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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디지털 혁신? JTBC를 보라

정확한 사실보도·영리한 소셜전략 ‘시너지’…자발적 ‘팬질’ 불러와

기사승인 2016.10.26  11:02:16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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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피알=강미혜 기자] JTBC가 ‘뉴스’로 대한민국을 뒤집어 놓았다. 청와대 비선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 씨의 사무실 PC에서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연설문 44개를 포함한 총 200여개의 파일을 발견했다는 단독보도는 그야말로 메가톤급 폭풍을 몰고 왔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 주도권을 잡기 위해 꺼내든 ‘개헌카드’는 순식간에 동력을 잃어버렸고, 모든 정치·사회적 이슈가 ‘최순실 블랙홀’에 빨려들고 있다. 박 대통령이 직접 관련 의혹 등을 해명하며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탄핵’과 ‘하야’란 단어가 온라인을 뒤덮을 정도로 논란은 좀처럼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 JTBC 뉴스룸은 최순실 씨 컴퓨터 파일을 입수해 청와대 비선실세 의혹의 정황을 파헤쳤다. 뉴스 화면 캡처

JTBC 뉴스룸의 특종은 오프라인 현장 취재를 통해 빛을 봤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실제 ‘문제의 PC’를 입수하게 된 경위에 대해 서복현 기자는 손석희 앵커와의 대담에서 이렇게 밝혔다.

“저희 취재팀은 사건 초기부터 최순실 씨가 이번 사건의 핵심으로 볼 만한 단서를 여럿 잡고 최 씨의 행적을 추적했습니다. 최 씨는 곳곳에 사무공간을 갖고 있었는데요. (중략) 그 곳 가운데 한 곳에서 최 씨 측이 건물 관리인에게 처분해달라고 하면서 두고 간 짐들이 있었습니다. 양해를 구해서 그 짐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최 씨의 PC를 발견했습니다.”

시답잖은 뉴스와 단독 같지 않은 단독보도가 범람하는 한국 언론계에서 발로 뛰며 거둔 JTBC 취재팀의 성과는 오래간만에 기자 정신과 언론 저력을 상기시켰다. 정확한 사실보도 하나가 권력을 어떻게 견제하고 여론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체감케 했다.

JTBC 뉴스룸에 대한 저널리즘적 가치 평가를 접어두더라도 흥미로운 지점은 또 있다. 바로 JTBC 보도로 촉발된 온라인 생태계의 유기적 변화다.

우선 온라인 여론이 집결하는 포털사이트가 이용자들의 자발적 조류로 출렁거렸다. 25일 포털 다음의 실시간 검색어 상위는 ‘JTBC 뉴스룸’이 종일 차지했다. JTBC에 대한 뜨거운 관심의 방증이지만, ‘최순실 의혹 보도’가 여타 이슈에 묻혀버릴 것을 우려한 누리꾼들의 ‘실검 올리기’ 노력도 한몫했다.

또다른 온라인 광장인 페이스북에선 JTBC 주가가 상한선을 찍었다. 특종보도가 나간 이후 24~25일 JTBC뉴스 페이스북 팬 증가율은 302%에 달했다. 이틀 만에 3만명에 가까운 신규 팬들을 불러 모았다. 이벤트나 호소 전략 없이 JTBC 뉴스룸을 향한 순수한 ‘팬질’의 결과였다.

▲ JTBC 뉴스룸은 최순실 의혹 보도와 관련해 대통령 연설문 전문을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리며 '국민의 알권리'를 강조했다.

불붙은 여론에 산소를 더했던 JTBC의 영리한 소셜 전략도 눈여겨볼 포인트다. JTBC는 최순실 의혹 보도와 관련해 ‘물증’인 대통령 연설문 전문을 자사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공개, 방송뉴스에 집중된 세간의 이목을 SNS 공간으로 확장시켰다.

아울러 해당 연설문 전문의 핵심 내용은 ‘JTBC 사회부 소셜 스토리’라는 별도의 신규 페이지로 연결해 채널간 시너지를 꾀했다. 덕분에 해당 페이지는 같은 기간 1200%라는 경이적인 팬 증가율을 기록하며 소셜 공간에서 단박에 존재감을 드러냈다.

▲ 최순실 개입 의혹을 단독보도한 후 JTBC뉴스 공식 페이지(왼쪽)와 JTBC뉴스 사회부 페이지의 팬수가 폭증했다.

JTBC의 ‘팩트 울림’은 디지털 공간에서 파편적으로 존재하는 뉴스 소비자들을 끌어당기는 강력한 힘이 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안방까지 섭렵하며 뉴스 시청률이 평소보다 3배 이상 높은 결과(25일 7.262%, TNMS 조사 유료매체가입가구 기준)를 보였다. 이는 낯 뜨거운 제목으로 시선을 잡고 실검낚시로 클릭을 유도하고 아슬아슬한 드립을 남발하는 언론계에 결코 작지 않은 시사점을 던진다.

종이신문의 가파른 몰락 속에서 올 초 언론들은 ‘디지털 퍼스트’ 구호 아래 너도나도 혁신을 천명했다. ▷기사 바로가기 하지만 혁신의 실상은 오락화된 뉴스, 품격 없는 보도, 묻지마 팬수 늘리기 등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JTBC와 같은 계열의 중앙일보도 석연치 않은 팬수 증가로 구설에 오른 적이 있지 않았던가. ▷중앙일보 페이스북 폭증에 언론계 ‘시선집중’

지난해 ‘혁신 저널리즘’을 주제로 열린 <더피알> 좌담에서 한 미디어 전문가는 “충성 독자 20만명이면 한국을 들었다 놨다 할 수 있다”고 언급했었다. 디지털 저널리즘에선 다수의 느슨한 독자보다 소수의 끈끈한 독자가 훨씬 더 파워풀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제언이었다. ▷기사 바로가기

이 관점에 보면 JTBC 뉴스룸은 이번 특종으로 불과 며칠 만에 20만명의 10분의 1이 넘는 충성 독자(시청자)를 확보한 셈이다. 나아가 그들의 적극적인 뉴스공유와 의견개진 활동은 충성 독자라기보다 추종자와 팬에 가까운 양상을 띄고 있다.

JTBC 뉴스룸의 폭발적 인기는 기본으로 돌아가서(back to the basic) 뉴스다운 뉴스, 콘텐츠에 집중할 때에 언론 혁신도 가능하다는 상식을 일깨운다. 상식에 따르지 않으면 ‘디지털 삽질’만 하다가 끝나버릴 수도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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