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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이 본 논란의 ‘I.Seoul.U’

긍·부정 엇갈려…“정체성 규정 안돼” vs “모바일 시대 무빙 요소”

기사승인 2015.11.05  17:48:35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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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새 브랜드.

“I(아이) 싫어 U(유)” “시민참여도 좋은 취지이지만 기존 것에 비해 이정도로 좋아졌다고 자랑할 만한 게 나와야 하지 않을까요? 제 작은 의견으로는 이 정도라면 슬로건이나 디자인을 재고해 봐야하는 상황 같습니다.”

[더피알=안선혜 기자] 서울의 새 브랜드 슬로건 아이서울유(I.Seoul.U)에 대한 한 누리꾼의 혹평이다. 지난 28일 서울시에서 새 도시브랜드를 발표한 이후 논란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관련기사: 서울의 새 브랜드 놓고 설왕설래)

콩글리시라는 비판과 의미가 불명확하다는 지적, 디자인이 아마추어스럽다는 등의 갖가지 우려들이 쏟아지고 있다. 일반 시민도 시민이지만 전문가 집단의 반발도 거셌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아이서울유(I.Seoul.U)는 3세대 오픈형 도시 브랜드”라며 “일방적으로 정해진 메시지를 전달하는 브랜드가 아니라 시민들이 원하는 대로 변형할 수 있고, 현재 패러디되는 현상 또한 이 브랜드의 확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콩글리시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브랜드인 만큼 문법의 틀에 가둘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가령 마이마이(mymy)와 같은 브랜드는 완벽한 콩글리시지만 브랜드 네임으로 사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논란이 그 어느때 보다도 큰 만큼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린다.

황부영 브랜다임앤파트너즈 대표 컨설턴트는 “디자인이든 슬로건이든 창작물은 의미나 뜻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하는데, (서울시의 새 브랜드는) 의도나 뜻에 대한 설명을 듣지 않고선 도저히 수용자가 못 알아보는 것도 문제다”고 지적했다.

참여형·개방형이라는 시의 주장이 일리는 있으나, 아이서울유라는 워딩(선택 어구)이나 디자인을 봤을 때 서울이라는 브랜드가 지향하는 아이덴티티가 무엇인지 감이 오지 않는다는 것.

정지원 제이앤브랜드 대표도 “슬로건은 직관성과 분명함을 가져야 하는데, 가장 기본적인 정체성 규정 자체가 안 돼 아쉽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시민) 참여가 들어갔을 때 굉장히 풍성해질 수 있는 플렉서블(flexible) 시스템을 만든 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서도 “새로운 패턴을 제시하는 것보다 콘텐츠가 무엇인지 규정해주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역할이다. 원래의 긍정적인 방향으로 시스템이 가동되도록 지금이야말로 전문팀이 구동돼야 할 시기가 아닌가 싶다”는 조언을 덧붙였다.

반면 해당 브랜드가 가진 확장성과 개방성에 높은 점수를 주는 이도 있다.

최장순 엘레멘트 공동대표는 “도시브랜드에 플렉서블 아이덴티티를 적용한 사례가 우리나라에서는 없었는데, 사람들이 문화를 주고받는 공론의 장이 모바일로 옮겨가는 시점에서 (서울의 새 브랜드에 있는) 무빙 요소는 중요하다”고 바라봤다. 

그러면서 “고정된 실체만 쓰는 게 아니라 맥락(context)에 따라 유연하게 바꿀 수 있게끔 플랫폼을 열어놓는 게 플렉서블 아이덴티티의 특성”이라 설명했다.

최 대표는 이어 “아이서울유는 프로세스 자체를 전문가가 주도하지 않았고, 이후 브랜드 활용도 시민들에게 권력을 주겠다는 것”이라며 “기존에는 전문가들이 앞서 있는 입장에서 브랜드를 끌고 나갔다면, 이제는 브랜드가 권위를 버려야 하는 때가 아닌가 한다. 프로세스 자체로 평가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박원순 시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브랜드 사전 투표 독려를 위해 게재한 게시물에는 다음과 같은 디자이너들의 의견이 올라왔다.

“아직 디자이너라 말하기 부끄러운 주니어 디자이너이지만 멋진 것과 별로인 것은 구분할 줄 압니다. 더 큰 예산이 쓰이기 전에 다시 고려돼야 할 것 같은데… 공무원과 함께하는 프로젝트에서 디자이너에게만 화살이 돌아갈까 걱정도 되네요”

이전 서울시 서브브랜드인 ‘soul of asia’ 프로젝트를 총괄한 신경환 어번아이덴티티 대표는 댓글을 통해 신랄한 비판을 쏟아냈다.  

“도시 브랜드 전문가로서 금번 프로젝트에 관심이 많았고 기대가 컸습니다. 창피합니다. 더 이상 드릴 말씀 없습니다. 창피합니다. 창피합니다. 창피합니다. 창피합니다. 특히 외국인들 볼 낯이 없습니다. 속성(attribute)조차 불분명한 열정, 공존, 여유의 속성 발굴 과정이 궁금합니다. 박항기 대표님 속성의 타당성을 설명해주실 수 있으십니까?”

그러자 서울시 브랜드 작업에서 전체 프로세스와 언어적 부분을 담당한 박항기 메타브랜딩 대표는 다소 불쾌한 감정을 드러내며 답변을 남겼다. 박 대표는 그간 불만을 토로하는 여러 누리꾼의 의견에도 댓글로 응대해왔다.

“서울브랜드 홈피(홈페이지)에 서울정체성 및 컨셉 도출보고서가 영상으로 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공공분야의 최고전문가분들이 참여하였고, 많은 시민들이 참여한 프로젝트입니다. 신 대표님께서 폄하하실 만큼 허투루 하지 않았습니다. 함께 하신 많은 분들이 힘들어 하십니다. 제게 먼저 물어보셨으면 좋았을텐데. 안타깝네요.”

각종 논란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1년이란 기간 동안 시민들이 참여해서 결정한 걸 다시 번복하기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그간 시민회의 등을 통해 서울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키워드를 선정하고, 일반인 공모를 통해 후보안을 정해 지난 10월 8일~26일 최종 3개 안을 투표에 붙여 아이서울유(I.Seoul.U)를 최종 낙점했다. 전문가들은 이 과정에서 시민이 낸 아이디어를 다듬는 역할을 했다.

시 관계자는 “영문기본형을 취한 것에 대한 불편함을 토로하는 분들도 계시는데 외국인들도 읽어 봐야하기에 그런 것이고, 기본형 자체가 여러 가지로 변형될 수 있기에 다양한 형태로 확산되어 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 서울브랜드 최종 3개 후보군(왼쪽)과 각 활용 예시(오른쪽).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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