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 금메달 순간, 의외의 브랜드 ‘홍보 홀인원’
박인비 금메달 순간, 의외의 브랜드 ‘홍보 홀인원’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6.08.22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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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올림픽 금메달 종목·선수 후원 기업들도 큰 웃음

[더피알=문용필 기자] 지난 21일 새벽(한국시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골프 코스 18번홀. 마지막 파퍼팅을 성공시킨 ‘골프여제’ 박인비가 양팔을 번쩍 치켜 올렸다. 올림픽 여자골프에서 우승하며 한국 선수단에 9번째 금메달을 안기는 쾌거의 순간이었다.

▲ 2016 리우올림픽 여자 골프에서 우승한 박인비 선수가 세레모니를 하면서 오딧세이 퍼터를 치켜들고 있다. 뉴시스.

박인비가 들어올린 오른손에는 그녀의 금메달을 결정지은 퍼터가 쥐어져 있었다. 여기에는 ‘Odyssey(오딧세이)’라는 영문이 또렷하게 새겨져 있다. 글로벌 골프용품업체 캘러웨이의 퍼터 브랜드다.

박인비의 우승 세레모니 장면을 타전한 전세계 언론들을 통해 캘러웨이는 자연스럽게 자사 브랜드를 노출할 수 있었다. 올림픽 공식 스폰서도, 그렇다고 한국 대표팀 공식 후원업체도 아니지만 뜻하지 않은 올림픽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거둔 셈이다.

게다가 박인비가 사용한 오딧세이 퍼터는 116년만에 부활한 올림픽 여자 골프에서 금메달을 확정지었을 뿐만 아니라, 골프 역사상 최초의 골든 슬램(4대 메이저 대회 우승+올림픽 금메달) 달성을 매조지한 퍼터라는 영예까지 안게 됐다. 박인비의 금메달로 인한 캘러웨이의 브랜드 홍보 효과가 클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 2016 리우올림픽 태권도 여자 49kg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뒤 환호하는 김소희 선수(한국가스공사). 뉴시스

‘16일간의 열전’을 마치고 22일 폐막한 2016 리우올림픽에서 한국선수의 선전으로 홍보효과를 톡톡히 거둔 브랜드는 이뿐만이 아니다. 캘러웨이처럼 ‘의외’의 케이스는 아니지만 한국선수단의 공식 단복을 제작한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의 경우, 시상식 장면을 통해 상대적으로 높은 브랜드 노출빈도를 자랑했다.

각 종목마다 유니폼 스폰서들은 따로 있지만 대다수의 메달리스트들이 단복을 입고 시상대에 올랐기 때문. 비록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리듬체조 스타인 손연재의 경기복에도 노스페이스 로고가 새겨져 있었다.

다만 휠라코리아가 단복제작을 맡았던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에 비해서는 전체적인 성적이 좋지 않고, 단체 구기종목에서 약세를 면치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을 것으로 보인다.

금메달 종목 선수들의 유니폼 스폰서를 맡은 브랜드들도 웃었다. 이번 올림픽에서 전원이 메달(금2, 동3)을 따낸 태권도 국가대표 선수들은 아디다스의 도복을 입었다. 아디다스는 금메달 1개를 따낸 펜싱 대표팀과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수확한 유도 대표팀의 후원사이기도 하다.

올림픽 역사상 최초의 ‘전종목 석권’ 신화를 쓴 양궁대표팀은 코오롱 인더스트리의 브랜드 ‘헤드’ 로고가 새겨진 유니폼을 착용하고 경기에 나섰다. 앞서 언급한 골프대표팀의 유니폼 역시 코오롱의 골프브랜드 ‘엘로드’가 제작했다. 특히, 코오롱은 이번 올림픽에서 모기를 통한 지카바이러스 우려가 있다는 점을 감안, 자체 개발한 모기 기피원단으로 경기복을 만들었다.

금메달리스트들의 소속 기업도 이번 올림픽을 통해 마케팅 수혜를 입었다.

▲ 올림픽 사격 3연패를 달성한 후 지난 17일 귀국한 진종오 선수. kt로고가 새겨진 모자를 쓰고 있다. 뉴시스

대표적인 케이스는 KT다. 세계 최초의 ‘올림픽 사격 3연패’를 이룩한 진종오가 자사 사격단에 소속돼 있기 때문.

2018 평창동계올림픽 공식 스폰서이기도 한 KT는 이번 올림픽을 맞아 진 선수가 큰 비중으로 출연한 광고를 선보인 바 있다.▷관련기사: 올림픽이라 부를 수 없어도…‘올림픽 광고’로 같이 간다 진종오는 지난 17일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하는 순간 KT로고가 새겨진 모자를 착용, 모기업의 브랜드 마케팅에 힘을 보탰다. 

공기업인 한국가스공사도 자사 소속 선수들의 메달행진에 고무된 모습이다. 가스공사 태권도단은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김소희와 이대훈, 차동민 등 3명이 금메달 1개와 동메달 2개를 획득하는 성과를 이뤘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계열사인 현대제철 소속 구본찬이 국내 남자양궁선수로는 최초로 올림픽 2관왕에 오르는 쾌거를 거뒀다.▷관련기사: 리우발 금빛 낭보에 활짝 웃는 기업들

양궁대표팀의 선전으로 현대차그룹이 거둔 홍보효과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정몽구 그룹 회장에 이어 정의선 부회장까지 2대에 걸쳐 양궁협회 회장을 맡아오고 있기 때문. 특히 정 부회장은 직접 리우 현지로날아가 선수들을 격려했을 뿐 아니라 아시아양궁연맹 회장 자격으로 여자 단체전 시상식에 참여하기도 했다.

▲ 2016 리우올림픽에서 남자양궁 2관왕을 차지한 구본찬 선수(현대제철).뉴시스

현대차그룹은 그간 양궁협회를 통해 대표팀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번 올림픽에서 부실한 선수지원으로 도마 위에 오른 배구협회 등 일부 타종목과 대비돼 더욱 부각됐고, 결국 자사의 긍정적 이미지를 제고시키는 부수적인 효과까지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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