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툰파워’ 어디까지?
‘툰파워’ 어디까지?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5.10.02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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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소스 멀티툰③] 국내 넘어 해외 무대로...한류콘텐츠 가능성

‘원소스 멀티유즈’ 바람을 타고 웹툰이 콘텐츠 소스의 중심에 섰다. 드라마와 영화, 게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2차 콘텐츠로 변신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 내로라하는 국내 기업들도 웹툰을 이용한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언론들은 앞 다퉈 ‘웹툰의 전성기’라는 표현을 쏟아내고 있다.

① 둘리의 후예들, 온라인 ‘효자 콘텐츠’ 되다 (←클릭)
② 1조원 넘보는 웹툰시장, 동력은 ‘OSMU’ (←클릭)
③ ‘툰파워’ 어디까지?

[더피알=문용필 기자] 영화, 드라마, 게임 뿐만 아니라 캐릭터 산업도 웹툰의 원소스멀티유즈(OSMU)의 영역에 포함된다. (관련기사: 1조원 넘보는 웹툰시장, 동력은 OSMU) 애니메이션 캐릭터에 비해 가시적인 결과물은 크게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캐릭터 상품으로 출시된 제품들은 조금씩 늘고 있다. <입시명문 정글고등학교>의 불사조, 만년삼 인형이 좋은 사례다. (관련기사: 연말 특수 ‘캐릭터 마케팅’ 후끈~)

▲ 캐릭터 상품으로 출시해 1주일 만에 1억원이 넘는 매출액을 올린 <양말도깨비>의 ‘믕이’./사진:카카오

카카오는 포털사이트 다음에 연재되고 있는 웹툰 <양말도깨비>(만물상 작가)의 ‘믕이’를 지난해 11월 캐릭터 상품으로 출시해 1주일 만에 1억원이 넘는 매출액을 올리기도 했다.

웹툰에 기반한 기업의 마케팅 활동도 활발한 편이다. 단순히 웹툰 캐릭터를 제품 패키지에 적용시키거나 광고에 등장시키는 형태는 이제 진부하게 느껴질 정도로 다양한 기법이 나타나고 있다.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PPL 기법도 웹툰에 그대로 적용된다. 일례로 코스메틱 브랜드 록시땅은 <체리보이 그녀>(남쪽개미 작가)와 <가우스 전자>(곽백수 작가)에 자사 브랜드를 노출시켰다. <PEAK>(홍성수/임강혁 작가)에는 코오롱스포츠의 로고가 등장했다.(관련기사: 짧은 한 컷 만화에 “나는 핸드크림이 보인다”)

아예 웹툰작가와 손잡고 브랜드 웹툰을 제작하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기업은 한화그룹이다.

한화생명의 인터넷 보험브랜드 ‘온슈어’는 이종규·서재일 작가와 함께 <2024>라는 브랜드 웹툰을 만들었으며, 한화케미칼은 <연봉신>(미티 작가)과 <워킹히어로>(이상신·국중록 작가)라는 작품을 내놓았다. <2024>와 <워킹히어로>는 현재 네이버 웹툰에 연재중이다. 한국마사회는 <신 트라우馬>(곽백수 작가)를 선보였다.

▲ 한화케미컬의 브랜드웹툰 <워킹 히어로>/이미지: 네이버

이같은 브랜드 웹툰에 대해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웹툰산업현황 및 실태조사> 보고서는 “유저에게 친근하게 다가가 높은 바이럴 마케팅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브랜드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스토리텔링 안에 노출함으로써 소비자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포털사이트에 연재되는 브랜드 웹툰에 대해서는 “작가의 인지도와 팬 문화 형성으로 콘텐츠에 대한 집객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웹툰 플랫폼의 댓글 및 스크랩 기능 등을 활용해 콘텐츠와 제품에 대한 즉각적인 소비자 반응 조사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다만, 브랜드 웹툰에도 지켜야할 선이 있다.

해당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한창완 세종대 만화애니메이션학과 교수는 “저렴한 비용으로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해서 무조건 달려들면 시행착오가 생길 수 있다”며 “웹툰을 많이 보는 사람들의 유형과 특정장르의 웹툰을 집중적으로 찾아보는 사람들이 가진 소비행태를 잘 분석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웹툰PPL마케팅에 대해서도 “주인공이 액션을 하다가 느닷없이 상표를 보여주는 식이면 오히려 효과가 반감된다”고 충고했다.

정부에서도 웹툰 산업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5월 ‘만화산업 육성 중장기 계획’을 발표했다. 웹툰 작가들의 연재 기회를 늘리기 위해 오는 2018년까지 작가와 서비스가 차별화된 웹툰 중소 서비스 플랫폼을 15개 만들고, 웹툰 원작을 활용해 소규모 자본으로 제작할 수 있는 모바일 드라마, 단막극, 캐릭터 등 다양한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다른 한류바람, 장밋빛 전망은 경계

정부가 웹툰에 주목하는 것은 단순한 문화산업을 넘어 새로운 한류 콘텐츠로서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를 입증하듯 문광부는 관련 보도자료를 통해 “세계 인쇄만화 시장 규모가 하락 추세인 반면, 디지털 만화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19%로 고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한국은 세계 7위권 만화시장으로 웹툰 등 디지털 만화에 대한 준비가 잘 돼있어 해외 진출 확대의 호기”라고 밝혔다.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영역에서도 웹툰의 글로벌 시장 확대 움직임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웹툰산업현황 및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2011년부터 네이버 재팬을 통해 국내 웹툰 60여편을 일본어로 번역해 서비스하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모바일 플랫폼 ‘라인’에 웹툰을 싣기 시작했다. 12월 기준으로 영어작품은 70편, 중국어 작품은 80편, 타이어 작품은 34편이 서비스되고 있다.

북미 최초의 웹툰포털 ‘타파스틱’은 한국 작가의 작품을 북미시장에 소개하기도 했다. 지난 2012년에는 국내 스토리텔링 전문기업 풍류일가와 MOU를 체결했으며 지난해 1월에는 카카오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약 52편의 작품을 번역지원했다. 레진코믹스와 마일랜드는 중국의 대형포털 큐큐닷컴을 통해 국내 웹툰을 서비스했다.

▲ 록시땅의 ppl이 들어간 웹툰 <가우스전자>/이미지: 네이버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김숙 한국콘텐츠진흥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웹툰은 온라인 기반이기 때문에 굳이 국내시장에 머물러 있을 필요가 없다”며 “웹툰 플랫폼 사업자들이 웬만큼 탄탄하기 때문에 이미 해외 시장과 교류하고 진출한 상태”라고 전했다.

한창완 교수는 국내 웹툰의 해외진출과 관련, “할리우드를 중심으로 한 전 세계 영화, 드라마 판권에도 한국에서 배급된 웹툰이 팔릴 수 있다는 의미”라며 “국내시장의 원소스멀티유즈 차원을 넘어 국제적으로 된다면 웹툰시장의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단순한 일본만화에서 박찬욱 감독의 영화화를 통해 세계적인 콘텐츠로 부상했던 <올드보이>와 봉준호 감독이 영화화한 프랑스 만화 <설국열차>의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OSMU화 된 웹툰의 미래를 마냥 장밋빛으로 예측할 수만은 없다. 한 교수는 “생각보다 흥행성과가 100% 다 좋은 것은 아니다”며 “일정정도의 평균적인 수익은 내는 것 같지만 새로운 장르적 실험도 완전히 성공한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폭발적인 성공을 거둔 작품이 하나 뜬다면 훨씬 더 롱런할 수 있는 기회는 되겠지만 아직까지 그런 빅뱅은 보이지 않는다”며 “현재는 숨고르기하는 정도가 아니겠느냐”는 견해를 나타냈다. 이와 함께 한 교수는 “웹툰만의 스토리텔링 공식이 있는데 이를 영화나 드라마로 바꾸려면 각각에 맞는 공식으로 재각색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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