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29cm 늘리니…만우절 이벤트도 브랜드화
생각을 29cm 늘리니…만우절 이벤트도 브랜드화
  • 서영길 기자 (newsworth@the-pr.co.kr)
  • 승인 2017.04.07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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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퀄로 시선잡고 스토리텔링으로 확산…“하루 반짝 이슈 아쉬웠다”

[더피알=서영길 기자] 매년 반짝 이슈로 그치는 ‘만우절 마케팅’을 브랜드화시킨 곳이 있다.  제품에 스토리텔링을 불어넣으며 가짜에 현실감을 더한 온라인 편집샵 29cm(29센티미터) 얘기다. 이들은 진지한 거짓말로 비교적 롱런할 수 있는 콘텐츠로까지 발전시켜 만우절을 일주일간 지속하고 있다. 

29cm는 앞선 만우절 이벤트에서 ‘1000만원 쓰기(관련기사 보기)’라는 색다른 이벤트로 온라인상에서 크게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번엔 애플워치에 상상력을 더한 가상의 앱을 선보이며 감성적 이야기에 집중했다.

만우절(4월 1일)에 맞춰 오픈한 29cm의 해당 페이지에는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이미지와 동영상이 올라와 있다. ‘하트쇼핑’으로 이름 붙여진 이 앱은 애플워치와 연동되고, 사용자의 심박동을 측정해 꼭 필요한 상품을 살 수 있도록 쇼핑 가이드를 해준다는 내용이다. 

고퀄 덕분에 흡사 애플이 만든 듯한 모습. 여기에 하트쇼핑 앱의 신빙성을 더하는 정확한 수치를 표기하고 두 가지 기능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덧붙여졌다. 

가령 “(쇼핑을 할 시)기준치 대비 심박수가 1.2배에서 1.5배 사이일 때 구매한 상품의 만족도가 가장 높았다(하트잇모드)”고 조언하거나 “심박수 대비 1.5배 이상 급격한 심박수의 상승은 충동구매로 이어지기 쉬우니 차분한 판단을 위해 심호흡을 하라(릴랙스모드)”고 충고한다.

하지만 페이지를 따라 내려가 맨 마지막 더보기 버튼을 누르는 순간 페이크(fake)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우리의 상상을 즐겨준 당신을 위한 9개의 선물. 29cm의 하트쇼핑 앱은 우리의 희망 사항이었지만, 9개의 ‘애플워치시리즈2’는 진지하게 준비해 두었다”는 상세한 설명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29cm는 독특한 시도로 레드오션인 온라인 쇼핑몰계에서 입지를 굳혀왔다. 주로 판매하는 제품이나 브랜드에 스토리를 입혀 콘텐츠로써의 가치를 부여하는 식이다. 29cm와의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려는 업체가 많은 것도 이런 이유다.

이번 만우절 마케팅도 그 연장선상이다. 다양한 기업들이 단순히 재미를 소재로 하루 이슈몰이에 나서는 것과 달리, 29cm는 자신들의 모토인 ‘당신의 더 나은 선택을 돕습니다’를 실천하려 했다.

전우성 29cm 마케팅 디렉터는 “대부분의 만우절 이벤트가 반짝 이슈를 목적으로 마련되고 끝나는 게 아쉬웠다”며 “29cm만의 색깔을 담아내 소비자들에게 단발성이 아닌 지속적인 이벤트를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29cm가 공식 페이스북에 게시한 하트쇼핑 앱 동영상은 현재까지 4만4000여건의 조회수와 100여건의 공유가 이뤄지며 지금도 확산되고 있다. 

전 디렉터는 “영상과 소재가 신선해 SNS를 통해 많이 공유되다 보니 이 앱이 진짜 나온 걸로 믿는 사람들도 다수 파악됐다”며 “마케팅 측면에선 성공적이지만 속아주신 분들께는 죄송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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