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通)’을 아는 대통령과 ‘통(統)’만 하는 대통령
‘통(通)’을 아는 대통령과 ‘통(統)’만 하는 대통령
  • 최영택 (texani@naver.com)
  • 승인 2017.03.08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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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택의 PR3.0] 미국 사례 반면교사 삼아야

[더피알=최영택]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장. 기자들이 앞다퉈 손들고 질문세례를 퍼붓는다. 각종 논란에 대한 대통령 입장을 듣고 싶어서다. 그럴 기회가 흔치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한달 동안 기자회견에 단지 4시간을 할애했다. 반면 트윗을 날리는 데에 18시간이나 사용해 ‘트위터 대통령’이란 별명을 얻었다. 대중 소통에 열을 올리지만 그의 지지율은 37%에 불과하다. 그가 가짜뉴스(Fake News)를 생산한다고 지목한 언론들의 지지율(52%)보다 낮다. ▷관련기사: 가짜뉴스 시대, ‘브랜드 체커’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박근혜 대통령은 트럼프보다 더 ‘불통’에 가까웠다. 지금은 직무정지 상태지만 박 대통령이 임기 동안 기자와 직접 대면한 자리는 신년회견 말고는 별로 기억나지 않는다. 당시에도 정해진 연설문 읽고 1시간정도 기자들과 정해진 질문과 답변을 반복했다. 근자에는 최소한의 질의응답도 기피했다.

▲ 지난 1월 1일 박근혜 대통령이 상춘재에서 출입기자단과 신년 인사를 겸한 티타임을 하는 모습. 청와대

이에 비해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자연스러운 소통으로 유명하다. 그의 퇴임 직전 지지율은 60%였다. 주요 메시지에 적당한 유머를 섞은 그의 기자회견 장면은 지금도 페이스북 등을 통해 회자된다. 특히 소셜미디어의 도움으로 선출된 오바마 대통령은 퇴임 고별연설을 페이스북 360 VR로 생중계하는 열정을 보였다. 다양한 방법을 통해 마지막까지 국민과 친근한 소통을 이어갔다. ▷관련기사: 첨단기술과 감성이 만났던 오바마식 소통

대통령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에 따라 홍보전략을 준비하는 참모진들도 희비가 엇갈릴 게다. 소통에 인색한 대통령을 모시게 되면 쏟아지는 네거티브 기사 막기와 해명에 분주하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할 겨를이 없다. 반면 소통의 중요성을 아는 대통령의 참모들은 언론은 물론 각종 SNS와 뜨는 홍보기법을 시도하며 보람을 느낄 것이다.

헌재의 판결여부에 따라 시기가 달라지겠지만 연내에 치러질 대선을 앞두고 대권주자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국정농단 사태로 인한 기업총수 구속 사례는 기업인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박근혜 대통령 한 사람의 판단이 정치는 물론 경제와 기업마저 마비시켰다. 이제는 정말 정권 눈치 안보고 기업활동에 활력을 줄 인물을 선택해야 한다. 아울러 정책에 대한 이해를 구하고 국민들과의 대화를 즐기는 열린 대통령이 선출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촛불과 태극기로 상징되는 집단간 갈등과 반목이 극에 달하고 있다. 주류매체에 대한 신뢰도 떨어졌다. 각 진영에서 지지층 결집을 위한 가짜뉴스 생산과 유통행위가 더욱 기승을 부릴 위험성이 크다.

미국처럼 소셜미디어의 역기능을 교묘히 이용해 가짜뉴스 덕에 대통령에 당선됐다는 얘기가 우리나라에서는 나오지 않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포털이나 소셜 플랫폼 사업자들이 자체 규정을 만들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언론과 협력해 팩트체킹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청와대 홍보수석에 PR인 출신이 임명되고, 하이테크를 이용한 최신PR 기법도 시도하는 대통령, 참모진의 홍보아이디어를 과감하게 수용하는 대통령을 맞을 수 있을까. 촛불과 태극기로 나뉜 국론을 봉합할 지도자는 누구일까. 대권주자들의 대담과 인터뷰 프로그램을 자꾸 눈여겨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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