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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에 의한, 청춘을 위한 마케팅

브랜드와 젊음의 결합, 무엇을 말하려 하나

기사승인 2016.07.21  09:28:33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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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피알=문용필 기자] ‘청춘’을 테마로 한 기업 마케팅이 봇물을 이룬다. ‘N포세대’ ‘흙수저’ ‘노오력’ 같은 신조어에서 볼 수 있듯 미래가 불투명한 이 시대 청춘들을 위로하는 메시지가 쏟아지고 있다.

그만큼 2016년 현재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청춘들은 고달프다. 최근 몇 년간 지속된 경기불황의 그늘 속에서 일상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몇몇 선택받은 ‘금수저’나 일찌감치 자신의 재능을 꽃피운 ‘능력자’가 아니라면 예외는 거의 없다.

   
▲ 많은 기업과 브랜드가 이 시대 청춘들에게 위로와 희망의 말을 건넨다. 11번가 광고 장면

입시공부에 짓눌리다 간신히 대학의 문턱을 넘어도 미래를 위한 ‘스펙쌓기’는 물론 용돈마련을 위한 ‘알바전선’에 나서야 한다. 졸업이 임박하면 취업과의 전쟁이 시작된다. 그러나 번듯한 대기업맨이나 안정된 공무원은 소수의 차지다. 인턴이나 비정규직으로 취업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취준생들에게는 이마저도 부러운 이야기다. 당장 먹고사는 일이 시급하다. 편의점에서 삼각김밥과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기 일쑤다. 따뜻한 ‘집밥’을 먹고 다녀도 왠지 자꾸 눈치를 본다.

   
▲ 서울의 한 대학교에 붙어있는 채용설명회 현수막. 뉴시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5월 청년실업률은 9.7%다. 하지만 적극적인 구직활동에 나선 이들을 대상으로 한 수치일 뿐, 아예 취업을 포기했거나 구직활동에 적극적이지 않은 이들 그리고 직업이라고 볼 수 없는 아르바이트생들은 포함되지 않았다. 현실적인 청년실업률은 이보다 훨씬 높을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많은 청춘들이 ‘헬조선 탈출’을 입에 달고 사는 이유이기도 하다.

누구나 힘이 들면 기댈 곳이 필요하기 마련. 청춘들에게 손을 내민 것은 다름 아닌 기업들이다. TV광고로 지친 청춘들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고 청춘들에게 힘을 줄만한 저명인사를 섭외해 콘서트라는 이름으로 힐링의 장을 마련하기도 한다. 각종 이벤트를 통해 청년들에게 작은 선물을 건네기도 한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힘들고 방황하고 갈등하고 취업난으로 고통 받는 세대가 바로 청춘이라는 의식이 우리사회에 팽배하다”며 “이들은 또 하나의 약자라고 볼 수 있다. 기업이 이런 약자들에게 도움을 주거나 용기를 주려는 점이 있는 것 같다”고 봤다.

다만, 기업의 궁극적 존재이유가 ‘영리추구’에 있는 만큼 무조건적인 ‘선의’로 받아들이기는 힘든 일이다. 실제 이면에는 다양한 마케팅 목적이 존재한다.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장은 “기업의 마케팅에 있어서 (그 시대에) 가장 힘든 사람들을 위로하고 그들의 감성을 건드리는 것은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비단 청춘뿐만 아니라 1인가구나 독거노인 등 위안이 필요한 사람들이 모두 여기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문경호 플랜얼라이언스 대표는 “자사 브랜드나 제품이 청춘들에게 꼭 들어맞는다는 것을 알리고 선포하기 위해 청춘마케팅을 많이 활용하는 것 같다”며 “올드 브랜드의 경우에는 (기성세대 뿐만 아니라 마케팅 타깃이 되는) 세대를 계속 이어가야 한다. 때문에 청춘들을 타깃팅하는 것 같다. 올드 브랜드가 신규 타깃팅을 계승하는 것은 청춘마케팅의 중요한 전략”이라고 언급했다.

브랜드 전문가인 김상률 유나이티드브랜드 대표도 비슷한 견해를 나타냈다. 김 대표는 “기업들이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는 마케팅 케이스로 볼 수 있다. 올드 브랜드는 기업 이미지를 청춘들 사이에서 끌어 올리려면 (자연스럽게) 타깃에 맞는 광고를 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여준상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구매력이 좋은 30대 이상도 중요한 소비자이지만 먼 미래를 보면 20대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브랜드 이미지 관리 차원”이라며 “당장 (자사 제품을) 구매하지 않더라도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는 기억에 남는다. 브랜드 파워는 당장의 구매보다는 인지도와 이미지로 구성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극복에서 힐링과 위로로

청춘을 소구의 대상으로 삼은 기업 마케팅은 최근에서야 벌어진 현상이 아니다. ‘젊음’이 가진 역동적인 이미지를 자사 브랜드에 입히려는 노력은 꾸준히 진행돼왔다. 하지만 최근의 청춘마케팅과 비교해보면 분명 차이점은 존재한다.

문경호 대표는 “예전에 청춘마케팅이라고 하면 극복이 주된 테마였지만 지금은 위로와 힐링, 그리고 사회적 관심을 소재로 한 활동이 많다”고 전했다.

동아제약의 대표상품 ‘박카스’ 광고는 이같은 청춘마케팅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꼽을 수 있다.

과거 국토대장정 등의 청춘 대상 이벤트와 연애, 군대 등 건강한 젊음들의 이야기를 광고로 전달해 눈길을 끌었던 박카스는 올해 들어 ‘나를 아끼자’라는 메시지를 설파하고 나섰다. 콜센터에서 근무하며 ‘감정노동’에 지친 청춘이 퇴근 후 자신에게 박카스 한 병을 선물하며 힘을 얻는다는 내용이다.

온라인마켓 11번가가 지난해 선보인 온라인 캠페인도 이 시대 청춘들의 고단함을 대변한다.

알바에 취업준비에 지치고 힘들지만 정작 이들의 속사정을 모르는 기성세대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이에 11번가는 ‘다시 바라봅시다’라는 카피를 통해 청춘에 대한 따뜻한 이해와 관심을 당부한다. 영상 마지막에는 20대 청춘들을 위해 수익금의 일부를 사용하는 ‘희망쇼핑’을 소개한다.

오비맥주의 ‘카스’는 이색적인 청춘광고를 내보냈다. 대학축제 시즌을맞아 각 대학 교내방송으로 진로와 연애, 여행 등 대학생들의 도전을 응원하는 라디오 광고를 집행한 것이다. 이는 올 초부터 진행 중인 ‘청춘 응원 캠페인’의 연장선상이다. 물론, 광고를 방송하는 학교에는 소정의 광고비도 지불했다.

단순히 광고나 메시지에만 머물지 않고 보다 적극적인 청춘마케팅을 펼치는 기업들도 여럿 눈에 띈다. 20대들을 주 타깃으로 한 기업들의 이른바 ‘청춘콘서트’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

지난 2011년부터 만 2년간 청춘콘서트의 대명사 격인 ‘열정락(樂)서’를 진행해왔던 삼성그룹은 지난해부터 후속 프로그램 ‘플레이 더 챌린지(Play the Challenge)’를 시작했다.

타이틀에서 볼 수 있듯 ‘열정락서’가 ‘열정’을 테마로 했다면 ‘플레이 더 챌린지’는 도전을 키워드로 한다. 기존 토크콘서트 형식에 ‘퀴즈 형식’을 도입해 참가자들이 스마트폰으로 다양한 분야의 문제를 풀 수 있도록 해 흥미를 더했다.

지난해 5월부터 시작된 플레이 더 챌린지에는 ‘피겨퀸’ 김연아와 이영희 삼성전자 부사장, 가수 아이유, 이동진 영화평론가, 강수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등 저명인사들이 연사로 출연했다.

KT는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 펼쳐왔던 이른바 ‘매마수’ 공연의 덩치를 키워 ‘청춘기업(氣UP) 토크콘서트’로 전환했다. 과거 공기업 이미지로 인해 마케팅 노출도가 높지만 젊고 혁신적인 이미지가 부족하다는 판단에서 나온 아이디어다.

   
▲ KT는 '청춘기업(氣UP) 토크콘서트'를 열고 있다.

지난 3월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첫 콘서트에는 인디밴드 옥상달빛과 축구스타 안정환, 그리고 김종덕 문화체육부 장관이 함께했다. 지난달에는 대전 한남대학교에서 밴드 데이브레이크와 10cm가 참여한 토크콘서트를 개최했다.

KT는 토크콘서트에 발맞춰 다양한 청춘 대상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올레tv에서는 매 행사마다 특집관을 마련해 행사 주제에 맞는 영화를 1000원에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청춘들의 응원 메시지를 공유할 수 있는 캘리그라피 엽서작성 코너도 마련했다.

코오롱그룹은 지난해 세밑에 ‘청춘어람’이라는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꿈과 능력을 키워 삶의 변화를 꿈꾸는 청년들을 응원하고자 기획됐다는 설명이다. 특별게스트로는 인기래퍼 팔로알토가 참여했다. 이와 함께 2016년의 자신에게 영상편지를 보내는 ‘타임캡슐 이벤트’도 진행했는데 이는 지난달 참가자들에게 전달됐다. 코오롱은 2012년과 2013년에도 토크콘서트를 개최한 바 있다.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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