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빛으로 임신부 배려해요
핑크빛으로 임신부 배려해요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6.07.28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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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스터디]부산시-대홍기획 ‘핑크라이트 캠페인’

#안정을 취해야하는 임신 초기, 자리가 나길 바라지만 사람들은 무심하게 휴대폰만 내려다보고 있다.
#임신부인 것 같아 자리를 양보할까 했지만 그냥 배가 나온 것이라며 불쾌해 할까봐 망설이다 그만뒀다.
이렇게 같은 공간에서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이들의 마음을 확인할 방법이 없을까?

[더피알=조성미 기자] 임신부 자리양보를 위한 배려 캠페인에 IoT 솔루션이 활용됐다. 대홍기획의 재능기부를 통해 부산시 경전철에 핑크라이트(Pinklight)가 켜진 것.

임신부를 위한 아이디어 캠페인은 경전철 내부 임신부 좌석 앞에 부착한 양보신호등을 설치, 평소에는 일반인이 앉고 임신부가 오면 자연스레 자리를 양보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특히 임신 초기에 티가 나지 않은 이들도 쉽게 배려를 받게 됐다.

핑크라이트는 간단한 원리로 작동된다. 블루투스를 사용하는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인 비콘(Beacon) 팬던트를 미리 발급받은 임신부가 전철에 타면 전용좌석 2m 반경에서 자동으로 핑크 불빛이 반응한다. 그리고 착석하면 소등된다.

대홍기획 측은 “양보라는 것은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와 실천할 때 할 수 있다”며 “핑크라이트는 교통약자에게 양보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양보의 기회를 제공하는 캠페인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따뜻한 연결을 이뤄낸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프로젝트 개요

- 광고주 : 부산시
- 집행기간 : 4월 5월 ~
- 집행형식 : 부산-김해경전철 전 차량

탄생 배경

임산부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배려는 현저하게 부족한 상황이다. 몇 년 전부터 대중교통에 노약자석 외에 별도의 임산부들을 위한 좌석이 마련됐지만, 실제로 임산부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경우는 30%도 채 안 된다는 언론보도가 나올 정도로 대중들의 인식이 미미한 실정이다.

급기야 서울메트로는 지난해부터 임산부 자리에 일반 승객이 앉는 것을 막기 위해 새롭게 디자인한 핑크색 임산부 배려석을 운영하며 캠페인까지 실시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티가 전혀 나지 않는 초기 임신부는 배려석을 양보 받은 경험이 거의 없다고 한다. 뱃속의 아이가 자리를 잡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하는 시기임에도 외형적으로 구분하기 어려워 배려의 대상이 되기 쉽지 않은 것이다. 실제 소셜미디어에서도 노약자석이나 임산부 배려석에 앉았다가 눈치가 보여서 일어났다는 경험담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교통약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로 좀 더 많은 사람들이 편안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을까? 그래서 대홍기획은 재능기부를 통해 임산부 배려석을 활성화 할 수 있는 다양한 해법을 고민했다.

목표 설정

임산부 배려석에 누군가 앉으면 그의 신체를 체크해서 임산부가 아니면 의자가 접히게 할까? 접혀 있던 좌석이 임산부가 오면 자동으로 열리도록 할까? 소리가 나게 할까? 버튼을 누르게 할까? 다양한 솔루션들을 생각하면서 가장 우선순위에 둔 것은 배려석 주변에 임산부가 있다는 사실을 누구나 매우 쉽고 직관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그걸 구분해 내야 의자가 펼쳐지든 소리가 나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결책은 비콘이었다. 블루투스를 통한 근거리 무선통신 장치인 비콘은 과거 봉화나 등대와 같이 주기적으로 위치 정보를 알리는 신호를 전송하는데, 신호 범위 안에 수신 장치가 있으면 비콘에서 발송하는 특정 메시지를 받을 수 있다. 이러한 원리를 활용해 임산부를 위한 배려 신호등 ‘핑크라이트’가 탄생했다.

집행 과정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커뮤니케이션의 미래를 그리고 있는 대홍기획은 기술을 우리 생활에 접목하는 고민을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핑크라이트’ 아이디어의 취지에 공감한 부산시와 함께 프로젝트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임산부 배려석 활성화에 관심을 보인 부산시의 적극적인 지원 덕분에 부산~김해를 오가는 경전철 전 객차에 핑크라이트를 설치하고 임산부 500명에게 비콘을 지급했다. 또한 부산시는 핑크라이트 캠페인을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온·오프라인 이벤트를 펼쳤다.

실행 성과

온라인에서의 반응은 뜨거웠다. 부산시 공식 페이스북에서 6월 24일 기준으로 조회수 16만, 좋아요 4311명, 공유 723회가 이뤄지면서 큰 호응을 얻은 것은 물론, MCN들 역시 핑크라이트에 대해 주목했다.

해외에서도 관심을 나타냈다. BBC, 뉴욕타임스, 텔레그래프 등 해외 유수의 언론이 핑크라이트에 대한 기사를 다뤘으며, 50여개 이상의 해외 매체가 이 캠페인에 주목했다. 세계 3대 광고제 중 하나인 ‘뉴욕페스티벌’의 정부&공공정책부문에 출품해 파이널리스트에도 올랐다.

재능기부에 동참한 고일진 대홍기획 책임은 “무엇보다도 핑크라이트 캠페인으로 임산부들이 우리 사회로부터 관심과 배려를 받고 있다는 것을 느꼈으면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향후 계획

부산시는 연말까지 핑크라이트 캠페인을 진행하며 시민들의 반응을 살펴볼 예정이다. 그에 따라 향후 핑크라이트를 부산도시철도 4개 노선과 시내버스 등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부산시는 “이번 핑크라이트 캠페인을 통해 부산의 다양한 문제들을 첨단 ICT 기술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공공캠페인의 패러다임을 전환시켰다”며 “앞으로도 새로운 방식의 시민소통 솔루션을 많이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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