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 SNS 소통하려다 또 ‘헛발질’
고용노동부, SNS 소통하려다 또 ‘헛발질’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6.10.14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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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장범인’ 게시물 비판세례…전문가 “운영 가이드라인 재검토 필요”

[더피알=조성미 기자] 소셜미디어를 통해 친근감 있게 소통하려던 고용노동부가 국민정서와 괴리된 게시글로 또다시 구설에 올랐다. 온라인 채널 운영의 가이드라인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3일 고용노동부는 공식 트위터 계정에 ‘왜 내 통장은 늘 텅장인걸까…? 내 월급을 사라지게 한 범인을 찾아랏!’이라는 글을 게시했다. 그러면서 커피, 택시, 세일, 덕질 등 요즘 젊은층이 많이 소비하는 4가지를 보기로 놓고 범인을 지목하는 형식을 취했다.

시선을 끌기 위해 컬러풀한 일러스트를 삽입하고 온라인상에서 오고가는 화법을 사용했으며, ‘#역시_저축은_담달부터’라는 해시태그 문구도 적용하는 등 펀(fun) 콘텐츠 구색을 갖췄다.

▲ 젊은층과 재미있게 소통하고자 고용노동부가 올린 게시물과 이를 삭제한 후 올린 사과문.

하지만 해당 게시물은 공개되자마자 누리꾼들의 반발을 샀다. 고용불안과 임금체불, 야근수당 문제 등 해결해야 할 현실적 문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이를 바로잡아야 할 정부기관이 할 이야기가 아니라는 쓴소리가 이어졌다.

비판이 커지자 고용노동부 트위터 담당자는 게시물을 삭제하고 14일 “트친분들과 함께 공감하고 싶어 올린 콘텐츠였는데 조금 더 깊게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사과하며 “앞으로 많은 분들의 입장을 생각하고 또 생각해서 진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소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의 온라인 소통이 논란을 일으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해 6월 블로그에 ‘기업이 선호하는 얼굴상’이라며 한 성형외과가 제공한 사진을 게재하며 ‘취업성형’ 이야기를 담아내 구설에 오른 적 있다. 취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차별을 없애야 할 당사자가 되레 외모차별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당시 노동부는 “블로그 및 SNS 운영에 있어 불필요한 오해나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한 관리와 주의를 기울여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같은 해 10월에 올라온 ‘휴가지에서 현지 바이어를 감동시킨 김대리’라는 제목의 게시물 역시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휴가지에서 업무를 처리하느라 아내와 다툼까지 벌였지만 상사의 칭찬에 어깨가 으쓱해졌다는 얘기였는데, 노동자가 쉴 권리를 침해받은 것을 미담으로 풀어냈다며 여론의 뭇매를 맞아야했다.

이에 대해 송동현 밍글스푼 대표는 “온라인상에서 이야기를 통해 무엇을 얻을까를 고민하지 않고 어텐션(attention)에만 집중하다보니 신변잡기식 애드립이나 말장난을 펀(fun)이라고 여기는 무리한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 대표는 “고용노동부 뿐만 아니라 여러 부처가 비슷한 실수를 반복하고 있음에도 반면교사를 삼지 못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특히 (논란을 일으킨) 전례가 있음에도 개선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내부 공유나 검수 시스템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기관의 콘텐츠는 일반 사기업보다 더 책임감 있는 가이드라인을 갖고 젊은층이 부정적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을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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