를 대리하는 최고의 변호사들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결국 유나이티드항공은 중장기전에 돌입하기보다는 두 손 들고 피해자와의 합의를 택했지만, PR업계를 비롯한 수많은 전문가들과 언론은 유나이티드항공의 위기관리가 실패했다고 평한다.

저명한 PR업계지인 피알위크(PRWeek)는 사건이 벌어지기 불과 한 달 전 유나이티드항공의 CEO 오스카 무노즈(Oscar Munoz)를 ‘올해의 커뮤니케이터(Communicator of the Year)’로 선정하기도 했었다. 이런 좋은 평가를 받던 CEO와 회사는 어떻게 이토록 어처구니없이 위기관리에 실패했을까?

깨어진 신화

약 십 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이런 신화들이 존재했었다. “글로벌 기업은 한국 토종 기업들보다 훨씬 위기관리에 대한 마인드가 좋다.” “위기관리 매뉴얼을 비롯해 체계가 잘 잡혀 있다.” “위기대응 역량을 유지하기 위해 훈련을 꾸준히 받는다.” 이런 환상적 이야기(fairy tale)가 여러 글로벌 기업 PR담당자들 사이에서는 상식처럼 통용되기도 했다.

그러나 몇 년 사이에 이는 정말 환상이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깨닫게 됐다. 글로벌 기업이 제공한 제품으로 인해 수많은 한국 고객들의 생명이 위협받는 위기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 회사는 십 년을 침묵하며 위기를 재앙으로 키웠다.

세계적인 리콜 캠페인을 진행하면서도 한국 시장에서는 법을 내세우며 맞서던 글로벌 기업도 있었다. 오랫동안 한국에서 사업을 키워오면서 한국을 이해한다했지만,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죄로 최악의 고통을 받았다. 왜 이들과 같이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글로벌 기업들이 위기 시 어이없는 실패를 자초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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