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정하고 오글오글…대권주자들의 온라인 홍보전
작정하고 오글오글…대권주자들의 온라인 홍보전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7.02.08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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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잔모드’ 털고 B급 콘셉트·패러디 영상 등 젊은 소통 드라이브

[더피알=안선혜 기자] 조기 대선이 점쳐지면서 대권주자들의 지지율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는 가운데, 젊은 표심을 겨냥한 독특한 온라인 홍보전도 펼쳐지고 있다.

B급 패러디부터 웹예능 출연, 셀카·셀프 동영상과 짤방 제작은 물론, 유권자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갖가지 시도들이 이어진다.

우선 눈에 띄는 건 웹예능 인터뷰다. 전통적 TV 프로그램이나 진중한 토론회가 아닌 B급 정서를 담뿍 담아낸 형태의 방송에 출연해 인간적 면모를 보여주는 것. 

이재명 성남시장과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최근 ‘양세형의 숏터뷰’에 출연했는데, 각 인터뷰 영상이 조회수 200만을 넘을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양세형의 숏터뷰는 SBS의 실험적 모바일 콘텐츠 제작소인 모비딕이 만든 짤막한 형식의 예능 인터뷰로, 약점을 건드리는 질문과 황당한 설정이 특징이다.

MC 양세형이 체력검증을 한다며 안 지사에게 매달리듯 안겨 당황스러운 상황을 연출하는가하면, ‘4%면 프로그램도 폐지된다’며 낮은 지지율을 우회 언급하는 식이다. 다소 손발이 오글거리는 민망한 설정과 병맛스러움이 두드러지지만 많게는 4000건이 넘는 좋아요와 ‘ㅋㅋㅋㅋㅋ’ 일색의 수많은 댓글이 달렸다.

홍보활동에 지지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는 움직임도 돋보인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의원실 계정인 ‘문재인 서포터즈’는 문 전 대표와 관련된 패러디물이나 사진, 영상 등을 모집하는 ‘문아트 공모전’을 주최하면서 일명 ‘발그림(발로 그린 그림)’스러운 홍보 포스터를 제작해 시선을 강탈했다.

▲ 문아트 공모전 포스터(왼쪽)와 이재명 시장의 짤방.

의도적으로 촌스러운 무지개빛 그라데이션 배경에 그림판으로 작업한 듯한 캐리커처를 그려 넣고 “홍보팀 디자이너 실력이 이러니 여러분이 도와…아니 구해달라”며 구애 작전을 펼친다.

이재명 성남시장도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팬들이 보내준 합성사진인 이른바 ‘이재명 짤방’을 공유하면서 많이 만들어달라는 부탁의 말을 전했다.

이 시장은 “짤방은 정치를 심각하게 생각하기보다는 재밌게 생각할 수 있는 아주 좋은 방법”이라며 “망가져도 좋으니 (짤방) 사진을 마음껏 이용해달라”고 당부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패러디 영상의 대표주자격이다. 대권 행보 전부터 연기혼을 불사르며 온라인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촛불정국이 한창이던 지난해엔 유니클로 히트텍 광고를 패러디한 영상으로 히트를 쳤으며, 최근엔 후보 순회일정 이벤트를 알리면서 포켓몬고를 차용한 패러디 영상을 내놓았다.

또 대선출마를 선언하면서 인기 드라마 ‘도깨비’를 콘셉트로 영상을 제작하는가하면, 가수들의 술자리 라이브 방송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이슬라이브’를 따라 ‘이슬인터뷰’를 진행하는 등 인기 드라마나 광고, 콘텐츠 등을 발 빠르게 접목하는 홍보 영상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실제 라이브 방송이나 셀프 카메라는 정치인 PR의 일반적인 수단이 됐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개인 SNS에 셀카 내지 셀프동영상을 올려 자신의 근황을 곧잘 전달한다.

유권자와 만났을 때 함께 셀카를 찍거나, 방송 출연 전 캐주얼한 대화를 영상으로 찍어 올려 미리 일정을 알리는 식이다. 그밖에도 영상과 사진이 동시에 게시되도록 하는 등 페이스북에서 간단하게 시도해 볼 수 있는 여러 방식을 활용하는 편이다.

문재인 전 대표 역시 설을 앞두고 황교익 맛 칼럼리스트, 김병기 의원 등과 함께 장보기 영상을 올렸다. 세 남자가 전통시장에서 직접 설 제수용품을 구입하면서 부쩍 오른 물가로 힘들어 하는 국민들과 공감코드를 이끌어내려 했다.

▲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게시물. "보람따위 됐으니 야근수당이나 주세요"란 책 제목을 해시태그로 올렸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다른 후보들에 비해 SNS에서 두드러진 활동을 전개하진 않는다. 주로 해시태그(#)로 “보람 따위 됐으니 야근수당이나 주세요”라는 등 근래 유행하는 문구를 사용해 젊은층과 대화의 눈높이를 맞추려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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