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에 # 된 널 보여줘
인스타그램에 # 된 널 보여줘
  • 이윤주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7.02.27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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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가지 ‘족’으로 보는 일상활용기

[더피알=이윤주 기자] 인스타그램은 ‘인스턴트’와 ‘텔레그램’의 합성어다. ‘세상의 순간들을 포착하고 공유한다’는 슬로건을 담고 있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중에서도 특히 인스타그램은 유저의 참여율이 높은 편에 속한다.

지난해 9월 이노버즈미디어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인스타그램 참여율은 4.21%, 페이스북 0.07%, 트위터 0.03%로 페이스북 대비 58배 높고, 트위터 대비 120배 높은 참여율을 보였다.

이러한 힘은 사진 한 장과 몇 줄의 문장 그리고 해시태그에 있다. 인스타그래머들은 해시태그로 소통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찾고 싶은 브랜드나 관심사를 검색하고 정보를 얻는다. 이를 활용하는 사업자들도 많아졌다. 비즈니스 계정 운영으로 웹 사이트 링크를 추가하고 연락하기 버튼을 활용해 홍보한다.

우리 일상의 순간을 보여주는 인스타그램. 해시태그를 통해 보이는 몇 가지 현상들을 유형별로 나눴다.
 

공부족 보여주기? 인증하기!

▲ #공스타그램 #공시생 #임고생 #필기는_역시_모나미 #스터디 #공부흔적 #수고했어오늘도 #공부흔적 #문구덕후

빼곡히 적힌 공부 계획표와 펜 몇 자루, 은은히 번지는 스탠드 조명과 펼쳐진 문제집, 동그라미로 채점된 시험지. 누군가는 인스타그램을 자신의 공부인증수단으로 사용한다. ‘공부’와 ‘인스타그램’을 합친 ‘공스타그램’이다.▷먹방 이어 ‘공방’ 뜬다

이들은 맞팔 계정을 만들어 서로 자극을 줄 사람들을 모집하기도 한다. 스톱워치를 이용, 실제 공부시간을 인증해 그들끼리 보이지 않는 경쟁구도를 형성하는 것.

더 나아가 영상 기능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긴 촬영 시간을 짧게 단축하는 기능 ‘타임슬립’을 이용해 자신이 공부하는 모습을 찍어 올림으로써 자발적 감시자를 만든다.

이들 안에서의 정보공유도 활발하다. “투명 포스트잇, 지도 위에 필기할 때 짱 좋음!”이라는 글을 올리고 필기감 좋은 펜을 추천해주는 식이다.

펜, 필통, 수첩, 포스트잇 등 공부관련용품에 대한 후기를 올리면 댓글에는 좌표(구매방법)를 공유한다. 공부가 본분인 공시생이나 입시생들에게는 필기감 좋은 펜, 분위기 있는 조명, 책상에 놓을 소품 하나가 마음의 위안을 얻는 소소한 즐거움이기 때문이다.

펼쳐진 책에 자연스럽게 배치된 펜들이 포인트. 다양한 색으로 필기하면 자칫 우중충한 공부 인증 샷에 색채감을 살릴 수 있다. 가끔은 박카스, 레모나, 커피 한잔 등 자신에게 주는 선물을 함께 올려주면 응원 댓글이나 ‘좋아요’를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이 많아진다.


운동족
셀피의 핵심은 자신감

▲ #헬스타그램 #운동 #운스타그램 #모델 #운동하는_나님 #운동하자그램 #홈트레이닝 #바디체크 #근육량늘리기 #식단조절

운동 목표만큼 지키기 힘든 것이 또 있을까. 이를 위해 유저들은 ‘운동’과 ‘인스타그램’의 합성어인 ‘운스타그램’을 사용한다. 자기와의 싸움에서 지지 않기 위해 주변인들에게 운동계획을 공표하는 것.

아울러 자신의 몸매를 뽐내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헬스장 전신거울에서 얼굴은 가린 채 온몸으로 힘듦을 표현하거나, 운동기구를 들고 있는 사진이 대표적인 예다.

특히 요즘은 집에서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홈트레이닝이 많이 생기면서 인스타그램 계정을 적극 활용하는 움직임도 눈에 띈다. 시간이 부족한 직장인 등 여건이 안 되는 사람들은 홈트 계정을 팔로우해 다이어트 멘토를 만든다.

일부 유저들은 몸이 좋은 사람들을 시시때때로 ‘눈팅’하며 운동욕구 고취를 위한 자극수단으로 사용하기도 한다고.

전신거울 앞에 앉아 휴대폰으로 얼굴을 가린 채 몸만 나오게 찍는다. 헬스장의 풍경이 은은히 드러나는 게 중요하다. 혹은 몸 좋은 PT강사와 함께 찍거나 헤드폰을 착용한 채 찍기도 한다. 뱃살에 자신이 없다면 한 팔로 배를 감싸고 찍는 포즈도 한 방법. 남자들은 운동기구를 사용하는 모습을 짧은 영상으로 찍어 올려 자신감을 표현하기도 한다.


먹방족
인스타그램 = 먹스타그램

▲ #먹스타그램 #맛스타그램 #맛있게먹으면살안쪄 #또오자 #서비스_만족 #주말엔_치킨 #오늘뭐먹지 #배불러그램

연희동 맛 집을 가고 싶다면 #연희동 #먹스타그램을 검색하면 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다양하게 활용되는 ‘먹스타그램’. 해시태그로 검색해보면 3000만개가 넘는 게시물이 올라와 있다.

심지어는 인스타그램은 “나 이렇게 잘 먹는다”를 보여주는 채널이라는 말이 돌기도.

주문한 음식이 나와도 사진을 찍는 친구의 인증작업이 끝날 때까지 섣불리 포크를 대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게 발생한다. 이렇게 모인 사진들이 외식 트렌드 지표가 됐고, 핫플레이스 정보가 됐다.

외식업계가 인스타그램을 공략해 공식 계정을 오픈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매장 인테리어는 인증을 부르는 비주얼로 바꾸고 음식 역시 시선을 잡아끈다. 소비자의 자발적인 바이럴을 유도, 유행을 만들어나가려는 외식업계의 노력이다.

위에서 음식을 아래로 내려다보는 항공샷이 모던한 느낌을 준다. 또한, 음식 전체가 아닌 한 부분만을 강조해서 찍는 것도 고수들만의 스킬이다. 또한 요리 주변에 냅킨, 책, 수저, 와인 잔 등 소품을 적절히 사용하면 그럴듯한 ‘있어빌리티’ 사진이 완성된다.

비싼 음식 뿐 아니라 순대, 만두, 라면 등처럼 평범해 보이는 ‘서민음식’도 어떻게 찍느냐에 따라 많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


패피족
분위기로 압도한다

▲ #데일리룩 #멋스타그램 #좌표공유 #계단샷 #코디 #패션피플 #옷스타그램 #남친룩 #신상 #루즈스타일 #소장가치100% #스트라이프중독자 #윈터룩 #ootd

일상에서 찍은 듯 감성적인 분위기가 빛을 발하는 ‘멋스타그램’. 옷, 시계, 신발, 양말, 모자 등을 이용해 다양하게 멋을 표출한다. 인물은 카메라를 정면으로 바라보지 않고 허공 어딘가를 응시한다.

얼굴 대신 옷만 드러나거나 앉은 상태에서 발목만 보여주는 등 사진에서 보이는 방식은 다양하다.

장소 역시 벤치, 비상구 계단, 보도블록, 집 신발장 등 분위기만 살릴 수만 있다면 어디든 상관없다. 옷을 보여주는 것보다 주변의 상황과 어우러지는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쇼핑몰을 운영하는 업체에서는 인스타그램이 필수가 됐다. 모델이 일상 속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노출시켜 팔로워를 만든다. 그리고 유저들이 선망하는 ‘셀럽’이 되게 해 홍보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원색의 건물 벽면에 선 채로 발끝을 쳐다본다. 손에는 드라이플라워나 클러치백을 들고 있어도 좋다. 사람을 찍는다는 느낌이 아닌 큰 벽면에 사람이 묻혀있다는 느낌으로 구도를 잡아야 한다.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옷만 보이게 하기 위해서는 한 팔에는 휴대폰을 들고 남은 손은 주머니에 자연스럽게 넣어보는 것도 시크함을 어필하는 방법이다.

실내에서는 “애인 혹은 친구가 무방비 상태에서 찍었어ㅠㅠ”라는 느낌을 주도록 약간 흔들린 사진을 찍거나 다른 곳을 보고 멍하게 있는 사진도 자연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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