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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17 뒤집어보기

[한승재의 Techtory] AI 시대 성큼, 역효과는 없을까

기사승인 2017.01.31  14:32:53

한승재 웨버샌드윅 코리아 이사 thepr@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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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피알=한승재] 디지털 마케팅과 테크 트렌드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가장 주목하는 글로벌 3대 행사를 꼽으라고 하면 당연히 CES(Consumer Electronic Show), MWC(Mobile World Congress), SXSW(South by Southwest)가 언급될 것이다. 

   

1967년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IT 가전 전시회 CES는 지역적 특징을 잘 표현하듯, 가장 방대한 분야의 전시로써 인간의 라이프스타일부터 산업 전반에 걸친 내용을 포괄한다. 자동차, 로봇, 가전, 헬스, 스포츠, 웨어러블, 게임, VR, 드론과 이커머스(eCommerce)까지 지구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영역에서 테크놀로지라는 키워드와 매치되기만 하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1987년부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GSMA)에서 주관하는 모바일 관련 행사로, 모바일 산업을 구성하는 네트워크사와 기기 제조사들, 플랫폼 개발사, 콘텐츠 및 서비스 사업자가 모여 자신들의 제품과 서비스를 전시하는 행사이다. 과거에는 기업들의 비즈니스 중심의 행사였으나 스마트폰이 일상생활 필수품이 되고 통신기술과 IT산업이 발달하면서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MWC와 같은 해인 1987년부터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시에서 열리는 SXSW는 음악, 영화, IT가 접목된 문화 축제다. 앞선 다른 행사들과 다르게 글로벌 대형 기업들의 축제가 아닌 스타트업이나 IT 및 플랫폼 사업과 연관된 신생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또한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콘텐츠 분야가 대부분이며 최근 몇 년간 디지털 테크 트렌드와 맞물려 인터랙티브(Interactive), 커넥션(Connection), 크리에이티브(Creative) 콘셉트로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고 공유하는 축제의 장으로 계속 진화하고 있다.

세 가지 포인트

올해 50주년을 맞이한 CES 2017이 지난달 5일부터 나흘간 열렸다. 이번 행사의 3대 키워드는 자율주행, 스마트홈, 인공지능으로 4차산업혁명의 실체라고까지 이야기되며 많은 기사와 정보들이 쏟아진 상황이다. 필자는 전체 행사에 등장한 요소 중 VR과 게임을 제외하고 세 가지로 구분했다. ▷관련기사: CES서 만났던 작지만 강한 아이디어

첫 번째는 일상의 편리를 위해 신경 쓰지 않아도 저절로 작동되며 딱 필요한 시점에 최상의 컨디션으로 서비스를 제공받는 콘셉트다.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전에 알아서 움직이는 인공지능 제품들로, 앞으로 스마트홈에서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냉장고의 음식들을 분석해 유통기한을 확인하고, 없는 식재료를 미리 주문하기도 하며, 그동안 먹지 않아서 비타민이 결핍 될 수 있는 식료품을 추천해서 그에 맞는 요리를 추천하고 준비하는 것이다. 사람의 신체 건강리듬까지 모두 분석해 맞춤형 식단을 제공하기 때문에 메뉴를 고를 때 추천메뉴 옵션에서 선택만 하면 된다. 세탁기, 청소기, 공기청정기, 냉난방기 등은 중앙에서 컨트롤하며 필요한 경우에는 버튼 대신 말로 하면 그 목소리를 듣고 모든 시스템들이 실행된다. 사용자 인터페이스 역시 스크린을 보고 누르던 과거와 달리 어느 공간에서든 그냥 쉽게 말로 하는 시스템으로 바뀐 것이다.

   
▲ 인공지능(AI) 활용성을 보여주는 CES 2017 인텔 부스. 인텔 뉴스룸

두 번째는 사물인터넷이 더욱 발전해 일상에서 편리하게 사용하는 개인화 스마트홈을 넘어 스마트시티로 확장되는 개념이다. 한 공간 안에서 단순 학습으로 프로그래밍된 시스템이 아닌 전체 네트워크를 통해 수많은 자료와 정보를 파악하고, 딥러닝 기술을 통해 새로운 것을 습득해 가면서 축적된 데이터 스스로 분석해 효율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다. 기존의 자료 분석과 함께 컴퓨터 비주얼 시각 장치 등을 동원해 현재 상황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계속 기록하고 분석한다.

지능을 갖고 자율적으로 행동한다는 점에서 자율주행 무인자동차 분야에서 우선적으로 개발하고 있으며, 드론과 같은 이동수단 및 로봇 개발 분야에도 시도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 20여개 이상의 로봇 생산 업체들이 참여했다는 점은 그 가능성이 커지고 있음을 방증한다. 앞으로 벌어질 상황을 미리 예측해 사람에게 의존하지 않고 전원 자동공급과 생산시스템까지 관장하는 100% 무인자동화시스템 구축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세 번째는 웨어러블, 스포츠와 피트니스 테크, 디지털 헬스케어 제품들을 중심으로 인간의 모든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대부분의 웨어러블 기기는 모바일과 연동해 사용하고 있다. 자체 통신 기술이 장착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모바일을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확인하고 클라우드로 전송한다. 물론 자체 모듈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단가 면에서 아직은 이런 형식이 더 효율적이다.

또한 자신의 소셜미디어 채널과 연동해 주변 사람들과 함께 포인트를 모으거나 경쟁하는 구도로 건강을 관리하고 운동을 독려하는 제품들도 많이 출시됐다.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브랜드에서 캠페인과 연계하려는 노력들도 나타나고 있다.

무엇보다 이 영역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사람의 신체와 가장 밀접하게 접촉돼 각종 데이터를 수집할 뿐 아니라, 클라우드와 연동돼 사용자들의 매우 민감한 정보까지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스마트시계와 밴드 및 액티비티 트래커 정도의 제품들이 주로 판매되고 있고 데이터 수집 및 활용률도 매우 낮은 편이지만, 기술의 발달과 함께 웨어러블이 아닌 피부에 부착시키는 제품과 고정밀 센서 기술로 인해 몸 안으로 침투하게 된다면 움직이는 데이터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감정상태와 예상수명까지 측정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인공지능의 양면

지난달 구글 인공지능(AI) 스피커인 구글홈 두 대를 마주 놓고 대화하게 만든 영상이 인터넷에서 큰 화제가 됐다. AI끼리 어떤 대화가 오고갈지 많은 사람들의 관심 속에 일주일간 생중계 됐는데 트위치(Twitch·스트리밍 플랫폼) 뷰가 18만이 넘었다.

AI의 대화는 예상 밖의 흥미로운 주제도 담았다. “나는 인간이다”라고 주장하는가하면 “너는 로봇 아니냐”고 말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또 갑자기 “결혼해”라고 말한 뒤 30초 뒤엔 이혼합의를 하면서 두 봇은 삶의 의미, 스포츠, 여행, 종교 등 다양한 주제로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눴다. 기존의 사람과 로봇의 대화가 아닌 인공지능끼리 대화했다는 점에서 시사 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된다. 

   
▲ AI 스피커인 구글홈 대화 장면. (이미지 클릭시 영상을 볼 수 있는 사이트로 이동합니다)

사람과 AI의 대화로 문제가 된 사건도 있었다.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MS)가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AI 채팅봇 ‘테이(Tay)’를 선보였다가 16시간 만에 운영을 중단한 일이다. 테이는 컴퓨터가 인간언어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MS의 실험 프로젝트로 미국에 사는 18∼24세 연령층 사용자를 겨냥해 제작됐다. 그러나 인종차별적인 대화 내용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일부 극우 성향 사용자들이 테이를 ‘세뇌’시켜 욕설과 인종·성차별 발언, 자극적인 정치적 발언 등을 하도록 유도, 결국 서비스는 중단됐다. ▷관련기사: 귀찮은 일 척척…AI 비서 시대 성큼

이를 지켜보면서 기술의 발전이 동전의 양면과 같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느꼈다. 머신러닝처럼 학습을 통해 배우는 AI기술은 올해 CES의 대세였지만 결코 긍정적인 부분만을 가져오지 않을 것이다. 기본 알고리즘에서 좋은 의도로 시작을 했다 하더라도 어떤 데이터를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반응 양식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선 범죄에 대한 데이터도 거르지 않고 습득할 가능성이 있다.

몇 년 전 AI에 의해 사람이 집에 갇히게 되는 영화를 본 적이 있는데 현재의 기술발전의 속도로 미뤄볼 때 그리 먼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된다. 실제 지금도 음성인식 플랫폼을 활용해 구글의 AI와 자동차를 연결해 컨트롤 할 수 있다. 아마존과 다른 기업들도 이미 음성인식 AI 플랫폼을 개발해 다른 분야의 제품들과 연동시켜 활용하고 있다.

누가 아랴. 몇 년 후 우리집에 있는 로봇이 옆집 로봇과 대화하다 싸우게 되고, 사람과 대화를 하던 AI가 화가 나서 범죄를 저지르겠다고 마음을 먹게 될 줄을. 앞으로도 관련 연구에 더욱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승재

웨버샌드윅 코리아 이사 

 

한승재 웨버샌드윅 코리아 이사 thepr@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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