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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메시지 담은 광고, 호평과 혹평의 경계

美, 기업광고에서 사회적 대화 시도 사례 많아져…전문가 “시의적절한 이슈 중요…제품 등장은 정제해야”

기사승인 2017.05.02  14:53:37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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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피알=안선혜 기자] “신선하며 설득력 있다” vs “아플 정도로 무지하다”

‘화합’이라는 동일한 정치·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한 두 광고에 대한 엇갈리는 평가다. 전자는 하이네켄의 신규 광고에 대한 전반적 의견이고, 후자는 모델 켄달 제너가 등장한 펩시 광고에 대한 혹평이다. 왜 이런 상반된 반응이 나오는 걸까. 

(왼쪽부터)하이네켄 광고, 펩시 광고 중 일부.

하이네켄은 해당 광고에서 페미니즘과 트렌스젠더, 기후변화 등 3가지 주제를 담았다. 각 주제에 대해 상반된 의견을 가진 두 명이 첫 대화(아이스브레킹), 질의·응답, 공동 작업 등을 통해 상호 이해해나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트렌스젠더가 도덕적으로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남성이 트렌스젠더와 만나고, 여성학자가 페미니즘을 비판하는 남성을 만나는 일종의 실험 영상이다.

이들은 서로에 대한 정보 없이 첫 만남에서 가벼운 이야기를 나누고 공동 작업을 해나가다, 사전 인터뷰 영상을 보면서 비로소 서로가 이견을 가진 사람임을 알게 된다. 어색한 기류가 흐를 법도 하지만, 이들은 맥주 한 병을 마시며 대화를 지속해 나가는 결정을 내린다. 

펩시광고는 지난해 7월 미국에서 있었던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을 소재로 제작됐다. 사진작가, 첼리스트, 패션모델 등이 시위 현장을 목격하고 각자 하던 일을 멈추고 시위에 동참한다는 내용이다.

영상의 클라이맥스는 켄달 제너가 시위현장에 배치된 경찰관에게 펩시콜라를 건네고 시위 참가자들이 환호성을 지르는 장면이다.

이는 실제 현장에서 화제가 됐던 한 여성 시위자의 사진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당시 뉴욕 출신으로 알려진 아이샤 에반스는 당당하고 품위 있는 모습으로 중무장 경찰에 홀로 맞선 바 있다. 

현실에서 에반스가 구치소에 하루 동안 구금됐던 것과 달리, 광고 속 켄달 제너와 콜라를 건네받은 경찰은 행복한 웃음으로 시위를 마무리 짓는다.

최근 미국에서는 이같은 정치·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광고들이 빈번하게 등장하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들의 각축전이 벌어지는 슈퍼볼에서도 올해 버드와이저를 비롯해 에어비앤비, 아우디, 캠벨 등 다수 기업이 각각 이민자와 다양한 인종, 성(性)고정관념 등을 소재로 한 광고를 내놓은 바 있다. ▷관련기사: 2017 슈퍼볼 광고를 보면 미국의 현재가 보인다

그밖에 여타 브랜드들도 대선 과정에서 분열된 미국 사회를 아우르는 캠페인을 전개하거나, 다양성 존중 등을 소재로 한 캠페인을 선보이는 경우가 잦아졌다.

이에 대해 박재항 하바스코리아 전략부문 대표는 “최근 기업들에게도 특정 이슈에 대한 견해나 태도를 밝히라는 요구가 강력해졌다”며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까지 신경 쓰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 더 나아가 사회적 갈등 요소에 대해 사회 구성원으로서 기업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싶어 하고, 표명을 요구하는 경향이 생긴 것”이라고 이유를 분석했다.

이에 불응할 경우 사회 이슈에 무관심하거나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 기업으로 각인될 수 있어 적극적으로 자신의 브랜드에 맞춰 목소리를 낸다는 설명이다.

다만, 펩시처럼 역풍을 맞는 사례도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상업적 목적의 기업광고가 사회적 이해관계와 충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펩시는 음료를 더 팔기 위한 수단으로 역사적인 시위 장면을 오마주했다는 비난을 받아야 했다. 또한 경찰 폭력에 항의하는 시위의 심각성을 간과한 채 가볍게 그려냈다는 혹평을 받았다. 

약 3주전에 게시된 영상은 1000만회에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했으나, 좋아요는 3만 건, 싫어요는 15만건에 달할 정도로 대중들의 반감을 샀다. 결국 펩시는 해당광고를 공식 철회하고 사과할 수밖에 없었다.

스타벅스 역시 지난 2015년 인종차별 철폐를 내걸고 종이컵에 ‘레이스 투게더(Race Together)’ 슬로건을 적어주는 캠페인을 진행했다가 거센 반발에 부딪혀 중단한 바 있다. 기회주의적이고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일었다. ▷관련기사: 스타벅스의 ‘정치적 CSR’은 왜 실패했나

박 대표는 “하이네켄도 제품을 무리하게 등장시켰다는 점에서 비판은 존재하다”면서 “기업들이 정치·사회적 메시지를 전할 때는 자신의 브랜드가 확실해야 하고, 트렌드와 시의적절한 이슈를 잡아야 하며, 제품 등장은 최대한 정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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