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저작권 문제에 ‘모범 선례’ 남겨
중앙일보, 저작권 문제에 ‘모범 선례’ 남겨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6.08.19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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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서 타사 사진 무단 사용…공개사과로 발빠른 대처

[더피알=안선혜 기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정보 유통이 활발해지면서 온라인 저작권 침해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뉴스 유통을 위해 SNS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언론도 예외는 아니다. 일반 이용자들의 영상이나 사진을 허락 없이 사용하기도 하고, 타 언론사의 자료를 무단으로 쓰는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일례로 SBS는 지난 4·13 총선 당시 자사 제작 동영상을 무단으로 사용한 언론사들에 항의한 바 있다. ▷관련기사: 동영상 저작권 침해, 언론사도 예외 없어

저작권 문제가 왕왕 있지만 언론이 이를 공식적으로 사과하는 경우는 드문 것이 현실. 이런 가운데 최근 중앙일보가 자사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발생한 저작권 침해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문을 올려 눈길을 끌고 있다.

▲ 중앙일보가 지난 18일 자사 페이스북에 게재한 공식 사과문.

18일 게시된 해당 사과문에서 중앙일보는 자사 고정 칼럼을 페이스북에 게재하던 중 타사 기자가 찍은 사진을 부주의하게 사용했음을 밝히고 있다.

지난 16일 “우린 소모품이 아니라 사람이다”라는 칼럼을 페이스북에 공유하면서 첨부한 김포공항 비정규직 미화노동자의 삭발식 사진이 다른 언론사 기자가 촬영한 사진이었던 것.

이 매체는 “저작권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경향신문 강윤중 기자가 촬영한 사진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며 “동료 기자의 노고가 담긴 사진을 아무런 설명도 없이 사용한 것에 대해 강윤중 기자와 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중앙일보 페이스북 운영진은 저작권 교육을 강화하는 등 재발 방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중앙일보의 사과에 대해 일부 부정적 반응을 보이는 독자들도 있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한 독자는 “중앙일보가 이렇게 성숙한 조직이었습니까. 놀랍고 신선하네요. 다시 봤습니다”라고 댓글을 달았으며, 다른 이는 “기자들 실수나 오보해도 모른 척 넘어가는데 이정도면 나쁘지 않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당사자인 강윤중 기자 역시 사과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해당 게시물 댓글을 통해 그는 “같이 만들어가야 할 문화입니다. 멋진 사과 잘 받아들입니다. 고맙습니다”라 응답했다.

저작권을 지키는 문화는 언론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서도 반드시 정립이 필요한 부분이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저작권을 지키는 토양이 갖춰지지 않는다면 누가 시간과 정성, 기술을 투입해서 좋은 기사와 사진을 만들어내겠냐”며 “지금까지 언론사들이 인터넷에 공개된 자료나 기사화된 내용을 무감각하게 사용했고 또 걸리더라도 사과하는 일에는 인색했던 게 사실이지만 이젠 달라져야 할 것”이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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