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부실’ LG전자의 변…전문가들의 평
‘마케팅 부실’ LG전자의 변…전문가들의 평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6.01.05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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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의혹에 공식 입장 밝혔지만 “해명도 아쉽다”

[더피알=조성미 기자] “출시 후에도 기밀유지 하느라 마케팅을 안 한다는 LG”

LG전자의 마케팅을 놓고 안타까움인지 비아냥거림인지 모를 말들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나돌고 있습니다. 좋은 제품을 만들고도 판매에 있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가 바로 마케팅 때문이라는 건데요. LG전자는 ‘마케팅이 안티’라는 우스갯소리도 진작부터 들렸던 게 사실입니다. 

<더피알>도 앞서 LG전자의 마케팅 활동에 관한 소식을 전한 바 있는데요. LG전자 ‘웃음저격’ 소비자 ‘웃음반격’, ‘손연재 찬스’ 놓친 G4, 마케팅 부진 해법 없나 ‘G2 풍선이벤트’ 실패한 LG전자, 이후 행보는…등 다소 아쉬운 결과가 많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10월 출시한 LG전자의 스마트폰 V10의 금속 베젤이 실제 20K 금으로 도금된 것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또다시 마케팅 논란을 낳았습니다. 소비자가 혹할 만한 포인트를 왜 마케팅에 활용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혹의 시선이 대부분이었는데요.

자연스레 그간 LG전자의 마케팅 행적이 재조명되기 시작했습니다. 선도적으로 출시했거나 뛰어난 사양을 장착하고도 외면당했던 비운의 제품들이 ‘LG의 마케팅 능력’ ‘LG의 위엄’이라는 역설적인 제목 아래 온라인상에서 회자된 겁니다.

▲ 누리꾼들은 좋은 제품이지만 빛을 보지 못했던 lg전자의 제품들을 ‘lg의 마케팅 능력’ ‘lg의 위엄’ 등의 제목으로 퍼날랐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해당 글에선 애플보다 9년 먼저 선보였던 LG 아이패드, 선도적으로 내놓았던 일체형 PC 등 시장 안착에 실패했던 제품들이 거론됩니다.

또 지난해 북한군 지뢰로 부상당한 장병에게 LG가 위로금을 지급한 사례, 창업주가 독립운동에 일조했다는 내용과 독립운동유적 지킴이를 후원한다는 사회공헌활동까지 소비자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LG의 선행을 담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자발적으로 LG의 숨겨진(?) 제품과 매력들을 찾아내며, “기술밖에 모르는 바보들”이라고 표현하고 있는데요.

한편에서는 LG전자의 소극적 마케팅이 오히려 고도의 마케팅 전략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 소비자는 “왜 마케팅을 안 하는지에 대한 소셜 논란이 도리어 마케팅이 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걸 일부러 이렇게 유도한 거라면 그야말로 마케팅의 대가 아닌가...”라는 의견을 표했네요.

LG전자의 마케팅 전략에 대한 의혹이 짙어지면서 급기야 언론이 사실 확인에 나섰습니다. 4일 <경향신문>은 ‘고집스러운 장인정신으로 이해해주세요’라는 제목 아래 LG전자의 공식입장을 전했는데요.

▲ lg전자의 마케팅 의혹(?)을 짚은 경향신문 4일자 기사. 사진: 온라인판 화면 일부

해당 기사에서 LG전자는 ▲ 실제 무게보다 무거운 사양으로 기재된 초경량 노트북에 대해서는 ‘도색 작업 시 발생할 수 있는 오차를 감안한 것’ ▲V10의 20K 도금을 알리지 않은 이유는 ‘구매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아니라 강조하지 않은 것’이라고 밝히는 등 조목조목 해명했습니다.

LG전자의 이같은 설명이 진정성 있다는 호평도 있지만, 마케팅·PR 분야에 종사하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아쉽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더피알 페이스북과 팬으로 연결돼 있는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몇몇 글을 모아봤습니다.

↳ 장인정신은 인정하지만, LG 마케팅에 문제가 있는 것은 확실함. 각 논란들에 대한 마케팅팀의 변론이 비루하기 짝이 없다.

↳ 하나하나 반박(?)하고 있어요. 아...... 마케팅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여전히 제품이야기. 아......

↳ 왜곡하지 않고 들어준다면, 하는 얘기 하나하나가 결론은 소비자가 원하는 장소(place)에서, 소비자가 정말 관심 있어 하는 판매 포인트(selling point)는 마케팅하지 않았다는 거 아님?

↳ “알고는 있지만, 마케팅은 안 했다”는 소리네? 마케팅이 안티 인증! 이네...

↳ 동문서답을 하고 있다는 주위의 지적에 대해 한번 즈음은 돌아봐야 한다. 솔직히 커뮤니케이션 컨트롤타워가 없다.

LG전자는 제품에 비해 마케팅에 소홀하다는 우려가 있다는 경향신문의 질문에 대해 “LG전자 제품에 깃든 고집스러운 장인정신을 높게 평가해 주시는 것으로 이해합니다. 좋은 제품을 더욱 잘 판매하라는 애정 어린 충고로 감사하게 받아들이겠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이번 해프닝은 LG전자의 말대로 좋은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애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하지만 더 좋은 제품으로, 조금 더 오래 소비자들과 만나고자 한다면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의 조언에 귀를 기울여 보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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