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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브 ‘리얼뷰티’의 화장술

[임준수의 캠페인 디코딩] 美를 이야기하는 방법론에 관해

기사승인 2015.12.22  09:23:20

임준수 시러큐스대 교수 microp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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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칼럼은 2회에 걸쳐 게재됩니다.

① 도브 ‘리얼뷰티’의 화장술 
② ‘리얼뷰티’ 사례로 보는 브랜드 캠페인의 숨은 전략

[더피알=임준수] 유니레버(Unilever)는 1930년 네덜란드 마가린 회사(마가린 유니)와 영국의 비누 제조업체(레버 브라더스)가 합병해 설립된 다국적 기업으로 현재는 식음료, 세제, 미용 관련 용품에 관련된 수많은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유니레버사의 대표 브랜드 중 하나인 도브(Dove)가 여성들에게 자신의 외모에 자신을 가져라는 메시지를 전한 지 11년이 됐다. 2004년 대행사 오길비&매더, 에델만 등을 통해 전개한 글로벌 캠페인에서 도브사는 다른 미용 제품 관련 업체들과는 전혀 다른 접근을 시도했다.  

 

   
▲ 도브 리얼뷰티 캠페인 이미지. 다양한 인종의 20-30대 일반 여성을 모델로 내세웠다.

광고에 등장하는 얼굴은 전문 모델이 아니라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된 20-30대의 일반인들이었으며, 하얀 면브라와 속옷을 입은 채 행복하면서도 도도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물론 도브사의 주력 바디로션도 이들과 함께 있었다.

이 캠페인이 큰 성공을 거두자 도브는 좀 더 과감하게 미(美)에 대한 사회적 규범이나 통념에 도전을 한다. 2005년 도브사의 캠페인 웹사이에는 이런 목표가 반영된 문장들이 보인 다.

“너무 오랫동안 우리사회는 아름다움을 협소하고 숨 막히는 스테레오타입에 의해 정의해 왔습니다. 여러분들이 우리에게 이제 이 모든 잘못된 정의를 바꿔야 한다고 말씀해주셨습니 다. 도브는 여러분의 견해에 동의합니다. 우리는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각기 다른 몸매와 사이즈, 그리고 연령 안에 존재한다고 봅니다. 이게 바로 도브사가 리얼뷰티 캠페인을 전개하는 이유입니다.”  

2006년 스페인 정부가 마드리드 프리미어 패션쇼에 지나치게 마른 모델들이 등장하는 것을 금지하는 결정으로 세계 패션업계가 술렁거렸을 때, 도브사는 ‘미의 진화’라는 1분짜리 동영상을 통해 디지털 조작으로 어떻게 비현실적인 광고모델이 탄생하는 지를 보여줌으로써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아래 영상 참고) 

같은 해 도브사는 수많은 소녀와 젊은 여성들이 외모로 비롯되는 낮은 자존감을 극복할 수 있도록 의식을 고양시키고 교육하는 프로그램 개발을 전담하는 ‘도브 자존감 펀드’를 만들고 걸스카웃 등 다른 비영리 조직과 파트너십을 구축한다. 또 이를 알리기 위해 슈퍼볼 경기에서 ‘리틀 걸스(Little Girls)’라는 광고를 내보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도브는 아름다움에는 나이의 한계가 없다,  사랑하는 딸들에게 자존감을 키워주자, 너의 곱슬머리를 사랑해라(#LoveYourCurls), 정직한 셀피를 찍어라(#BeautyIs), 아름다움과 평범함은 모두 당신의 선택에 달려있다(#choosebeautiful), 당신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아름답다(Real beauty sketches) (#wearebeautiful), 아름다움이란 결국 당신 마음의 상태를 반영한다 (#beautypatch ), 거울속의 너를 봐라(#TrueBeauty) 등의 캠페인 광고를 통해 여성들에게 미에 대한 사회의 통념은 결국 왜곡된 현실이며, 진정한 미는 자존감에서 나온다는 계몽적 메시지를 던져왔다.

통념에 도전하는 계몽적 메시지

2004년 당시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 일반인을 이용한 도브의 캠페인 효과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있었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도브 캠페인은 21세기 초 가장 성공한 브랜드 캠페인으로 평가될 수 있을 만큼 모든 항목에서 대성공을 거뒀다.

일단 50년 넘는 오래된 브랜드를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새롭게 다가가도록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리얼뷰티 캠페인은 이미 제몫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각기 다른 콘셉트의 캠페인은 작게는 수백만 혹은 수천만 건의 미디어 임프레션과 소셜상의 임프레션을 만들었다. 소비자들의 인게이지먼트도 높았고 반응도 뜨거웠다. 캠페인을 통해 밀었던 특정 제품들은 모두 기대 이상의 판매 실적도 올렸다고 한다.

   
▲ 도브는 수많은 소녀와 젊은 여성에게 진정한 미는 자존감에서 나온다는 계몽적 메시지를 던져왔다. 출처: 도브 홈페이지

도브 캠페인은 미에 대한 사회 통념에 도전하라고 여성들을 고취시켰지만, 그 방법론에 있어서는 페미니스트들의 접근과는 전혀 다른 결론을 낸다.

2006년 슈퍼볼광고 ‘리틀 걸스(Little Girls)’ 편의 마지막 슬로건은 ‘미와 화해하자(make peace with beauty)’이지, 미를 깨부수자가 아니다. 토론토대 사회학과의 호세 존스톤(Josée Johnston) 박사 등은 2014년에 출간된 논문에서 도브 캠페인을 다음과 같이 비판한다.

“비록 미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 도전하기는 했지만, 직접적으로 그리고 끊임없이 미에 포커스를 둠으로써 도브 캠페인은 여성이 지닐 지고의 가치로서의 미에 대한 중요성을 재생산하고 정당화했다.” 

도브사의 캠페인들은 미에 대한 협소한 정의나 사회적 편견으로 생기는 부정적 생각을 극복하기 위해 소비자들에게 도브 제품 사용으로 자존감을 높이자는 상업주의적 대응방법을 암묵적으로 권유한다. 이게 브랜드가 내놓을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문제 해결인 셈이다. 흑인 인권 운동가인 맬컴X가 되느냐, 아니면 마틴 루터 킹(MLK)이 되느냐와 같다. 사회 시스템은 MLK적 접근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 역사를 바꾼다고 가르친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뷰티풀”

이제 도브사는 미와 화해하자는 메시지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당신은 아름답습니다’라며 ‘아름다운 것만 말하자’고 제안한다.

올해 2월 22일 도브사는 트위터와 공동으로 스피크뷰티풀(#SpeakBeautiful) 캠페인을 벌였다.  (아래 영상 참고) 이른바 소셜미디어상의 ‘팻 토크(fat talk)’하지 않기 캠페인이다. 팻 토크는 여성들이 자신의 몸매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하는 것을 지칭하는 속어로, 여성들의 신체 불만족을 반영하는 동시에 유발하는 요인으로도 꼽힌다. 


아카데미 시상식 프리쇼 레드 카펫 행사 때 내보낸 #SpeakBeautiful 텔레비전 광고는 우울하지만 빠른 톤의 피아노 배경음악과 함께 도미토 패에 새겨진 팻토크 트윗들을 보여준 후, ‘지난해 여자들은 신체 이미지와 아름다움에 관해 500만개 이상의 부정적 트윗을 올렸다’ 는 메시지를 던진다.

바이올린이 결합되며 피아노 선율이 점점 경쾌하고 빨라지면서 ‘하지만 한 개의 긍정적 트윗이 새 트렌드를 만들 수 있습니다’는 메시지가 나온 뒤 파란색 패에 ‘당신은 아름답습니다’라는 트윗이 기존의 부정적 트윗 패들을 도미노식으로 무너뜨리면서 음악이 고조된다. 그리고 다 무너진 후 ‘Speak Beautiful: 소셜미디어상에서 우리가 미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식을 바꿉시다’라는 계몽적 메시지가 나온다. 


리차드 에델만 회장에 따르면, 이 #SpeakBeautiful 캠페인은 레드카펫 타임의 광고로 그치지 않고, 오스카 기간 동안 트위터 내의 ‘팻톡 교화’로 이어진다고 예고했다. 즉 트위터사 가 신체 이미지나 외양에 대한 부정적 트윗을 식별한 후, 도브사 트위터 계정(@dove)을 통해 실시간으로 소셜미디어 전문가와 그 부정적 트윗을 올린 사용자를 연결해주는 행사를 한다는 것이다.

   
▲ 트위터상에서 전개된 #SpeakBeautiful 캠페인을 접한 한 이용자가 도브에 하트(♥♥)를 날리고 있다.

에델만 회장은 이런 PR행위들이야말로 “브랜드가 소셜 미션을 수행함으로 써 소비자와 독특한 관계를 만드는 완벽한 사례”라고 자평한다. 물론 모두가 에델만 회장의 견해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었다.

<워싱턴포스트>의 디지털 문화 비평가인 케이틀린 듀이는 “도브사의 #SpeakBeautiful 캠페인은 오늘 인터넷에서 본 가장 추한 것이다”라는 제목 아래 혹평을 쏟아냈다.

“마케팅 스턴트로 #SpeakBeautiful은 아주 영리했다. 트위터 파트너십을 구축했다는 것도 신선했다. 하지만 기업의 브랜드와 맺는 관계에 있어 #SpeakBeautiful은 획기적 이벤트로써 우릴 아주 무섭게 만들었다. 바로 이윤을 추구하는 회사가 완전 의인화하거나 인간화를 꾀하는 큰 시도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제 기업들은 우리에게 문제가 있으면 의지할 친구이자 상냥한 보호자로 불러달라고 말하고 있다. 도브는 스스로 인터넷의 경찰 역할을 하려고 한다.” 

비평가들은 무시무시하다고 호들갑을 떨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은 브랜드 개성(brand personality)을 구축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그리고 너무나 놀랍게도 트위터나 페이스북같은 SNS상에서 사용자들은 이제 친구 혹은 키다리 아저씨를 자칭하는 기업의 접근에 쉽게 무장해제 되고 ‘하트 뿅뿅’을 날린다.

   

 

 

 

 

임준수 시러큐스대 교수 microp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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